노벨 생리의학상 혼조 교수의 연구 모토는?

남의 것을 믿지 않는 것···자신의 눈으로 끝까지 확인
후학에 대한 메시지는···"교과서를 의심하라"
김인한 수습 기자·박성민 기자 inhan.kim@hellodd.com 입력 : 2018.10.02|수정 : 2018.10.08
일본의 노벨상 수상은 우리에게는 좀 껄끄럽게 받아들여 진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일본에 비해 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 결과로 보면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노벨상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애써 외면한다는 인상을 갖게도 된다. 오늘 KBS는 보도에서 노벨상을 주요 뉴스로 뽑지도 않았다.

외면해서 해결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럴 때일수록 정면으로 응시하며 무엇이 일본의 노벨상을 가능하게 했고, 그에 대한 일본 사회의 반응은 어떻고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싶다.

잘하는 사람의 행동을 잘 관찰해 적용할 부분은 받아들일 때 이전보다 나아진다는 것이 삶의 경험칙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성장 경로이기도 하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다음 날인 2일 아침 일본 국영방송 NHK TV의 7시 뉴스에는 노벨상 성과와 일본 사회의 반응을 알 수 있는 집약판이었다.

NHK 7시 뉴스에서 다룬 혼조 다스쿠 교수에 대한 보도를 전달한다. 노벨상 수상을 하게 된 연구 결과 등은 이미 아는 것이니 건너뛴다. 주목할 만한 것들 가운데 하나는 '연구 모토'다.


"연구는 역시 알고 싶다는 호기심, 여기에 또 하나는 간단히 믿지 않는 것이다. 자주 언론에는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나왔기 때문에 어떻다'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여기에 나오는 것의 90%는 부정확하다. 10년이 지나 남는 것은 10% 정도라고 하는데 맞다고 본다. 논문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믿지 않고 내 눈으로 확신이 들 때까지 실험한다. 그것이 나의 과학에 대한 기본적 자세이다. 나 자신의 머리로 생각해 이해가 될 때까지 연구한다."

그는 뜻이 있으면 반드시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험은 실패가 당연한 것인데, 주눅 들어선 안 된다는 것. 연구에 불가능은 없고 반드시 길이 있다고 믿고 연구해왔단다.


일본 사람들은 늘 아이들이나 후학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다. 혼조 교수는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연구자로 되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알고 싶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소중하게 갖는 것이다. 교과서를 믿지 말고 늘 의문을 갖고 정말은 어떻게 되어 있나 하는 호기심을 갖는 것이다. 자신의 눈으로 사물을 보고 납득할 때까지 그만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자세를 가진 어린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연구의 길에 뜻을 두면 좋으리라고 본다."

그러면서 혼조 교수는 시대를 바꾸는 연구에 6C를 강조했다. Curiosity(호기심)·Courage(용기)·Challenge(도전)·Confidence(확신)·Concentration(집중)·Coninuaion(지속) 등의 덕목이 필요하다는 것. 연구만큼 즐거운 인생은 없고 젊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혼조 교수는 큰 결실을 위해 당장의 성과를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명과학 결실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라며 "1억엔이 5년 후에 5억엔, 10억엔이 되는 것이 아니다. 과학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다.

2012년 노벨상을 받은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iPS세포 연구소 소장의 코멘트는 혼조 교수의 이야기에 힘을 실어준다. 그는 "기초 연구를 계속 쌓아나갔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의학 응용의 길을 열어갔다"라며 "소식을 접하고 내가 상을 받을 때 보다도 몇 배가 기뻤다"고 소회했다.

혼조 교수가 면역 체계와 관련된 연구를 하게 된 계기도 밝혔다. 대학시절 동급생이 암으로 갑자기 사망한 것. 그는 "우수한 친구였는데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라며 "암은 매우 위험한 것이란 것을 체감했고 그때부터 조금이라도 낫도록 공헌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구에 몰입했다"고 말했다.

혼조 교수는 지난 1984년 인터뷰에서 "우리들의 생명이 어떤 구조로 살아 있게 되었는가를 알고 싶다. 그 구조를 밝히고, 그럼으로써 암이나 난치병 면역질환의 진단 등이 치료로 연결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혼조 교수는 '연구의 목적'을 꼽았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알고 싶은가'가 확실하지 않으면 연구의 초점이 흐려진다"라며 "자신이 알고싶은 연구 목적이 있을 때 어디부터 손을 댈 것인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면역 요법이 앞으로 더 많은 암 환자를 구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해 나가고 싶다"라며 "이 치료법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제자들의 이야기도 언급됐다. 한 제자는 "'이 정도 했으니 된 것이 아닌가'하는 대충 의식은 용납되지 않았다"라며 "무엇을 하더라도 철저하게 해야 하지 적당히 하자는 생각은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자는 "선생의 노력으로 항암 신약 옵디보가 세상에 나왔다"라며 "어떤 기업도 흥미를 보여주지 않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이것은 약이 된다'는 신념을 갖고 교섭해서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김인한 수습 기자·박성민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