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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품격은 만들어진다

연구회 정책본부장 임명에 설왕설래를 보며
언론에서 일하다보면 인사 소식을 수시로 듣는다. 내부 조직개편부터 정부출연연구기관 원장 선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료 인사까지.

기관장 등 주요 인사는 선임 전부터 인물론과 하마평이 쏟아진다. 적임자를 기용하는 전략이 기관의 향후 방향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가끔은 의외의 인사로 안타까움이 일기도 한다. 임기도 마치지 않은 기관장이 자리를 따라 이동하며 기관장 공석사태가 발생하고 새로운 인사로 비용이 낭비된다. 짜여진 각본처럼 회전문 인사가 빈번할 때도 있다. 낙하산 인사는 기관은 물론 과학계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모두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최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하 연구회) 정책본부장 인사가 이뤄졌다. 적임자가 없어서인지 3번째 공모를 통해 임용됐다.

이를 두고 설왕설래가 많다. 전임 출연연 기관장이 적지않은 나이에 실무 최전선에 뛰어든 용기있는 선택이라는 축하가 쏟아지는가 하면 품위가 떨어지는 행보라는 질타도 나온다. 굳이 후배들의 자리를 선배가 들어가야했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다수다. 물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수 있다.

정책본부장은 내적으로 미래전략부, 평가사업부, 인재개발부, 대외협력부 등 연구회 과기정책 전반을 아우른다.

외적으로는 소관기관인 25개 출연연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애로를 듣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깊은 고민이 요구된다. 또 상위 부처인 과기부 연구기관 지원부서에 누구보다 현장의 의견을 적극 전달하고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현장의 분위기가 그의 역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출연연 경험은 필수다. 전임 정책본부장 역시 출연연의 책임연구원이 보직을 맡았었다. 이번 인선에 기대감을 갖는 것도 출연연 근무 경험이 많은 연구자 출신이라는데 있다. 현장의 애로를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신임 정책본부장은 여성이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이 현장과 관료를 적극 아우르며 소통하는데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통하기를 좋아하는 그의 성품도 장점이다.

다만 연구현장에서는 그가 기관장 경험이 익숙한 상태에서 실무에 얼마나 적극 참여할 수 있겠는가라는 우려 의견이 많다. 연구회 내부 구성원, 현장 연구자, 과기부 주무관과 사무관, 부서장과 적극 소통하며 조율해 나갈 수 있을지 염려하고 있다. 하향 행보를 두고 자리를 쫓은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우려와 염려를 긍정으로 바꾸는 것은 그의 몫이다. 향후 그의 적극적인 활동과 역할에 따라 부정적 시선은 긍정으로 바뀔 수 있다. 또 품위있는 선택이었는가의 의문 역시 그의 열정과 활약에 따라 재평가 될 것이다.

그의 임기는 3년이다. 전임 기관장 출신 여성정책본부장으로서 3년 후 과학계 다수에게 "열심히 잘했다" "선배로서 좋은 궤적을 만들어줬다"고 평가되며 박수 받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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