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원 제작, 중앙대병원 박병준 교수팀 수술 성공

3D프린팅으로 제작된 순수 티타늄 소재 인공 흉곽 사진.<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3D프린팅으로 제작된 순수 티타늄 소재 인공 흉곽 사진.<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3D프린터로 제작된 인공 흉곽이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은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만든 순수 티타늄 소재 '인공 흉곽'이 박병준 중앙대학교병원 교수팀에 의해 실제 환자 가슴뼈에 성공적으로 이식됐다고 4일 밝혔다.

환자는 가슴뼈에 악성종양인 육종이 발생한 55세 남성이다. 병변 부위가 광범위해 흉곽 절제가 필요했지만 기존 수술법으로는 재건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골 시멘트나 티타늄 막대 등을 이용한 재건 수술로는 환자에게 꼭 맞는 모양을 만들기 어렵다. 이뿐만 아니라 소재가 무거워 수술 후 흉부 불편감과 호흡곤란, 세균 감염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다.

생기원 강원지역본부 적층성형가공그룹 김건희 그룹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3D프린팅 공정기술을 활용,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가벼운 '순수 티타늄'을 소재로 가로 286㎜, 세로 172㎜ 크기의 맞춤형 인공 흉곽을 제작했다.

이는 인공 흉곽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생기원의 기술 이전을 받은 3D프린팅 의료기기 전문기업 '벤타쓰리디'도 설계에서부터 제작에 이르는 전 과정에 참여했다.  

중앙대학교병원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팀은 환자의 종양이 급격히 커져 기대수명이 6개월 이하로 줄어들자 지난달 19일 환자의 흉골과 늑골 10개를 절제한 뒤 제작된 인공 흉곽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수술을 마친 환자는 빠르게 회복돼 다음 주 퇴원을 앞두고 있다.

인공 흉곽 제작 핵심은 순수 티타늄 소재의 기계적 강도를 기존의 2배 이상인 700MPa(강도계수)로 높이는 3D프린팅 공정기술이다.

순수 티타늄 소재의 경우 자체 강도만으로는 인체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알루미늄-바나듐-티타늄 합금이 사용돼 왔다. 인체에 유해한 합금원소 사용으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김건희 그룹장 연구팀은 무독성 순수 티타늄 분말을 3D프린팅 공정제어를 통해 10㎚ 직경의 금속간 화합물로 만들어 거미줄처럼 연결함으로써 기존 합금에 준하는 강도를 구현해 냈다.

완성된 인공 흉곽은 컴퓨터 단층촬영을 통해 환부를 정확히 측정한 뒤 환자 체형에 맞는 정밀한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무게가 190g에 불과해 삽입 부작용을 줄이고 환자의 회복력을 크게 높였다.

김건희 그룹장은 "3D프린팅 두개골에 이어 흉곽 이식 수술 성공으로 부작용 우려 없는 맞춤용 인체 삽입물 시대를 열게 됐다"라며 "앞으로 고관절, 무릎관절 등 개인 체형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인체 삽입물을 제작해 수혜 환자의 폭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수술은 식약처가 지정한 생물학적 안정성 시험과 강도·인장도 시험을 거쳐 중앙대학교병원 IRB(연구자 임상시험) 승인까지 확보한 상태에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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