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MBA 동문 4명, 유기농 발효음료 스타트업 '부루구루' 창업
팀 한 목소리 "건강한 음료로 건강한 사람과 건강한 사회 만들겠다"

"건강한 음료로 건강한 사람과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 하겠습니다." 

발효음료 스타트업을 창업한 '부루구루' 팀원들이 입을 모았다. 수익 창출에 그치는 창업이 아닌 사회 변화를 이끄는 가치 창출을 이끌겠다는 의미다.

부루구루는 지난해 12월 KAIST MBA 동문 4명이 의기투합해 창업한 유기농 발효음료 회사다. 

콤부차 스타트업 '부루구루'를 창업한 KAIST MBA 동문들. 왼쪽부터 김형진 고객경험총괄이사, 박상재 대표, 박훈 CTO(최고기술경영자), 추현진 전략이사. <사진=KAIST 제공>
콤부차 스타트업 '부루구루'를 창업한 KAIST MBA 동문들. 왼쪽부터 김형진 고객경험총괄이사, 박상재 대표, 박훈 CTO(최고기술경영자), 추현진 전략이사. <사진=KAIST 제공>
박상재 부루구루 대표는 2014년 KAIST 재학 당시 기숙사에서 맥주를 빚다가 쫓겨날 뻔할 만큼 맥주에 빠져 있었다. 그는 국내·외에서 손꼽히는 양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박 대표가 주목한 시장은 맥주와 공정 방식이 비슷한 '콤부차' 시장.

콤부차는 녹차나 홍차를 우린 물에 여러 미생물로 구성된 공생체를 넣어 발효시킨 음료다. 지난해 전 세계 콤부차 시장은 1조 3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7.4% 성장했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 음료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펩시코 등 세계적인 음료업체들도 콤부차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2015년부터 투자와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음료 시장의 변화와 부루구루의 잠재력을 발견한 국내 엑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와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스파크랩벤처스'가 부루구루에 총 7억원을 투자했다. 

콤부차는 맥주와 공정 방식이 유사해 양조 전문가인 박상재 대표가 전반적인 경영과 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모든 설비를 직접 제작해 창업 6개월 만에 종균 배양 용기와 관련한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

박 대표와 의기투합한 KAIST 석·박사들이 실무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공동 창업자인 박훈 CTO(최고기술경영자)는 생산과 일반 경영 관리를 담당하고, 아모레퍼시픽 미래성장팀에서 사내·외 스타트업을 기획하고 운영해온 추현진 이사가 전략파트를 담당한다. 올해 초 경영공학부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합류한 김형진 이사는 고객관리를 맡는다. 

총 12명의 직원 중 절반 이상이 양조와 R&D가 가능한 인력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 결과로 부루구루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종균을 자체 배양하는 기술을 지니고 있다. 유통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품의 변질을 막고 대중이 선호하는 맛과 향을 극대화하는 발효 컨트롤 기술도 확보했다. 또 맥주나 샴페인을 생산할 때 사용하는 기술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콤부차를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균일화된 품질 관리와 대량 생산·유통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완성한 부루구루는 국내 콤부차 시장을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어 미국·중국에도 진출해 5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장기 비전도 세웠다.

박상재 대표는 "외국에서는 경영학 석사(MBA) 출신의 20~30%가 창업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MBA 출신의 창업가를 좀처럼 찾기 힘들다"라며 "자신의 꿈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창업자가 많아질 때 우리 사회도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부루구루의 성공을 통해 국내 MBA 창업의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상재 대표는 지난 5월 모교에 총 1억 원의 창업 장학금을 기탁했다.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이 경제적 부담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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