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삼성전자·SK 하이닉스 등 산·학·연 12곳 국내·외 비교시험 완료
김창수 박사 "갈수록 박막 두께 얇아져···측정 신뢰성 관심도 올라가"

국내 반도체 기관의 X-선 이용 나노박막 두께 측정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에 따르면 산·학·연 관련 기관 12곳을 대상으로 한 '나노박막 두께 측정 국내 비교시험' 결과, 2.5 nm 이상 두께의 경우 모든 기관의 값이 국제적 신뢰성 범위에 포함됐다. 다만 1.2 nm 측정값은 9개 기관만 해당 범위에 들었다.
 
나노박막은 반도체의 기본 재료인 웨이퍼에 입혀지는 얇은 막으로, 막 위에 여러 공정을 거쳐 반도체 소자가 완성된다. 산업이 발달할수록 반도체 메모리 용량을 높이기 위해 박막 두께는 갈수록 얇아지고 있다.
 
이번 비교시험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SK 하이닉스, SK 이노베이션, KAIST, 한양대학교, 서울대학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산·학·연 기관이 참여했다.

김창수 박사는 1991년부터 표준연에서 X-선을 이용한 물질의 특성 측정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와 더불어 연구원에서 운영하는 X-선 측정클럽을 맡아 12년째 기업들과 교류해왔다. 김 박사 뒤에 있는 장비는 '박막 두께 측정 XRR'. 왼편의 발생기에서 나온 X-선이 가운데 놓인 박막 시편에 반사되고 오른편의 검출기가 이를 측정해 두께를 분석한다. <사진=한효정 기자>
김창수 박사는 1991년부터 표준연에서 X-선을 이용한 물질의 특성 측정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와 더불어 연구원에서 운영하는 X-선 측정클럽을 맡아 12년째 기업들과 교류해왔다. 김 박사 뒤에 있는 장비는 '박막 두께 측정 XRR'. 왼편의 발생기에서 나온 X-선이 가운데 놓인 박막 시편에 반사되고 오른편의 검출기가 이를 측정해 두께를 분석한다. <사진=한효정 기자>
각 기관은 X-선을 사용해 1.2 nm, 2.5 nm, 5.0 nm 박막 시편의 두께를 측정한 값을 표준연에 제출했다. 비교시험에는 표준연이 2014년 일본·중국·대만 국가표준기관과 국제 비교시험을 수행할 때 사용했던 시편이 그대로 사용됐다.
 
비교시험을 총괄한 김창수 표준연 소재에너지융합측정센터 박사는 "국제 비교에서 사용한 동일 시편으로 국내 비교를 수행함으로써, 참여 기관의 나노박막 두께 측정값이 인증된 국제값과 비교해 어느 수준인지 확인하고 국제 동등성과 신뢰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비교시험을 해보니 놀라울 정도로 기관들의 측정값이 정확했다"며 "참여 기관들은 측정 능력을 인정받았으니 앞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두께 측정을 해도 된다"고 밝혔다.
 
반도체의 성능을 평가하려면 나노박막 두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이 필수다. 그동안 각 기관은 나노박막을 측정할 수는 있지만, 그 값이 얼마나 신뢰성 있는지 통계적 수치로 확인할 수 없었다.
 

두께 2.5 nm 시편을 비교시험한 결과, 모든 참여 기관의 측정값이 붉은색으로 표시된 신뢰도 구간 안에 포함된다. <그림=김창수 박사 제공>
두께 2.5 nm 시편을 비교시험한 결과, 모든 참여 기관의 측정값이 붉은색으로 표시된 신뢰도 구간 안에 포함된다. <그림=김창수 박사 제공>
표준연은 지난 9월 20일 본원에서 '국제 동등성 확립을 위한 비교시험 결과 보고' 워크숍을 개최, 국내 비교시험 결과를 정리·발표했다.
 
김 박사는 "기관들은 이번처럼 얇은 두께를 자신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고 있는지 궁금해했다"며 "워크숍에 참석한 한 기업은 표준연의 교정 방법과 교정값 등을 전수해줄 수 있는지 물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김 박사는 연구팀과 함께 나노박막 두께 측정 능력이 부족한 기관들과 공동으로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김 박사는 1991년부터 표준연에서 X-선을 이용한 물질의 특성 측정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와 더불어 연구원에서 운영하는 X-선 측정클럽을 맡아 12년째 기업들과 교류해왔다.
 
그는 "반도체 산업이 발달하면서 10년 전보다 클럽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회원들이 최근 5년 사이 측정 신뢰성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측정 능력의 수준도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번 비교시험을 돌아보며 "국제적으로 인증된 기준값을 국내 기관에 보급할 수 있어서 보람됐다"며 "앞으로 X-선 반사율 측정법을 이용한 수 나노급 박막 두께 측정 표준물질을 개발해 산업체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지난 9월 20일 본원에서 '국제 동등성 확립을 위한 비교시험 결과 보고' 워크숍을 개최해 국내 비교시험 결과를 정리·발표했다. <사진=김창수 박사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지난 9월 20일 본원에서 '국제 동등성 확립을 위한 비교시험 결과 보고' 워크숍을 개최해 국내 비교시험 결과를 정리·발표했다. <사진=김창수 박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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