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25곳 기획부장 30일 지질자원연에서 이상민 의원과 '예산 간담회' 진행
이상민 의원 "PBS 개선하고, 출연연 인건비 보장해 장기적 연구시스템 구축돼야"

25곳 출연연 기획부장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민 의원이 30일 지질연에서 '예산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김인한 수습기자>
25곳 출연연 기획부장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민 의원이 30일 지질연에서 '예산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김인한 수습기자>
"출연연은 공공 연구기관으로서 해야 할 연구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연구과제중심제도(PBS·Project Base System)는 연구 본연에 집중하게 하는 제도가 아니고, 연구 수주에 초점이 맞춰진 제도입니다."(A 출연연 기획부장)

"일본·독일에서 공공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연구원 인건비를 보장해주기 때문입니다. 우리 연구자는 인건비 확보를 위해 연구과제를 수주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연구과제중심제도는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B 출연연 기획부장)

25곳의 출연연 기획부장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민 의원이 30일 지질자원연에서 '예산 간담회'를 진행했다. 내달 1일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열리는 '2019년도 예산안 상정'이 예정됨에 따라 이상민 의원이 상임위 예산 심의 전 과학기술계 현장 목소리를 담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돼 이상민 의원과 출연연 기획부장 25명만 의견을 나눴다. 출연연 예산 관련 의견과 제도개선 등 현장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나눈다는 이유에서다.

본지 확인결과 간담회에서는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해야 할 연구에 필요한 제도·예산 등이 논의됐다. 출연연 기획부장들은 연구과제중심제도에 따른 어려움을 공통적으로 언급하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내년도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따르면 R&D 예산은 20조 4000억 원이다. 이에 대해 A 출연연 기획부장은 "예산은 늘었지만, 공공 R&D로 책정된 예산은 연구과제중심제도가 있는 한 변함없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연구과제중심제도에 대해 A 출연연 기획부장은 "예산권을 쥔 담당 공무원을 위한 불필요한 절차와 과정이 많다"며 "이 제도 속에서 '주고받기식 카르텔'이 공고해졌다. 연구과제중심제도 개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지금이 변화의 적기"라고 언급했다.   

B 출연연 기획부장은 "연구과제중심제도 기반의 연구 때문에 대학과 출연연 연구과제의 차이가 없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대학에서 해야 하는 연구과제와 출연연 연구원들이 힘을 합쳐 해야 하는 연구과제는 엄연히 다른데 평가는 동일하게 받는다"고 덧붙였다. 

이상민 의원은 "정부가 최소한의 인건비·경상비를 기본 출연금으로 충당해 재원 확보에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며 "이러한 환경에서 안정적인 연구가 가능하고,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연구, 리스크가 큰 연구 등 국가적으로 해야 할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연구자 개별 과제 수주가 아닌 기관별 과제 수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연구과제중심제도의 획기적 개선이 어렵다면 최소한 연구자가 연구과제를 수주하는 현 제도에서 연구기관이 수주하는 제도로 개선돼야 한다"며 "출연연에는 우수한 인적 자원과 세계적 연구환경이 있는데 이를 활용 못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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