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DCC서 '제2회 한국코딩올림피아드' 개최
전국 초·중·고 학생 200명 찾아···미션 창의적으로 해결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학생들이 문제지를 유심히 살피면서 생각에 잠긴다. 초조한 마음으로 모니터를 바라보며 마우스와 키보드를 바쁘게 움직이더니 각자의 방식으로 주어진 미션을 하나하나 해결한다.

헤드셋을 착용하고 화면에 몰입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원하는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자 우는 학생도 보인다. 바로 옆 방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이 문제지를 풀며 각자의 방식으로 답을 서술하고, 프로그래밍 언어를 입력해 화면에 표현한다. 

객관식 문제는 없다. 참가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방법을 스스로 고민하고, 이를 코딩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해결하는 것. 코딩 기술보다 상상력, 논리력, 문제해결능력이 중요하며, 결과를 떠나 학생들이 코딩 실력을 즐기면서 실력을 점검하라는 조직위원회의 철학을 담았다.

3일 DCC(대전컨벤션센터)에서 '제2회 한국코딩올림피아드'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서울, 안산, 천안 등 전국 초·중·고등학생 200여명이 참가해 코딩 실력을 겨뤘다.

3일 DCC에서 '제2회 한국코딩올림피아드'가 열렸다.<사진=강민구 기자>
3일 DCC에서 '제2회 한국코딩올림피아드'가 열렸다.<사진=강민구 기자>
◆주어진 미션 각자 방식으로 표현···생각하며 문제 해결

"비행기 캐릭터를 활용해서 배경이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해 보세요. 미션 중에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것을 자유롭게 만들기를 바랍니다."

이날 초등부 참가자들은 '비행기 메이커 미션'을 부여받았다. 송은석 한국로봇교육연합회 부회장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은 엔트리, 스크래치와 같은 교육프로그램언어(EPL, Education Program Language)를 사용해서 개개인이 알고리즘을 생각하고 표현하기 시작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프로그램을 활용해 비행기를 불러오고 각본, 모양, 소리 등을 구성한다. 1시간 가량 지나자 형틀이 갖춰지기 시작하고 미사일 소리, 피아노 소리와 같은 효과음도 삽입한다. 속속 프로그램을 완성하고, 이를 저장장치에 저장한 학생들의 표정이 밝다. 
 
중·고등부 학생들은 실기 문제와 함께 필기 문제도 풀었다.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절차, 순서도 관련 질문이 수록되었지만, 객관식은 없다. 학생들은 이른바 '지식알고리즘(Know Algorithm)' 문제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이를 서술하며 표현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생각을 많이 하고, 이를 표현하는 과정을 즐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근수 천안 두정고 학생은 "코딩대회 참가는 이번이 처음인데 문제를 보며 생각을 많이 해야 했다"면서 "몸무게 수치를 입력해서 적은 순서대로 나오도록 구현하는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구현송 용인 청덕초 학생은 "코딩은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도 쉽게 하면서 원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면서 "코딩으로 사람들이 미래 생활을 좀 더 편리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채린 대전 가오초 학생도 "학원에서 배운 것과 달리 미션이 주어져 이를 생각하면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도 "직접 시나리오를 만들고, 표현하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강조했다. 

대회라는 특성상 결과를 생각해야 하지만 과정을 즐기고, 실력을 측정해 볼 수 있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남승우 대전 상원초 학생은 "바라는 것처럼 구현이 안 돼서 속상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6살 때부터 배운 코딩 실력을 더 쌓아서 앞으로 훌륭한 로봇공학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도유 대전 상원초 학생도 "코딩으로 자신의 재능과 창의력을 뽐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이야기를 구성하고, 이를 표현하는 과정이 만족스러웠고, 앞으로 코딩 기술을 더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용명 안산 동산고 학생은 "코딩 관련 사이트 게시판 운영자로 활동하면서 독학으로 배우고 있다"면서 "소프트웨어 분야로 진로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러한 대회가 더 확대되어 참가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 참가 학생이 모니터 화면을 주시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한 참가 학생이 모니터 화면을 주시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결과보다 과정 중시···코딩 저변 확대 목표

한편, '제2회 2018 한국코딩올림피아드'는 대한코딩문화협회가 주최하고, 한국로봇교육연합회가 주관했다. 

코딩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공학, 빅데이터 분석·활용 등에 활용될 수 있다. ICT(정보통신기술)의 근본이 되는 소프트웨어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올해 초 첫 대회가 개최된 이래 코딩과 메이커 교육을 접목한 종목을 활용해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대회를 열고, 이들이 코딩으로 논리력, 창의력,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학생들은 대회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스스로 평가하고, 코딩 분야의 다양한 활용과 미래 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

문제는 한국코딩올림피아드 조직위원회가 출제하고, 심사는 충남SW교육수업연구회가 맡았다. 참가비는 대부분 심사비와 문제 출제 비용으로 활용하면서 수상에 대한 공정성을 넓혔다. 수상자에게는 협회장상과 장학금이 수여된다. 

대회 결과는 2주 후 대회 공식 사이트에 공지될 예정이다. 대한코딩문화협회는 매년 3회 정도 대회를 열고, 코딩 실력을 다양한 방향으로 향상할 기회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조이연 한국로봇교육연합회 회장은 "코딩올림피아드는 코딩 대중화에 기여하면서 창의력을 갖춘 코딩인재를 발굴·양성하는 대회"라면서 "참가자들이 각자의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로 코딩을 활용하고, 대회에서 직접 실력을 체크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코딩은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 대회에 참가한 한 학생이 시나리오를 구성하며 게임을 만들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코딩은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 대회에 참가한 한 학생이 시나리오를 구성하며 게임을 만들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문제를 풀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문제를 풀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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