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이용자 그룹, 원안위 재가동 승인 지연에 따른 문제점 지적
소아암 치료, 핵연료 개발, 미세먼지 연구 등 차질

"하나로 가동정지 기간이 선진국 연구용 원자로와 비교할 때 과도하게 길어지고 있다. 이는 수천억 원의 국민 세금을 투자해 만든 하나로가 국가 인프라 연구시설로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하는 상황이며, 국가적인 큰 손실이다."(하나로 이용자 그룹)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가동중지가 장기화되면서 의료계·학계 연구자들이 애로를 호소하며 조속한 가동을 촉구했다. 

하나로를 이용하는 연구자들은 지난 8일 '하나로 이용자 그룹 대표자 회의'를 개최하고, 하나로 가동정지 상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국민건강 증진, 환경문제 개선, 소재산업 발전과 첨단과학 연구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는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방사성 의약품 생산, 미세먼지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활용하고 있다.

환경오염 문제해결을 위한 방사화 분석, 배터리, 나노-바이오 소재, 산업소재 개발과 첨단과학 연구를 위한 중성자 산란, 고전력 반도체 생산과 사고 안전성 신소재 개발을 위한 재료조사 등에 활용돼 왔다.  

하나로는 건물 내진성능 보강공사를 위해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3년 5개월 동안 장기간 가동이 정지됐다. 연구와 산업계에서 필요한 동위원소 등은 해외에서 수입해 조달됐으나 시기가 지연되는 등 불편함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던게 사실이다.

원자력연은 원안위 승인에 따라 지난해 12월 5일 하나로를 재가동했다. 하지만 가동된지 6일만인 11일 원자로 수조 표면 방사선 준위 상승으로 수동 정지됐다. 이후 관련 설비 개선 등 재발방지대책이 완료되어 올해 5월 15일 재가동을 승인받았다. 그러나 7월 냉중성자원 수소계통 저압력에 따라 원자로 제어계통이 동작해 자동정지된 바 있다. 원안위 조사를 마치고 보강했으나 재가동 승인이 지연되며 현재 가동정지 상태다.

하나로 연구용 원자로와 이용 연구시설.<자료=하나로 이용자 그룹 제공>
하나로 연구용 원자로와 이용 연구시설.<자료=하나로 이용자 그룹 제공>
박광헌 경희대 교수는 하나로 가동 중단으로 중요한 실험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자력 유관기관이 힘을 합쳐 개발하고 있는 사고저항성 핵연료 개발은 국제 학계에서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불리는 기술"이라면서 "이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수소폭발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하나로에서 내구성 실험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나로 방치 문제도 제기됐다. 최성민 KAIST 교수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하나로 연구용 원자로 재가동 소식이 'Nature'에 보도될 정도로 중성자 연구시설의 가치를 전 세계 과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 실제 중성자산란 분야 최신 연구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세계 중성자 산란 학술대회'를 지난해 유치했다.

최 교수는 "미국·일본의 동료 연구자들도 하나로에서 실험하고 싶어할 정도로 위상이 높다. 이러한 세계적인 시설을 방치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조속한 가동을 촉구했다.

하나로 이용자 그룹은 "하나로의 안정적 가동은 대형 국가 인프라 연구시설로서의 하나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며, 국민건강 증진과 국가과학기술·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요한 사안"이라면서 "한국원자력연구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현 상황의 신속한 해결과 하나로의 안정적 가동을 위해 노력해주길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원자력연은 지난 7월 30일 공기압 조절기 문제 발생이후 원인을 찾고 개선한 상태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한달간 진행되는 계획예방정비와 연계돼 일주일 정도 지연되는 것으로 생각했던 일이 장기화됐다"면서 "원안위에 재가동 승인 요청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며, 하루 빨리 재가동해 연구자, 환자 등을 위해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강조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하나로 지연은 불시정지 사건 조사 때문으로, KINS가 위탁받아 원인분석과 재발방지 대책을 수차례에 걸쳐 조사해 왔다"면서 "현재 이상 여부는 없으며, 이달 안으로 원안위 회의 안건으로 상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