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현 KAIST 교수 "두뇌치료 등 원천 의료기술 기여"

뇌파의 생성·변조를 담당하는 핵심 신경회로.<사진=KAIST 제공>
뇌파의 생성·변조를 담당하는 핵심 신경회로.<사진=KA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뇌파의 생성·변조를 담당하는 핵심 신경회로 원리를 규명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조광현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뇌파의 생성·변조를 담당하는 핵심 신경회로를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뇌의 다양한 기능은 신경세포(뉴런)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진다. 특히 뉴런들의 동시다발적인 발화에 의해 형성되는 뇌파는 뇌의 활동 상태를 측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다.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영역 간 선택적 통신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뇌파의 비정상적인 생성·변조 현상은 다양한 뇌질환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 신경생물학 연구자들은 뇌파의 생성· 변조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뇌파의 생성·변조는 수많은 뉴런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한다. 예측할 수 없는 창발적 특성을 갖기 때문에 기존의 신경 생물학 실험을 통해 원리를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시스템생물학 기반의 연구방법을 통해 뇌파의 생성·변조 원리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여러 뇌 영역 중 특히 감각 피질에 주목했다.

감각 피질은 외부 감각 정보를 처리하고 통합, 조절하는 핵심 영역으로 여러 주파수 대역의 뇌파와 변조를 관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쥐의 감각피질 내 뉴런의 종류와 뉴런 간 연결성 정보를 이용해 감각피질을 구성하는 뉴런들과 이들을 연결하는 시냅스를 수학 모델을 통해 표현했다. 이로부터 신경회로를 구축해 뇌파의 생성·변조 과정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흥분성 뉴런과 억제성 뉴런으로 구성된 양성피드백과 음성피드백의 중첩된 구조가 뇌파의 생성·주파수 변조 현상의 핵심 회로임을 규명했다.

특히 연구팀은 기존의 전기생리학 실험을 통해 측정된 뉴런 간 시냅스의 특정 연결강도가 신경회로의 뇌파 생성·변조 기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최적의 조합임을 밝혀냈다.

이번에 개발한 수학모형을 활용하면 전통적 생물학 실험을 통해 파악이 어려웠던 뉴런들 간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신경회로의 복잡한 설계원리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연구팀은 여러 뇌질환 환자의 뇌에서 관측되는 비정상적인 뇌파 활동을 신경네트워크 차원에서 분석하고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광현 교수는 "시스템생물학 접근을 통한 신경회로의 구조·기능 분석은 인공지능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자폐증이나 집중력 조절장애 등과 관련된 신경회로 규명, 두뇌 치료 기술 개발 등의 원천 의료기술 개발에도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껏 뇌파의 생성·변조를 담당하는 핵심 신경회로가 밝혀진 바가 없었다"라며 "뉴런간의 복잡한 연결성에 숨겨진 설계원리를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찾아냄으로써 뇌의 동작원리를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6일자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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