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가 된 사람 : 닐 암스트롱의 위대한 여정
저: 제임스 R. 핸슨 저, 역: 이선주, 출판: 덴스토리

◆ 비행기를 좋아하던 소년에서 퍼스트맨으로

저: 제임스 R. 핸슨 저, 역: 이선주, 출판: 덴스토리.<사진=YES24 제공>
저: 제임스 R. 핸슨 저, 역: 이선주, 출판: 덴스토리.<사진=YES24 제공>
닐 암스트롱은 1930년 8월 미국 오하이오주의 작은 도시에서 3남매 중 맏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세 살 때 이미 글을 깨우쳤고 초등학교에서는 월반을 하는 바람에 같은 반 친구들보다 어렸지만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암스트롱은 어릴 때부터 비행기를 좋아했다. 여덟아홉 살 때부터 모형 비행기를 만들기 시작했고, 열다섯 살 때부터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비행훈련을 받았다.

1946년 8월, 열여섯 번째 생일에 '학생 비행기 조종사 면허증'을 받아 1~2주 후에는 처음으로 단독 비행을 했다.

당시는 비행기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음속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하기 시작하고, 우주로 날아가기 위해 준비하던 시기였다.

암스트롱은 퍼듀대학에 진학해 항공공학을 전공하며 장차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한 학문적인 바탕을 쌓았다.

1955년 초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그는 NACA(미국항공자문위원회)에 들어가 연구조종사가 되었다. 한계에 도전하는 실험적인 항공기들을 조종하면서 연구하는 일이었다.

1957년 소련이 세계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지구궤도로 발사하자, 위기감을 느낀 미국은 NACA를 폐지하고 NASA로 개편한다.

1961년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비행을 하면서 소련은 세계를 다시 한 번 깜작 놀라게 했다. 극적인 반전이 필요했던 케네디 대통령은 "1960년대가 끝나기 전까지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1962년 9월 초, 닐 암스트롱은 NASA의 유인우주선센터에서 온 전화를 받았다. 우주비행사로 선발되었다는 통보였다. 1966년 3월, 그는 제미니 8호의 선장으로 우주비행을 떠났고, 1969년 7월 16일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하기 위해 지구를 떠났다.

◆ 위기의 순간에는 냉철했지만, 마음이 따뜻했던 사람

달에 착륙하기까지 그의 일생은 목숨을 건 도전의 연속이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을 때, 시험비행 조종사로 활동할 때, 우주비행사로 훈련 받을 때, 그와 가까웠던 동료들이 계속 사망했고, 그 역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때가 많았다.

두 살짜리 딸이 뇌종양으로 사망하고, 집에 불이 나서 아내, 두 아들과 함께 죽을 뻔한 일까지 있었다. 그런 순간에서조차 그는 냉철하게 대처하면서 태연함을 잃지 않았다.

달 착륙 훈련을 하던 비행기가 추락해 폭발했을 때 간신히 탈출했지만, 죽을 고비를 넘기자마자 곧장 사무실로 돌아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서류 정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한 뛰어난 위기 대처 능력, 냉철함 등은 훗날 그가 퍼스트맨으로 선정되는데 큰 역할을 한다.

한편으로 그는 선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닐 암스트롱은 대학 재학 시절 해군으로 복무 하던 중, 1951년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전투기를 몰고 북한 지역의 형세를 살피는 정찰기를 호위하거나 철로나 다리 등 기반시설, 군사시설에 폭탄을 떨어뜨려 파괴하는 게 그의 역할이었다.

어느 아침, 팬서 전투기를 타고 전투비행을 하던 암스트롱은 무장하지 않은 북한 군인들이 야외막사 밖에서 줄지어 아침체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기관총 사격으로 그들을 모두 죽일 수도 있었지만, 그는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사람들을 죽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일에 대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2005년 이 책의 저자에게 처음으로 털어놓았다.

◆ 꼼꼼하게 되살려낸 거인의 일대기

닐 암스트롱은 자신의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었고, 극도로 언론을 피했기 때문에 은둔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제임스 미치너 등 여러 유명 작가들이 전기를 쓰고 싶어했지만, 그는 모두 거절했다.

이 책의 저자인 제임스 R. 핸슨 박사는 닐 암스트롱을 무려 3년 동안 설득한 끝에 그가 인정하는 유일한 전기 작가가 되었다. 덕분에 그는 닐 암스트롱을 오랜 시간 인터뷰했을 뿐 아니라 미국 전역을 다니면서 암스트롱의 가족과 친구, 동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개인적인 기록들을 들추면서 암스트롱의 일생을 꼼꼼하게 돌아볼 수 있었다.

여러 기관의 연구자들, 역사학자들, 공문서 보관 담당자들, 과학박물관 학예연구사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암스트롱이 몸담아온 항공우주의 세계도 연구했다.

그 자신이 항공우주기술의 역사를 연구해온 역사학자였기 때문에 핸슨 박사는 지나칠 정도로 자세하게 암스트롱이 살았던 시대와 암스트롱이라는 인물을 되살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초단위로 되살려 놓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다 지구로 돌아오기까지의 우주 비행 전 과정을 읽다 보면, 암스트롱의 말마따나 "달에 착륙한 것처럼 속이는 것이 실제 달 착륙보다 어렵다"는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저자는 암스트롱의 어린 시절과 보이스카우트로 활동했던 소년시절, 대학시절, 첫 번째 아내 재닛, 60대에 재혼한 두 번째 아내 캐롤과의 결혼 생활, 두 살짜리 딸이 뇌종양으로 사망한 일 등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닐 암스트롱의 개인적인 면면도 세세하게 복원해놓았다.

함께 달에 갔던 버즈 올드린과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올드린은 자신이 인류최초로 달을 밟은 퍼스트맨이 되려고 안달했지만, 암스트롱은 '그런 문제는 중요하지도 않다'고 여겼다.

저자는 암스트롱이 절제력과 신중함, 침착함, 분별력, 지식욕, 혁신정신, 강인함, 단호함, 자신감, 자립심, 솔직함, 겸손, 신의, 타인에 대한 존중, 진지함 등 최고의 인격체가 갖추어야 할 자질과 핵심적인 가치를 모두 보여준다고 평한다.

책에서 세밀하게 되살려놓은 암스트롱의 말과 행동에 대해 읽다 보면 저자가 왜 그렇게 평가했는지 알 수 있다. 달 착륙 50주년을 앞두고 2018년 10월 전세계에 개봉된 영화 『퍼스트맨』은 이 책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글: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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