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회 대덕과학포럼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반해 잃어가는 인간성 회복' 토론
장인순 박사, "인간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구하고 나누자" 강조

2018년 마지막 대덕과학포럼이 '인간성 회복' 주제로 격의없이 토론됐다. <사진=윤병철 기자>
2018년 마지막 대덕과학포럼이 '인간성 회복' 주제로 격의없이 토론됐다. <사진=윤병철 기자>
"1976년 당시 한국의 SCI 논문은 단 한편도 없었다. 지금은 SCI 논문이 한해 평균 6만건, 세계 순위로는 12위권에 이른다. 기술 식민지 독립을 목표로 국가 전반에 원천기술을 제공했던 대덕연구단지가 국가발전에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과학자의 모습은 어떤가?"
 
22일 라온호텔에는 열린 '140회 대덕과학포럼' 주제는 과학기술에 가린 인간성 회복이었다. 국가발전의 초석을 위해 연구현장에서 평생을 보낸 시니어 과학자들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토록 달려왔는가, 후손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로 원탁토론을 펼쳤다. 
 
기조강연에 나선 장인순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아인슈타인의 방에는 패러데이와 맥스웰의 초상화가 있다"며 과학사를 소개했다.
 
패러데이는 전기와 자기가 같은 빛의 성질임을 밝힌 과학사의 위인이다. 당시 관료는 자기장 실험을 하는 패러데이에게 "돈 되나"라고 물었고, 그는 "지금은 모르겠지만, 나중에 이것에다 세금을 매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의 예언대로 전 세계 정부는 발전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또한 패러데이의 전자기 발견을 맥스웰이 '전자기 유도 방정식'으로 공식화했고, 이로부터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창안할 수 있었다.
 
상대성 이론은 현대 과학에게 '통일장 이론'이라는 숙제를 안겼다. 이를 풀고자 미국 '페르미 연구소'는 입자가속기 건설로 막대한 예산을 들였고, 의회는 연구소장을 청문하며 "투자 대비 유용한가"를 물었다. 소장은 "이 시설은 미국을 보호할만한 가치 있는 국가로 만들 것이다"라고 설득해 공사를 추진했다는 일화다.
 
그 가속기는 나중에 지원이 끊겼지만 '유럽 강입자 가속기(LHC)' 추진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지금도 세계 곳곳의 가속기들은 우주의 법칙을 밝혀줄 물질을 찾는데 동원되며, 동위원소 등 의료와 산업에 유용한 성과를 부산물로 제공한다.
 
장 전 원장은 "이처럼 과학기술은 겹겹이 쌓아가는 시간의 역사"라며 "정직하게, 그리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구하고, 성과를 사회와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현 ETRI 박사는 인문학의 상상을 제안했다. 그는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 간에 소외 현상이 커진다"며 "과학기술이 인간을 도구화시키지 않으려면 인문학의 상상을 빌어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성창 전 충북대 교수는 "단기간 내 경제적, 일자리창출 등 효과를 원하는 연구개발을 요구당하다보니 연구 지속성이 사라졌다"며 "이래서 노벨상이 나오겠나"라고 우려했다.
 
김병구 전 원자력연 박사는 원자력연에서 3년간 원전기술을 배우고 돌아가는 50명의 사우디인에게 "'한국서 뭘 배우고 가냐'고 물었더니, '근면과 기술을 배웠다'"라며 "'우리는 상술이 있다. 한국의 기술과 아랍의 상술이 만나면 세계시장을 개척할 수 있겠다'더라"는 말을 전했다.

이영호 전 충남대 교수는 현 시국을 들며 "요즘은 자기 진영의 이익을 굽히질 않는다. 사회는 서로 양보와 배려에서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전과총이 공개한 토론 실황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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