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강남세브란스병원·비츠로네스텍 공동 연구
선형가속기와 같은 성능···가격 낮추고, 부작용 더 적어

국내 연구진이 협력해 암 치료, 의료용 영상장치, 첨단 산업용 X-선 장비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조성오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손가락보다 작은 진공 밀봉형 초소형 X-선 튜브를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X-선 근접 암치료장비(brachytherapy device)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비츠로네스텍과 공동 개발한 근접 암치료장비.<자료=KAIST 제공>
비츠로네스텍과 공동 개발한 근접 암치료장비.<자료=KAIST 제공>
피부암은 전체 암 중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아 세계적으로 매년 약 3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환경오염으로 지구 오존층이 파괴돼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양이 점점 증가하기 때문이다.

피부암 치료에는 수술·약물요법 등이 있지만 수술은 흉터를 만들고, 약물은 부작용을 유발하는 단점이 있다. 상처가 비정상적으로 자란 조직을 뜻하는 켈로이드는 수술, 약물요법, 레이저로 치료하고 있지만 완치가 어렵고, 재발률이 높다. 

반면 방사선을 이용하면 미용적 손실없이 수 분 내 암을 치료하고, 고령이나 타 질환으로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조 교수 연구팀은 X-선 근접 암치료장비를 이용해 피부암과 켈로이드에 대한 세포·동물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기존 방사선 원격 치료장비인 선형가속기(LINAC)와 동등한 치료 효과를 가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선형가속기는 현재 병원에서 사용하는 방사선 치료 장비로 가격이 비싸고 크기가 커 넓은 설치공간과 대형 차폐시설이 필요하다. 발생하는 방사선 에너지가 높아 치료 부위 외 정상 세포도 훼손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X-선 근접 암치료장비는 선형가속기에 비해 10분의 1 이하 가격이고 국부적 치료가 가능해 정상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소형이기 때문에 이동하거나 방사선을 차폐하기에도 용이하다. 

이 장비는 인체에 삽입할 수 있어 피부암과 켈로이드 등 인체 표면의 질환 치료 외에도 유방암, 자궁암, 직장암 등과 같은 암을 치료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

X-선 튜브를 더 소형화하면 내시경에 장착해 위암, 식도암, 대장암, 췌장암 등을 치료할 수도 있다.

개발한 초소형 X-선 튜브는 암 치료 외에도 의료용 영상장치, 3D 반도체 비파괴검사, X-선 물질 분석장치, X-선 리소그래피, 나노 측정 장비 등 첨단 의료·산업용 장비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종합병원과 함께 방사선사를 보유한 개인병원에도 개발한 X-선 근접치료 장비를 판매·대여하고, 반려동물용 치료 장비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개발은 조성오 KAIST 교수팀, 비츠로네스텍, 이익재 강남세브란스 병원 교수 연구팀이 함께 진행했다. 비츠로넥스텍은 개발한 장비의 디자인과 VICX라는 상표명 관련 지적재산권을 취득했고 현재 의료기기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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