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자-산화 그래핀 간 상호작용 규명···고분가 첨가로 용액 공정의 농도 한계 벗어나

UNIST(총장 정무영)는 김소연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팀이 꿀처럼 끈적한 고분자를 첨가해 산화 그래핀 용액이 잘 흐를 수 있도록 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로 만들어진 나노 소재로 열 전도성이 우수하고, 강도와 신축성이 뛰어나 미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산화 그래핀은 물에 분산된 용액 상태로 공정을 진행할 수 있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물속에 분산된 산화 그래핀의 농도가 계속 증가하면 점도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유동성을 잃고 진흙같이 변한다. 이는 공정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단점으로 지적받았는데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그 원리를 규명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산화 그래핀의 용액 공정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고농도 산화 그래핀 용액에서도 충분한 유동성이 확보돼야 한다. 연구팀은 고분자를 첨가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용액 속에 산화 그래핀이 고르게 분산돼 잘 흐르게 만들었다.

제1 저자인 심율희 화학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이 연구의 묘미는 용액의 점도를 낮추기 위해 꿀처럼 점도가 큰 고분자를 사용한다는 점"이라며 "산화 그래핀 입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고분자를 첨가하면 고분자가 만드는 고갈인력 때문에 정전기적 반발력을 낮추고 유효부피를 줄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산화 그래핀 용액이 공정에 미치는 영향을 그래핀 섬유를 제작해 확인했다. 기존에는 건조 과정에서 용매가 증발하며 공극(void)가 나타나 그래핀 섬유의 전기전도도와 기계적 강도를 떨어뜨렸다. 그러나 고분자 첨가로 만든 산화 그래핀 용액을 쓰자 공극이 크게 줄어들면서 산화 그래핀이 섬유 내에서 더욱 촘촘하게 배열됐다.

김소연 교수는 "물속에서 산화 그래핀이 분산되는 현상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분산 특성을 제어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산화 그래핀 용액 공정의 효율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화 그래핀의 본질적인 거동 관찰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신태주 UNIST 교수, 김상욱 KAIST 교수와 이경은 박사도 참여했다. 연구 수행은 UNIST-PAL 빔라인과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 창의연구 지원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김소연 교수(왼쪽)와 심율희 연구원(오른쪽)이 산화 그래핀 용액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UNIST 제공>
김소연 교수(왼쪽)와 심율희 연구원(오른쪽)이 산화 그래핀 용액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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