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나노초 수준 정밀 동기화···1000여 구성장치들을 하나로 연동해 작동시켜

라온 중이온가속기의 많은 구성장치들을 동기화해 전체가 하나로 연동해 작동할 수 있게 해 주는 핵심장비인 '타이밍시스템(Timing System)'이 개발됐다. 이에 따라 외산 제품을 국산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중이온가속기의 유연성‧확장성 확보와 성능 향상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사업단장직무대행 권영관)은 중이온가속기를 구성하는 1000여 대의 구성장치들에 정확한 시각 정보를 제공해 동기화하는 타이밍시스템 자체개발을 추진, 시제품을 개발해 성능시험을 마치고 최근 본제품을 처음 발주했다고 13일 밝혔다. 

라온 타이밍시스템.<자료=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 제공>
라온 타이밍시스템.<자료=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 제공>
라온 중이온가속기는 중이온빔을 광속의 절반 수준까지 가속해 희귀동위원소를 만들어낸다.

이 가속기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온원, 입사기. 초전도가속모듈, 전자석, 냉각시스템, 표적시스템, 각종 빔진단장치와 활용실험장치 등 구성요소들이 수 마이크로초에서 약 10나노초의 높은 정밀도로 시각을 맞춰 작동해야 한다.

이에 모든 장치에 정확한 시각정보를 제공하는 타이밍시스템이 가속기 운영의 정밀도와 실험 데이터의 신뢰성을 좌우하는 핵심장비로 활용됐다.

현재 핀란드 회사의 제품이 한국의 포항가속기연구소, 미국 브룩헤이븐국립연구소 등 세계 다수 가속기 연구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밖에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거대강입자가속기(LHC)에서는 필요에 따라 자체기술로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사업단은 기존 KAIST 문지캠퍼스 SRF(초전도고주파)시험시설에 외산 상용 타이밍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해 왔으나, 장차 라온 중이온가속기 운영단계에서 직면할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확장성을 갖추기 위해 자체적으로 타이밍시스템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국내 기업과 협력해 1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지난 6월 국산 타이밍시스템 시제품을 완성, 수개월여의 시험으로 성능과 안정성을 보완해 본제품 제작에 착수했다. 

개발된 라온 타이밍시스템은 비용이 높은 산업표준 플랫폼 대신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기반 시스템온칩(SoC)으로 구현돼 짧은 시간에 소프트웨어 개발이 가능하고 낮은 전력으로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중앙처리장치(CPU)와 타이밍보드를 통합하고 오픈소스 운영체제(OS)를 적용했으며, 기존 상용제품의 4배인 32개 입출력(I/O)포트를 제공해 구축비용을 절감했다.  

또한, 수 마이크로초 수준 정밀도의 GPS 동기화된 시각정보와 12.3나노초 정밀도의 트리거(trigger) 신호 제공과 기존 외산 상용 제품의 2배인 3.25Gbps의 전송률을 지원한다.

32비트 이벤트코드체제로 총 2078종의 이벤트코드를 제공, 기존 16비트 체제(이벤트코드 256종)보다 월등한 확장성도 제공한다.

사업단은 올해 연말부터 내년 하반기까지 2차에 걸쳐 총 106대의 타이밍시스템 제품을 확보해 설치할 계획이다.

​권영관 사업단장직무대행은 "사업단 연구자들과 협력사의 노력으로 라온 제어장치의 핵심인 타이밍시스템을 자체기술로 개발했다"며 "비용절감과 함께 타이밍시스템 핵심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중이온가속기 활용연구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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