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진 안전성평가연 흡입독성연구그룹 박사 "강릉 사고 보일러 배출 설비 고장으로 CO 실내 유입"

"일산화탄소는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 연소되면서 발생하는데 고농도의 밀폐된 공간에 노출되면 일산화탄소가 체내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몸속 산소 운반을 어렵게 하면서 인체에 치명적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무색, 무취, 무미의 물질로 환기 시키고 경보기를 설치하는 등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강릉의 한 펜션에 머무르던 고 3학생들이 일산화탄소(CO) 중독으로 위중한 상태에 빠지거나 사망하는 참변을 당하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일산화탄소는 탄소와 산소가 하나 있는 구조. 연탄가스 중독으로 많이 알려진 물질로 무색, 무취, 무미의 기체다. 대기중에 산소가 충분하면 일산화탄소는 푸른 불꽃을 내며 이산화탄소를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산소가 충분하지 않으면 불완전연소되면서 일산화탄소가 나오게 된다.

사람은 고농도의 밀폐된 공간에서 일산화탄소에 집중 노출되면 체내 산소 공급이 어려워지며 사고로 이어진다. 호흡으로 일산화탄소가 폐에 들어가면서 헤모글로빈과 강력하게 결합, 인체는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연탄 사용이 줄면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많이 감소했지만 밀폐된 자동차 안이나 겨울철 밀폐된 공간에서 잠을 자다가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여전하다. 일산화탄소 중독 증상은 두통, 구토, 어지러움 등을 느끼게 된다.

최성진 안전성평가연구소 흡입독성연구그룹 박사는 "일산화탄소는 본래 불완전한 물질이지만 환기가 되는 일상적인 공간에서는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이번 고3 학생들 사고는 가스보일러 배관시설이 잘못되면서 일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고 실내로 유입되고 밀폐된 공간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학생들이 중독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산화탄소는 스스로 안정화를 위해 체내 헤모글로빈과 결합하게 된다. 헤모글로빈의 본래 역할인 각 조직으로 산소운반을 어렵게 하면서 인체에 치명적 해를 끼치고 사고로 이어졌다"며 안타까워했다.

국내 환경부에서는 일산화탄소 기준치를 8시간 10ppm으로 정하고 있다. 8시간 노출시 10ppm이 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소방관이 측정한 이번 사고 펜션의 실내 일산화탄소 농도는 155~159ppm으로 환경부에서 정한 기준치 10ppm의 15배가 넘는 수치다. 몇시간만 노출되면 체내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상황이다.

흡연 중에도 일산화탄소가 집중 발생한다. 최 박사에 의하면 담배에 불을 붙여 놓은 상태시 불완전연소로 일산화탄소가 발생한다. 그는 "담배를 피면 온도가 900도 정도지만 그냥 불을 붙여 놓은 상태는 600도로 불완전연소 상태가 된다. 그때 일산화탄소가 집중발생하는데 간접 흡연이 위험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 박사는 "가정용 가스레인지도 점화시 파란불이 아닌 빨간불이 보일 경우가 있는데 이는 불완전 연소로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면서 "가정에는 보일러 배관시설이 잘 돼 있지만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유입되는지 정기적으로 확인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산화탄소는 과도한 노출시 치명적 해를 끼치므로 보일러 옆에 감지기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7일 강릉 페션에 숙박차 머물렀던 고교 3학년 10명 학생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며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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