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면역학자·임상의학자 공동 연구, 난치병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어

IBS(기초과학연구원)는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 포스텍 연구진, 아주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공동 연구팀이 'Ets1' 유전자 변이가 루프스 발병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 <사진=IBS 제공>
IBS(기초과학연구원)는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 포스텍 연구진, 아주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공동 연구팀이 'Ets1' 유전자 변이가 루프스 발병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 <사진=IBS 제공>
난치성 자가 면역질환인 '루푸스'의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약 1000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루푸스는 난치성 면역질환 중 하나다. 몸의 일부를 외부 인자로 인식해 자가 면역 반응을 일으켜 다양한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는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 포스텍 연구진, 아주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공동 연구팀이 'Ets1' 유전자 변이가 루프스 발병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지금까지 루푸스 발병에 연관된 60개 이상의 유전자 변이들이 발견돼 왔지만, 실제 어떤 유전자가 질환에 이르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 T세포, B세포, 수지상세포 등 다양한 면역 세포 중 어떤 면역 세포의 이상이 루프스 발병을 유도하는지도 불분명했다. 

공동 연구팀은 아시아계 루푸스 환자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Ets1 유전자 변이에 주목했다. 임신혁 교수 연구팀은 면역세포가 결손된 생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유전자 변이로 인해 특이적으로 Ets1을 생성하지 못하는 생쥐에서 루푸스 환자와 비슷하게 비장의 크기가 비대해지고, 임파선염, 피부염 등이 생기는 것을 관찰했다.

이 과정에서는 기존 연구에선 보고된 바 없었던 폴리큘러 도움 T세포 2가 매우 높게 증가하는 것도 발견했다. 'Tfh2' 세포는 항체 생성에 도움을 주는 T세포다. 연구팀은 Tfh2 세포가 생쥐에게도 존재함을 처음으로 밝혔음은 물론 Tfh2 세포의 증가가 루푸스 증상 유도로 이어짐을 처음으로 보고한 것이다.

연구팀은 Ets1 돌연변이가 Thf2 세포의 급격한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건강한 장기를 외부침입자로 인식해 공격하는 항체가 유도되는 과정을 확인했다. 또 항체 생성 과정에 관여하는 '인터루킨 4'를 타깃 삼아 활성을 떨어뜨리는 항체를 투여한 결과 루푸스 증상이 완화됨을 확인했다.

서창희 아주대학교 연구팀은 국내 루푸스 환자의 혈액 속 T세포에서 'ETS1' 단백질 발현이 떨어지는 것을 밝혀냈다. Ets1 유전자 변이는 루푸스 환자의 질병 중증도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확인했다.

임신혁 교수는 "향후 Tfh2 세포의 생성과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면 제한적 효능을 가졌던 기존 약물의 한계를 넘는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Tfh2 세포가 루푸스뿐만 아니라 항체로 인해 매개되는 다른 자가면역 질환에도 역할을 하는지 추가적인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서창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초 면역학자와 의료 현장에서 환자 치료를 담당하는 임상 의사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빛났다"며 "동물실험의 결과가 실제 환자에게도 비슷하게 관찰되는 병리적 현상들을 증명해내 차별점 있는 연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이를 토대로 신규 치료제 개발에 공동연구가 활발하기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성과는 면역학 분야의 대표 학술지인 'Immunity' 온라인판에 19일 게재됐다.

'Ets1' 돌연변이에 의한 루푸스 발병 모식도. <사진=IBS 제공>
'Ets1' 돌연변이에 의한 루푸스 발병 모식도. <사진=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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