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지원연·IBS 연구팀 공동 연구
새로운 레이저 분광 기술 개발

물질의 분자결합구조가 사람의 왼손과 오른손처럼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하는 '거울상 이성질체(異性質體)'를 판독하는 새로운 레이저 분광기법이 개발돼 세포 내 약물 반응기작 규명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이광식)은 이한주 서울센터 박사팀이 조민행 IBS 연구단장팀과 공동연구로 '거울상 이성질체'의 입체화학 구조를 판독할 수 있는 새로운 레이저 분광 기법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어떤 물질의 분자가 사람의 오른손과 왼손처럼 거울상 대칭의 두 개의 서로 다른 결합구조로 존재할 수 있을 때 이를 키랄(Chiral) 분자라 한다.

각 결합구조별로 외부 물질과 서로 다른 화학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물질의 촉매반응이나 생체 내 약물반응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하나의 적외선 레이저만을 이용하는 기존 분석법과 달리, 강한 극초단파 적외선과 가시광선 레이저를 동시에 입사시켜 새로운 파장의 빛을 생성하는 합 주파수 생성(Sum-Frequency Generation) 방식의 광학시스템 장치를 고안해 불필요한 배경잡음을 제거하고 신호 검출감도를 향상시켰다.

그 결과 수십 펨토초(10-15초)에 달하는 극초단 시간 영역에서 일어나는 입체화학반응 동역학 연구가 가능해졌고, 공간 분해능도 향상됐다. 이를 광학현미경과 결합시키면 거울상 이성질체의 공간상 분포를 영상화하는 새로운 키랄 이미징 기술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한주 기초지원연 박사는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키랄 분자의 입체화학 구조를 식별하는 비선형 분광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도 거의 보고된 사례가 없는 도전적인 연구"라며 "궁극적으로는 이 기술을 광학현미경과 결합시켜 키랄 분자 이미징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기초지원연 연구팀은 서울센터에 보유하고 있는 펨토초 다차원 레이저 분광시스템을 이용한 실험과 광학계 설계와 분광측정 시스템 개발을 주도했다. 조민행 IBS 연구단장은 분광이론에 따른 연구결과 분석을 맡았다. 

연구 결과는 화학분야 저널인 '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Letters' 지 인쇄판에 지난 6일자로 게재됐다. 

펨토초 다차원 레이저 분광시스템.<사진=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펨토초 다차원 레이저 분광시스템.<사진=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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