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깊은 곳 지질 작용·지진·화산활동 이해하는 아이디어

1월 과기인상에 이용재 교수가 선정됐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1월 과기인상에 이용재 교수가 선정됐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올해 1월 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이용재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를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용재 교수는 광물학에 기초한 지구 내부 연구를 통해 지각판이 충돌하는 땅속 깊은 환경에서 그동안 지표에서는 관찰된 적 없는 초수화 점토광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초수화란 특정 조건에서 물을 추가로 흡수해 팽창하는 현상을 말한다. 초수화 광물은 그동안 알려진 어떤 광물보다 많은 양의 물을 함유하고 있어 지각판의 섭입대를 따라 물이 이동하고 지진과 화산활동 등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과정을 제시한다.
 
섭입대는 대륙판과 해양판이 부딪힐 때 해양판이 해구를 따라 구부러져 대륙 밑으로 침강하는 지역이다.

이 교수는 국내 지표에도 풍부해 도자기 원료로 쓰이는 카올리나이트(고령석, 고령토)라는 점토광물을 섭입대 땅속 75km 깊이에 해당하는 조건, 즉 대기압의 2만5000배 압력과 200℃의 온도로 물과 함께 가열했다.

그 결과 물 분자가 광물의 구조 속으로 대거 유입되고 부피가 30% 이상 증가하는 변화를 관찰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초수화 카올리나이트는 지각과 맨틀을 구성하는 주요 광물 중에 가장 높은 물 함량을 보였다.

섭입대에서 일어나는 카올리나이트의 초수화 현상을 형상화한 그림. 해양퇴적물의 주요 구성 광물인 카올리나이트(고령석)가 섭입대를 따라 물과 함께 침강함에 따라 특정 깊이에서 초수화에 의한 물의 유입과 운반, 유출이 일어나고 지진과 화산활동에 관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섭입대에서 일어나는 카올리나이트의 초수화 현상을 형상화한 그림. 해양퇴적물의 주요 구성 광물인 카올리나이트(고령석)가 섭입대를 따라 물과 함께 침강함에 따라 특정 깊이에서 초수화에 의한 물의 유입과 운반, 유출이 일어나고 지진과 화산활동에 관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특히 초수화 카올리나이트의 형성의 통해 섭입대 접촉면의 물성 변화를 예측하고 이것이 만들어지는 깊이와 진원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어 지진 발생 메커니즘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가설을 제공한다.

실제 초수화 카올리나이트가 보다 깊은 환경으로 섭입하게 되면 약 200km 깊이에서 맨틀 광물로 변화하면서 초수화 과정을 통해 운반하던 물을 주변으로 유출시킨다.

그 결과 섭입대 상부에 마그마를 형성하고 지표의 화산 활동을 유도하게 된다.

이 교수는 땅속 200km 이상의 섭입대 환경에 따른 광물의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포항방사광가속기를 비롯해 미국, 독일, 중국의 가속기 연구시설을 방문하며 실험을 수행했다.

해당 논문은 지구과학 분야에서 권위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지난 2017년 11월 게재됐다. 
 
이용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방사광을 활용한 고압 연구로 땅속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지질 작용과 지진, 화산활동을 이해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앞으로 보다 흥미로운 지구 속 신비를 밝히기 위해 전문적인 고압 실험환경 구축 등 다양한 연구 활동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해 과기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 원을 수여하는 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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