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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는 자기 만족? "공익 위해 지하·지상·공중 누비죠"

[인터뷰]명현 KAIST 교수, 해파리 퇴치 로봇 등 차별화된 성과 창출
연구 철학, '남이 하지 않는 최초', '핵심 기술은 끝까지', '10년 축적'
"공공에 유익한 드론·로봇 개발해 세상 문제 푸는 것이 연구 목적"
명현 KAIST 교수가 연구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그래픽=김인한 기자>명현 KAIST 교수가 연구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그래픽=김인한 기자>

"남이 하지 않는 연구를 하면서도 공공에 유익을 줄 수 있는 로봇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연구는 논문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임팩트를 전할 때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명현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의 연구 사례는 독특하다. 해파리 퇴치 로봇, 벽면등반 드론 등 이름조차 생소하다. 최근에는 GPS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지하탐사 두더지 로봇'도 연구 중이다. 

명 교수는 자율주행을 위한 핵심기술인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을 집중 연구하고, 그 기술을 드론·로봇에 적용한다. SLAM 기술은 로봇이 미지 환경을 돌아다니면서 로봇에 부착된 센서만으로 환경에 대한 지도를 오차없이 기록하고 동시에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으로 자율주행을 위한 핵심 기술이다. SLAM 기술이 활용되면 GPS 없이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그의 'Urban Robotics' 연구실은 '공공에 유익을 줄 수 있는 로봇 개발'을 연구 목적으로 설정했다. 연구 활동이 연구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창출해 사회적 임팩트를 전하겠다는 것이다.

명 교수는 "연구는 자기 만족이 아니라 세상에 유익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경제성·사회적 임팩트를 지닌 드론·로봇을 개발해 공공의 안전과 유익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현 교수는 자율주행 드론·로봇을 구조물 안전 진단, 해양 환경 진단, 고층 건물 청소 등에 활용한다. 공공의 유익을 줄 수 있는 영역이라면 지상·지하·공중을 가리지 않고 연구를 진행해 기술을 창출한다.

왼쪽부터 교량 점검 드론, 화재정찰 드론 'FAROS', 벽면 등반 드론 'CAROS'. <사진=김인한 기자>왼쪽부터 교량 점검 드론, 화재정찰 드론 'FAROS', 벽면 등반 드론 'CAROS'. <사진=김인한 기자>

◆교내 수영장서 로봇 연구, 세상에 없던 기술을 만들다

명현 교수는 해파리를 퇴치하기 위한 로봇과 해양 환경을 진단하는 드론을 개발해 BBC 등 해외 언론에 조명을 받기도 했다. 해파리는 사람에게 피해를 끼칠뿐만 아니라 파워 플랜트를 막아 조업 활동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졌던 명 교수는 '해파리 퇴치 로봇'(JEROS) 연구를 진행했고, 2013년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교내 수영장에서 사람들이 나가면 해파리 퇴치 실험을 하기도 하는 등 이전에 없던 기술을 만들다보니 어려움도 있었다"며 "하지만 기술이 공공의 유익에 기여하고, 중소기업에 해당 기술이 이전되면서 산업체에 도움이 됐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해파리 퇴치 로봇에 이어 교량 점검용 '벽면 등반 드론'을 세상에 내보였다.

벽면 등반 드론은 사람이 위험한 환경에 노출될 필요없이 드론으로 교량을 점검하기 위해 개발했다. 교량 진단 시 바람이 불면 드론이 진단하기 어렵다. 이때 드론이 벽면에 붙어 교량 점검을 진행한다. 벽면 등반 드론에는 SLAM 기술이 적용돼 GPS가 없어도 자율비행을 하고 위치인식을 한다. 동시에 맵핑을 함으로써 유지·보수가 필요한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명 교수는 "기존에 교량 점검 로봇은 주로 자석을 이용하거나 진공 흡착을 이용했다면 '벽면 등반 드론'은 비행을 하기 때문에 떨어져도 다시 붙을 수 있다"면서 "재질과 상관없이 프로펠러의 힘으로 벽면에 붙고, 모터와 바퀴를 이용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명 교수 연구팀은 벽면 등반 드론 기술과 비슷한 고층 빌딩 청소용 로봇, 화재 정찰 드론 등도 개발했다. 위험한 환경에 사람이 노출될 상황을 로봇이 대체하는 것이다. 명 교수는 "기술·공학은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푸는 수단"이라며 "공공 로봇·드론 개발 연구를 하는 이유는 공공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철학, '남이 하지 않는 연구', '핵심 기술은 끝까지', '10년 축적'

명현 KAIST 교수가 연구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명현 KAIST 교수가 연구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명 교수에게 독특한 연구 성과 배경을 묻자 그는 '생존전략'을 꼽는다. 그는 "남이 하지 않는 연구를 하는 이유는 일종의 생존 전략"이라며 "세계 최초의 연구를 지향하며 핵심기술인 자율주행 기술은 끝까지 연구하겠다는 것이 연구 철학"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강점·특성을 파악해 블루오션을 창출하면 레드오션에서 경쟁할 필요가 없다"며 "연구·기술 개발은 사회적 임팩트·경제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 연구 분야를 10년 정도는 몰입해야 성과가 나온다는 것이 Urban Robtics 연구실의 지론"이라고 덧붙였다.

명 교수는 이러한 철학으로 지질 탐사용 '두더지 로봇'을 개발 중이다. SLAM 기술이 적용될뿐만 아니라 지하 물성에 따라 지구 자기장이 변하는 성질을 활용했다. 땅 속으로 들어간 두더지 로봇이 자기장을 측정해 위치인식과 맵핑을 한다. 이를 통해 매장된 천연 자원을 추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명 교수에게 목표를 묻자 그는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차별화된 로봇·개발을 할 것"이라며 "로봇이 인류에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에게 유익을 줄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명현 KAIST 교수는?

KAIST에서 전기공학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고,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벤처(창업), 삼성종합기술원을 거쳤다. 2008년부터는 KAIST에서 자율주행 기반 로봇기술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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