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혈관연구단, 암 전이의 첫 관문 림프절 기전 규명
고규영 단장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기여할 것"

지방산 산화억제제에 의한 림프절 전이 억제 효과.<사진=IBS 제공>
지방산 산화억제제에 의한 림프절 전이 억제 효과.<사진=IBS 제공>
국내연구진이 암세포가 림프절에서 전이될 때 지방산을 핵심 원료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는 고규영 혈관연구단 연구팀이 흑색종과 유방암 모델 생쥐를 이용해 암세포 림프절 전이의 핵심연료가 지방산임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림프절은 각종 림프구·백혈구가 있는 면역기관으로 암 전이의 첫 관문이다. 암 환자의 생존율 예측과 치료 방향설정에 주요 판단기준이다. 하지만 암세포가 각종 면역세포가 있는 림프절에서 어떻게 생존하는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기존 연구에서는 암세포는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쓴다는 게 정설이었다. 연구팀은 흑색종과 유방암 모델 생쥐의 원발 종양과 림프절 전이 종양을 단계별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림프절에 전이가 진행될수록 지방산을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지방산 산화 과정이 활성화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방산  대사를 줄이자 림프절 전이도 억제됐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되면서 에너지를 얻는 대사 방법이 변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이다.

또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되면서 지방산을 산화시켜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 'YAP 전사인자'가 활성화 되는 것을 확인했다. 암세포에서 YAP 전사인자를 억제하면 지방산 산화도 억제됨을 밝혔다. YAP 전사인자는 조직 항상성, 장기 크기와 재생, 종양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전사인자.

이번 연구는 폐나 간 등 장기 전이에 집중하던 기존 암연구와 달리 림프절 전이 기전에 집중, 암 환자의 예후를 결정짓는 림프절 전이의 기전을 새로이 밝혔다는 데 의의가 크다. 이를 통해 표적형 차세대 항암제 개발의 이론적 토대가 될 전망이다. 

고규영 단장과 논문의 제1저자인 이충근 박사(종양내과 전문의)는 "이번 연구는  암 전이의 첫 관문인 림프절에서 암세포가 대사를 변화시켜 지방산을 주 에너지원으로 쓴다는 현상과 기전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라면서 "향후 림프절 전이와 연관된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IF 41.058)'온라인판에 8일자로 게재됐다.

암세포의 림프절 전이과정 모식도.<이미지=IBS 제공>
암세포의 림프절 전이과정 모식도.<이미지=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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