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부실학회 참석자·기초지원연 캠코더 인사 후보에 포함
연구회, 26일 임시이사회 예정···원자력연과 ETRI 원장 선임 가능

과학계 정부출연연구기관 ETRI,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원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후보자 3배수에 캠코더 인사, 부실학회 관련 교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원장후보심사위원회를 통해 지난해 말 원장 공석인 ETRI, 올해 1월 원자력연 원장 3배수를 이사회에 추천했다. 지난 12일에는 기초지원연 원장 3배수를 발표했다. 원자력연은 내부인사만, ETRI와 기초지원연은 외부 인사가 포함됐다.

기관장 후보는 기관의 비전과 발전, 과학계에서 역할을 함께 할 인사라면 내외부 인사를 굳이 구분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논란이 됐던 부실학회를 수차례 다녀온 후보라면 간과할 일이 아니다. 또 정치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친 인사라면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과학계 의견이 다수다. 정치권에서 여전히 과학계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길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부실학회 참석 논란이 이는 후보는 ETRI 원장 후보 3배수에 포함된 한 모 숭실대 총장 출신이다. 그는 IT 대학 학장과 총장을 역임한 바 있다. 로봇분야 전문가로도 알려진다. 그의 IT 분야 전문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난해 와셋(WASET)과 오믹스(OMICS) 등 부실 학회 참석 연구자, 교수의 리스트가 공개되면서 과학계는 물론 국민적 이슈가 된 바 있다. 여러번 참석한 연구자와 교수는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한 모 숭실대 교수는 2007년과 2009년 와셋에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와셋 홈페이지에 그의 영문 이름을 넣으면 여전히 그가 공저자로 참여해 제출한 논문이 여러개 올라오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한번 정도는 모르고 갔을 수 있다며 인정해주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 모 숭실대 교수처럼 여러번 참석한 경우라면 문제가 달라진다는 의견이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출연연 기관장 3배수 후 인사 검증을 하는 것으로 안다.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인물이 기관장으로 온다면 누가 누구를 신뢰하고 같이 협력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캠코더(대선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인사로 지목되는 후보는 기초지원연 3배수 인사 중 한명이다. 신 모 전북대 교수는 포용력 있는 인품이 높이 평가된다. 업무 공과에서 솔직하게 인정하는 부분도 강점으로 꼽는다. 화학공학부 교수로 과학계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그의 행보를 살펴보면 과학계 출연연 수장으로 적임자인가는 의구심이 드는게 사실이다. 

복수의 전북 지역언론에 의하면 신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기까지 지역에서 역할이 컸던 것으로 확인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내 대선경선부터 문재인 캠프에서 정책자문단 상임단장을 맡았다. 전북지역 320명 교수들과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대선에서 전북 유권자는 문 후보에게 64.8% 지지를 보냈다. 당시 지역 언론은 문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인물들을 소개하면서 신 교수를 정책자문과 관련학회, 단체의 지지를 이끈 인물이라고 공로를 내세웠다.

과학계에서 신 교수를 두고 캠코더 인사, 낙하산 인사가 아니겠느냐는 의구심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2006년부터 2010년, 2014년 3번의 대학 총장 선거에 지속적으로 나선 행보도 자리에 욕심을 내는 인사로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과학계 인사는 "대통령 선거 이후 캠코더 인사들이 출연연 감사직으로 오면서 연구현장이 더 어수선해진 게 사실"이라면서 "아직도 캠코더 인사가 기관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과학계를 여전히 정권 교체 이후 전리품으로 보는 것이다. 과학계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오는 26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ETRI와 원자력연 원장 후보를  선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지원연은 인사 검증 등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