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행성 '류구'에 탐사선 착륙시키고도 "日은 우주 소(小)국"
하야부사 2호는 日 민간기술 결정판···"향후 우주 개척은 민간 영역"

일본의 우주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22일 오전 7시 29분 소행성 '류구' 지표면에 착륙한 소식을 듣자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관계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JAXA 유튜브 갈무리>
일본의 우주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22일 오전 7시 29분 소행성 '류구' 지표면에 착륙한 소식을 듣자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관계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JAXA 유튜브 갈무리>

 

하야부사 2호가 22일 오전 7시 29분경 지구로부터 약 3억km 떨어진 소행성 류구에 착륙한 가운데 일본의 주요 언론이 '우주 소(小)국'이라는 표현을 써 눈길을 끈다.

일본경제신문은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예산은 미국 NASA 연간 예산의 10분의 1도 안 된다"면서 "소행성 착륙은 우주 소국 일본의 살 길을 보여준다"고 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연간 예산 약 200억 달러(22조5000억원)로 방위 관련한 예산을 포함하면 46조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JAXA의 예산은 약 1800억 엔(1조8000억원)이고, 방위 관련 예산을 포함해도 약 3000억 엔(3조원)이 안 된다. 한정된 예산 속에서 일본은 철저한 차별화로 미국도 하지 못한 소행성 착륙을 이뤄낸 것이다.

우주 탐사선의 소행성 착륙 성과는 태양계 형성을 풀 수 있는 단서를 넘어 국가 안보·경제 등과 직결된다. 위성 기술은 GPS, 무기 개발 등과 관련이 있어 현대전(戰)의 필수적인 기술이다. 또 소행성은 장래 자원 개발과도 밀접하다. 소행성에는 니켈, 플라티나 등 다수의 금속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야부사 2호는 반경 3m 지점에 착륙하며 초정밀 기술을 선보였다. 소행성 류구는 지구에서 3억 km 떨어져 있어 달보다 수백 배 멀다. 지구와의 교신에도 40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밀한 관측이 되지 않으면 탐사선의 위치 조정, 동작 수정 등이 늦는다.

매체는 "소행성 내 바위의 크기나 높이를 추정해 착륙 위치·방법을 검토해 착륙이 이뤄졌다"며 "데이터에 기반해 타이밍을 계산하고, 세세하게 자동 제어한 성과"라고 진단했다.

우주 개발은 상호 협력이 필수적인 분야다. 하야부사 2호 개발에는 일본 내 300개 기업이 개발·제조 등에 참여했다. JAXA가 전체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일본전기주식회사(NEC)가 개발·제조를 주로 담당했다. NEC의 관계자는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술의 신뢰성을 계속해서 향상시켰다"고 하야부사 2호 개발 과정을 평가했다.

눈을 세계로 돌려보면 우주 산업은 점차 민간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비영리 민간단체 '스페이스일'(SpaceIL)은 지난 22일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베레시트'(Beresheet)를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나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 등 거대 민간 자본에 이어 소규모 기업도 우주 탐사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 

일본에서도 JAXA와 미쓰비시 중공업이 2020년에 시험 발사를 예정하는 로켓 'H3'와 달 탐사를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ispace)가 우주 산업에 발을 디뎠다. 다케시 하카마다(Takeshi Hakamada) 아이스페이스 대표는 "향후 우주 산업은 민간의 영역이 될 것이며 기술 협력은 필수적"이라고 앞을 내다봤다.

하야부사 2호의 소행성 착륙은 태양계, 생명 탄생의 기원을 풀 수 있는 단서를 넘어 국가 안보, 경제 등과 직결되는 만큼 국내에서도 철저한 분석이 요구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기술의 현 위치, 미래 전략 등을 구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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