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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단상]日 소행성 탐사와 위기의 대한민국

하야부사 2호 소행성 '류구' 터치다운···우주 개발 경쟁서 존재감 발휘
우주, 국방·안보와 직결···미·중·일·러 우주개발 적극적
韓 우주개발 후순위, 내부 싸움만···"임란과 망국의 교훈 잊지말아야"
일본이 새로운 우주 지평을 열었다.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지난 22일 지구에서 약 3억 km 떨어진 소행성 '류구(Ryugu)' 터치다운에 성공하며, 우주 탐사 경쟁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번 성공으로 일본은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찾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근지구소행성(NEO)의 지구 충돌 위협 대비, 물·연료·광물 등 미래자원 확보 가능성도 제시했다.

일본경제신문은 NASA의 10분의 1 수준도 안 되는 한정된 예산으로 성과를 이뤄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NEC, 미쓰비시 등 산업계와 10여개가 넘는 연구기관들이 자국의 역량을 결집해 만든 결실이다. 하야부사 1호 귀환 이후 정부·국민적 지지가 바탕이 됐다. 이와 함께 DLR(독일우주청), CNES(프랑스항공우주국)과의 국제협력도 주효했다.

하나의 우주개발 성과라고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한국이 충격을 받고, 생존과 국가 존립을 위한 위협으로 인식해야 할 일이다. 우주기술은 군사력 강화, 국가 안보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웃국가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가령 소행성 탐사 기술은 군사기술과의 연관성이 크다. 시료 채취 후 귀환에 필요한 궤도 재진입 기술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경사가 급한 소행성에서 총알을 발사해 착륙 지점을 만들어 착륙하는 기술 등으로 확보한 제어기술을 접목할 수도 있다.  

전 세계 각국에서는 명목상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목적 아래 자국의 국방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중국은 '우주굴기'의 일환으로 달 뒷면에서의 실험을 본격화하고 있다. 화성 탐사와 우주정거장 건설에도 적극적이다.  

일본은 지난 2008년 우주기본법을 만들고, 우주기술의 군사적으로 이용하겠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렸다. 총리 직속기관으로 우주개발전략본부를 만들어 우주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위계획대강과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을 승인하며 '군사대국'으로의 도약도 추진하고 있다. 계획에는 우주가 핵심분야로 포함돼 있다. 

일본경제신문 편집위원은 해설에서 "미국, 중국 등 세계 우주 강국들의 우주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존재감을 발휘했다"며 "민간 기업 중심 비즈니스 활성화와 함께 안보의 중요성과 연관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링크)

일본은 이미 세계 정상급의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이다. 자위대가 방어만 한다는 이야기는 옛말이 됐다. 

스텔스 전투기를 포착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FPS-5 레이더 장비를 비롯해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능력, 지상 물체를 cm 단위로 볼 수 있는 첩보 위성 등을 활용해 정보수집부터 분석, 데이터 저장, 정밀 공격까지 가능하다.

현대 전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서 한국과 격차가 크다. 일본은 한반도를 비롯해 전 세계를 손바닥 보듯이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기존 8기의 첩보위성에 소프트뱅크(SoftBank) 등 민간 회사들이 투자한 벤처기업들의 민간상업위성의 군집(Constellation) 체제가 구축되면 실시간으로 전 세계를 파악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세계 조류에 둔감해 실패를 경험했다. 일본은 1543년 포르투갈 상인에게 전래된 조총을 받아들였고 이는 반세기도 안돼 임진왜란으로 연결됐다. 반면 조선은 1555년과 1589년 왜인 평장친, 평의지 등이 조총을 바쳤으나, 이를 창고에 방치했다. 무지와 둔감이 국난으로 연결된 것이다.

미국은 어떨까. 소련의 스푸트니크 발사를 '위기'로 인식하고, 교육 체제를 전면 개편하는 등 전국가적으로 대응했다. 그 위기 의식이 아폴로 계획을 낳았고, 결국은 소련을 앞서 세계 최강국으로 등극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1957년 10월 4일 세계 첫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되자, 미국 의회는 국가 안보에 대한 위기로 인식하고, 이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이듬해 NACA(미항공자문위원회) 등을 통합해 NASA(미항공우주국)를 설립하고, 아폴로 프로젝트 등을 본격화하며 냉전시대에서 우위를 점했다.(관련 자료 링크)

한국은 국가 정책에서 우주 개발이나 국방 등은 뒷전으로 밀리고, 오로지 정권 차원의 정책 추진 소식만 들린다. 전 세계 동향을 파악하며,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실정과는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치부하는 경향도 짙다. 

이웃 국가들이 우주개발에 성공하는 가운데 우리는 조선시대와 똑같이 내부 문제에 골몰해 뒤쳐져 있는 형국이다.

우리의 우주 개발 역사가 짧다는 현실적 한계점도 존재한다. 가령 한국의 소행성 탐사는 걸음마 수준으로 일본과 격차는 약 30년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연구진은 누리호 시험발사체 성공, 위성 기술 발전, 관측·감시 시스템 발전 등을 이뤄낸 역량이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하야부사 2호의 성공을 '각성'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제는 우주 개발 계획을 재정비해야 할 때이다. 우주청과 같은 총괄기구를 설립하고, 국가 전략적 차원의 새판짜기와 협력을 위한 결의가 필요하다.  

그러면서 전 세계 동향을 수집·분석·대응해야 한다. 우주 개발에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국민과의 공감대 형성도 이뤄져야 한다.

더이상 전 세계 동향에 둔감하고, 우주 개발 경쟁에 뒤처지면 안 된다. 국내 우주 개발 역량을 결집하는 계기가 되기를 현장의 의식 있는 과학자와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NEC 직원을 비롯해 하야부사 2호 관계자들이 탐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유튜브 중계>NEC 직원을 비롯해 하야부사 2호 관계자들이 탐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유튜브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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