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NASA 지원받아 '크루 드래곤' 발사 성공···마네킹 '리플리' 탑승
"韓 우주전략 고민하고, 공감대 형성해야"

"이번 시험 비행은 스페이스X의 안전하고 신뢰성있는 유인우주비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NASA 프로그램(NASA's Commercial Crew Program)의 지원을 받아 이를 증명하겠다."(스페이스X)

"미국 영토에서 만든 미국 로켓으로 미국의 우주비행사를 보내는데 가까워졌다. 국가 우주개발 역사의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했다."(Jim Bridenstine NASA 국장)

미국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SpaceX)'가 새로운 우주비행 시대를 열었다.

스페이스X는 미국 동부 시간으로 2일 오전 2시 49분(한국 시간 2일 오후 4시 49분)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유인 캡슐 '크루 드래곤(Crew Dragon)'을 탑재한 팰컨 9 로켓을 ISS(국제우주정거장)으로 발사했다. 

스페이스X와 NASA는 발사 후 11분 만에 캡슐이 로켓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돼 궤도에 안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크루 드래곤'은 27시간 비행이후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할 예정이다. 이어 8일 ISS에서 연구샘플을 전달받아 탑재한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이날 발사는 크루 드래곤의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비행으로 우주비행사는 탑승하지 않았다. 유인 캡슐은 마네킹 '리플리'와 약 180kg의 장비, 보급품을 탑재했다. 마네킹 머리, 목 등 신체 여러 부위에는 센서를 장착했다. 우주비행사가 우주선 내에서 경험하게 될 힘·가속도를 측정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NASA는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종료 이후 ISS에 미국 우주비행사를 보낼때 러시아 소유즈 캡슐에 의존해왔다. 이번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오는 7월께 실제 유인 우주비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우주탐사 전문가들도 이번 성공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은 "화성이나 미지 세계 개척을 위해 국제우주정거장을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것"이라며 "인간이 갈 수 있는 반경을 넓혀가는 단계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주광혁 항우연 미래융합연구부장도 "미국은 2011년 이후로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으면 사람과 물자를 보낼 수 없었다"며 "러시아 '소유즈' 로켓 이용료는 좌석당 8천만 달러에 이르지만, 크루 드래곤 시험발사 성공을 통해 자주권을 확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우주전략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최 본부장은 "한국은 우주강국 대비 예산 규모도 적고, 기술이 부족해 우주강국의 개발을 모두 다하기 어렵다"며 "우주 탐사를 통해 우리가 그리는 미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전략을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예산 투자에 대한 당위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연구자, 정책 결정권자, 시민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 본부장도 "이번 성과는 초기 설계부터 개발, 운영까지 모두 민간에게 맡긴 것"이라며 "공적이든 사적이든 인간이 우주에 가는 일을 민간주도로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며, 한국도 가야 할 틈새는 어디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엘론 머스크의 트윗.<자료=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엘론 머스크의 트윗.<자료=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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