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7일부터 사흘간 'AI·드론봇 전투 발전 콘퍼런스' 개최
전문가 "미래 전투 대비, 대학·민간과 인력양성·협력 필수"

국방 분야에도 인공지능(AI) 도입이 활발하다. 무기에 지능화가 가능해지면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타격은 최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군사 강국들은 군과 민간의 협력을 통해 첨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과거에 누렸던 압도적인 국방 과학기술이 더이상 보장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경쟁 국가와 국방 과학기술의 간격을 벌릴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AI를 응용한 기계학습, 인간과 기계의 협동, 인간과 기계의 전투팀 구성, 로봇, 자율무기 등이다. 이를 위해 민간 영역의 신기술이 국방 영역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2007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AI 기술을 추진하며 바이두, 알리바바 등 기업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특히 국방 분야에서는 AI 기술을 통해 미국을 추월하자는 전략을 추구하면서 많은 투자와 내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무인항공기(UAV), 장거리 미사일에 활용되는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러시아도 UGV(Unmanned Ground Vehicle) 등 AI를 국방 기술에 접목하고 있다.

육군은 17일 KAIST에서 '인공지능(AI)·드론봇 전투 발전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첨단과학기술군 구현을 위해 육군에서 추진 중인 AI와 드론봇 전투 체계의 비전을 발표했다. 또 무인전투체계의 필요성과 구현을 위한 의견을 청취하고, 미래 무기체계에 대해 논의했다. 

서욱 육군참모총장. <사진=김인한 기자>
서욱 육군참모총장. <사진=김인한 기자>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펼친 군 전문가들은 모두 "국방 연구에 민간의 참여가 시급하다"며 "첨단기술로 무장될 미래 전투를 대비하기 위해선 군이 민간과 협력해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욱 육군참모총장도 이날 "이미 세계는 AI와 드론, 로봇의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면서 "육군은 AI와 드론봇이 미래 전장의 판도를 일거에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보고 이 분야의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 민·관·군, 산·학·연과의 전략적 협력 생태계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 "軍 개방·혁신 통해 패러다임 변화 대비해야"

"미국,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은 국방에 이미 AI 기술을 적용하고,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 군이 무인전투체계를 대비하기 위해선 인력양성, 패러다임 변화, 개방·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효충 KAIST 안보융합연구원장은 미래 전투를 대비하기 위해선 군이 민간과의 협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방효충 KAIST 안보융합연구원장은 미래 전투를 대비하기 위해선 군이 민간과의 협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이날 콘퍼런스에서 기조 강연을 진행한 방효충 KAIST 안보융합연구원장은 미래 전투를 대비하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민간과의 협력'을 꼽았다. 방 원장은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며 "미래를 위해선 개방과 융합은 필수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사례를 들며 AI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방 원장은 "이스라엘은 AI를 활용한 의사결정 시스템(ADM)을 도입했고,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무인항공기(UAV) 등을 개발해왔다"며 "다수의 국방 분야의 스타트업은 AI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군과 협력 활용한다"고 말했다. 

선진국 글로벌 대학은 안보 연구가 활발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국방 관련 연구를 하는 대학이 많고, 연구인력만 1만명 정도 된다"며 "우리 인구 비율로 따져 봤을 때 국방 관련 연구를 할 수 있는 인력이 대학에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방 분야에 AI를 도입하기 위해 방 원장이 제시한 의견은 ▲패러다임 변화 ▲기술협력 ▲인력양성 ▲개방·혁신 ▲장기 로드맵 ▲컨트롤 타워 등 6가지 요소다. 특히 그는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미래 전투를 대비할 수 없다며 인력양성과 개방·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美는 대학의 연구 역량을 군사 기술로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링컨 연구소는 국가 안보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광범위한 첨단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한다. 특히 기존에 없던 기술·시스템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미사일 방어 기술, 통신 제공, 우주 활동 감시, 생의학 장치 발명 등 군사적 환경에서 필요로 하는 첨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여러 팀이 협력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APL)는 전쟁 중 설립됐다. 미사일 방어, 비대칭 작전, 전투력 투사(세계 어느 곳에서나 신속한 경보 전파, 동원, 전개의 작전을 실시할 수 있는 능력), 우주 과학 등 국가 안보를 보호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 없던 기술을 만들어야 하는 만큼 첨단 기술을 개척하고 탐구하는 독립적인 연구가 진행 중이다.

카네기멜론대 소프트웨어공학연구소(SEI)의 경우에도 AI, 소프트웨어 공학, 시스템 엔지니어링, 사이버 보안과 기타 컴퓨팅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민간 부문의 혁신을 군사 기술에 접목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는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 등에도 연계가 된다.

MIT 링컨연구소는 1951년, 존스홉킨스대 APL은 1942년, 카네기멜론대 SEI는 1984년에 설립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해당 연구소는 미국 국방부(DOD) 등 정부 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국가 안보를 위한 연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방 전문가는 "미국은 대학과 민간의 연구 역량을 군에서 활용하는 오랜 유산(heritage)이 있다"고 덧붙였다. 

'AI·드론봇 전투 발전 콘퍼런스'는 17일부터 사흘간 KAIST 정근모홀에서 개최된다. <사진=김인한 기자>
'AI·드론봇 전투 발전 콘퍼런스'는 17일부터 사흘간 KAIST 정근모홀에서 개최된다. <사진=김인한 기자>

17일 '인공지능·드론봇 전투발전 콘퍼런스'에 참가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17일 '인공지능·드론봇 전투발전 콘퍼런스'에 참가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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