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IBS서 '2019 과학의달 기념 정책 토론회' 열려
연구자 중심 科技 정책 방향 논의

"20년전 이야기를 계속 되풀이하고 있다. 故 이태규 박사, 故 최형섭 박사와 같은 과학계 선배를 참고해야 한다. 이들은 주변에서 시기를 받고 외로운 길을 걸었지만 어려움을 돌파하면서 과학계의 존경받는 인물이 됐다. 우리는 그러한 리더십을 확보했는가? 국민들의 신뢰를 인지하면서 어려움을 스스로 돌파하는 과학계 리더십과 상호 존중 문화 확보가 절실하다."(홍성주 STEPI 연구위원)

"사회가 선진화되고 수평화 단계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일정 부분 통제와 관리는 필요하다. 외부에 대한 요구는 많지만 내부 혁신 이야기는 없어 아쉽다. 연구원들의 연구 열정이 대외적으로 전달되고, 조직문화나 조직구조 혁신도 필요하다. 과기부도 노력하겠지만 이러한 부분을 연구자들이 국민에게 전달했으면 한다."(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일자리혁신관)

출연연 연구자 사기진작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기된 가운데 과학계 내부 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은 18일 IBS 강당 2층에서 '2019 과학의 달 기념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기술혁신에 따라 출연연 역할·위상 변화···"연구원 사기진작도 필요"

이날 토론회 주제 발표로 나선 이장재 KISTEP 혁신전략연구소장은 '출연연 발전을 위한 연구자 사기진작 방안'을 주제로 4차 산업혁명시대 연구자 역할 중요성과 사기진작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장재 KISTEP 혁신전략연구소장은 가속화되는 기술혁신 현상에서 우선 미래 국가기술혁신체계 정립과 연구계를 향한 불신 해소를 제안했다.

그는 "연구기관평가제도 도입(1991년)과 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PBS) 도입 이후 연구자 정년 단축, 기타공공기관 분류, 임금피크제 도입, 연구자 정당활동금지, 잦은 내외부 감사 등으로 연구자의 위상이나 대우도 하락해 왔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PBS 폐지, 연금제도 강화, 과학정책 전문화, 감사제도 개선, 행정·평가 부담 감소 등이 과학계의 사기진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전적인 정부의존 예산구조로 감시 필요, 정부·국회 등 부정적 분위기, 과학계 자정문화 요구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소장은 정부국민과 연구자 중심의 혁신과 출연연 연구자 사기진작 방안을 제안했다. 대표적인 방안으로는 ▲국가대표 연구자 개념 정립 ▲연구환경, 복지 등 만족도를 대학 수준으로 확대 ▲묶음 출연예산 70% 제도 우선 추진 ▲연구자 중심 지원제도 강화를 꼽았다.

이 소장은 "출연연 연구센터를 설립해 출연연 50년 경험을 모형화하고, 조직·연구관리·인사·사기·문화 등에 대한 행태적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와 함께 우수연구자·관리자 트랙 운영, PBS 제도 개정의 신속한 결론 제시, 출연연의 정치적 중립 확보, 출연연 자율적 위상 제고 등이 함께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패널들 "연구원 사기 하락, 전방위적 정책 필요"

이날 패널토론 참석자들은 PBS 폐지부터 정년 환원, 감사제도 개선, 존경 문화 확립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성경 바른과학기술사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집행위원은 연구자를 위한 자긍심 부여와 가상 연구기관 설립을 촉구했다. 

조성경 집행위원은 "연구자들이 연구자답게 기여하도록 하는 시스템 확보가 중요하며, 이들에게 자신의 연구가 세상에 기여한다는 자긍심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도전성, 지속성, 협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3~5년 단위의 가상 연구기관을 설립해 보상하고, 국민에게 신뢰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임교빈 과학기술과사회발전연대 공동회장은 출연연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외부 공동 대응과 R&D 특성에 맞는 감사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교빈 공동회장은 "과학계의 도전을 저해하는 감사 문제 개선이 필요하며, R&D 특성을 고려한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과학계에서도 출연연이 중심이 되어 내부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하되, 외부 문제에 대해 함께 대응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박윤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전지역연합회장은 "과학계를 믿고 민간영역처럼 대폭적 정책 개선이 이뤄졌으면 한다"면서 "이와 함께 기술영역 대비 부족한 과학계 인력의 학력, 경력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치평가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길림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 부회장은 PBS 전면 폐지와 정년환원, 연구원 평의회 조성 등을 요구했다.

윤길림 부회장은 "연구원들은 과제 수주, 연구, 논문, 특허, 기술이전, 창업 등 1인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면서 "연구원들은 기본적으로 혼자하는 연구를 좋아하는데 융합연구를 시키고, 우수연구원 제도로 경쟁을 시켜 일반 연구자들의 상심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윤혜온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장은 연구자를 향한 존경(Respect)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혜온 회장은 "Role&Responsibility(역할과 책임) 정립과 함께 연구자들이 사회적으로 Respect(존경) 받는 문화가 조성됐으면 한다"면서 "과학기술인이 정년이후에도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일자리혁신관은 "연구원 사기진작에는 복합 요소가 작용하며, 외부적 정책개선과 함께 내부 혁신도 중요하다"면서 "연구환경과 복지를 대학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논리가 부족하고, 정년 환원 문제도 신진연구자 일자리 확보 등과 연계해 사회적 담론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과학계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공주 대통령 과학기술보좌관은 "한국이 경제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과학기술인들의 노력이 있었다"면서 "정부가 공정경제, 혁신성장, 포용국가를 추진하는 가운데 연구자들을 존중하고, 자율성 확립을 통해 새로운 과학기술 혁신과 공공연구 생태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출연연은 공적 연구를 책임지는 기반으로 원천연구와 공공연구가 보다 활성화되도록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마음으로 집단의 지혜를 모아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기술과 융합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우수한 연구성과를 만든 연구자들과 통화하면 한가지 연구를 장기적으로 수행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면서 "과학기술정책의 주인공은 연구자가 돼야 하며, 연구자 사기가 저하되고 침체된 가운데 이를 끌어올릴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연구자들이 체감하는 사람중심의 과학기술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연구자들의 하고자 하는 꿈과 열망이 과학정책과 연결되는 소통의 자리를 더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패널토론 진행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패널토론 진행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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