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이후 교원 창업 30건, 학생 창업 82건
의료로봇 기업 '이지엔도서지컬'은 교수-학생 공동창업
신 총장 "기업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대학 연구개발 필요"

2014년 설립된 KAIST 창업원은 약 4년간 30건의 교원 창업과 82건의 학생 창업을 도우면서 기술 기반 창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2014년 설립된 KAIST 창업원은 약 4년간 30건의 교원 창업과 82건의 학생 창업을 도우면서 기술 기반 창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KAIST(총장 신성철)는 1971년 개교 이후 과학·산업 분야 핵심 인재들을 배출하며 국가대표 창업 산실로서 역할을 해왔다. 1980년대에는 메디슨·큐닉스·퓨처시스템이 창업했고, 네이버·넥슨·네오위즈가 1990년대 탄생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첨단 소재·바이오·나노·IoT(사물인터넷) 등 기술 집약적인 창업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KAIST는 2014년 4월 과학기술 기반의 체계적인 창업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KAIST 창업원'을 설립했다. 창업원 출범 이후 약 4년간 30건의 교원 창업과 82건의 학생 창업 기업이 탄생했다. KAIST가 배출한 기업 면면을 들여다보면 고부가가치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교수와 학생이 공동 창업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2월 권동수 기계공학과 교수는 8명의 제자와 함께 의료 로봇 기업인 '이지엔도서지컬'을 창업했다. 작년 식약처 발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수술 로봇 시장은 매년 13.2%의 성장세를 보여 2021년에는 약 9조 6400억원 규모의 유망한 시장이다. 이지엔도서지컬은 협업 시스템을 통해 유연 수술 도구 제작과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유연 내시경 수술 로봇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KAIST의 기술 기반 창업은 일반 창업보다 기업 생존율이 우수하다는 특징이 있다. KAIST의 66번째 교원 창업 기업인 이지엔도서지컬은 학교로부터 26건의 특허를 이전받았다. 이처럼 대학의 연구개발이 기업 비즈니스로 연계되면 기존에 없던 고부가가치 시장을 개척하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신성철 총장은 지난 17일 이지엔도서지컬의 창업식에 참석해 "19세기 대학의 사명은 교육이었고, 20세기엔 지식 창출로 기관으로서 역할을 해왔다"면서 "21세기에는 R&D를 비즈니스와 연결하는 R&BD를 통해 인류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개발이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R&BD의 필요성은 미국의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하버드대는 1945년 창업 과정을 대학에 개설하며 R&BD를 오래전부터 강조했다. 또 오바마 정부 당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 발굴 정책인 '스타트업 아메리카'와 기업 성장 정책 '스케일업 아메리카'를 추진하며 1550여만 개 일자리 창출과 막대한 경제 효과를 얻었다.

권동수 교수는 "대학이 연구실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이를 활성화할 경우 사업 기간 안에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해 낼 수 있다"며 "비즈니스에 연계할 수 있는 연구개발은 국내 유니콘 기업 수를 대폭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성철 총장은 대학의 연구개발 성과를 경제적 가치로 창출하는 '기술사업화 혁신'을 강조해왔으며 지난해 3월에는 '비전 2031'을 통해 구체적 혁신전략을 수립해 이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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