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소재 S유치원 원아 50명 손편지와 기부금 전달
벼룩시장, 장터 등 한 해 유치원 행사에서 모은 수익금
노래, 응원도···KAIST 학생들 답례로 5월 초 유치원 방문
대전 소재 S유치원은 2015년부터 매년 벼룩시장, 자연 미술제, 먹거리 장터 활동 등으로 얻은 수익금을 기부해왔다. S유치원은 기부하려는 기관에 대해 한 달 정도 공부하고 유치원생들이 직접 기부할 곳을 선택한다. 그동안 불우이웃 돕기 차원에서 기부가 이뤄졌지만, 지난해 어린이들은 KAIST를 꼽았다. 과학이 중요하다는 동심 하나 때문이었다.
S유치원 관계자는 "유치원에선 아이들에게 기부가 불우한 이웃을 돕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을 돕는 것도 기부라고 알려주고자 했다"며 "5~7세 원생들이 우리나라 과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KAIST에 기부해야 한다고 뜻을 모아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KAIST 학생들은 답례 차원으로 S유치원을 5월 초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해 어린이들은 KAIST를 찾아 기부금, 편지, 그림 등을 전달했고, KAIST 구성원들을 독려하기 위한 'KAIST만을 위한 노래'도 불렀다. 타임머신이 있는지, 태양 속을 볼 수 있는지, 인공심장을 만들 수 있는지, 로봇을 만들 때 기분은 어떤지 등 평소 과학적으로 궁금한 질문 15가지도 영상으로 만들어 전달했다.
기부 이후 과학자를 꿈꾸는 아이도 생겼단다. S유치원은 기부하려는 기관을 한 달가량 공부하고, 편지와 그림 등을 직접 만든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은 지적 호기심을 늘려가고 꿈을 만들어가고 있다.
S유치원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과학은 낯설지 않고 재밌어야 하는 영역"이라며 "특히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다. 과학은 먹거리 창출 분야이기 때문에 중요한 학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이들에게 나라도 사람과 같아서 강해야 한다는 말을 해준다"며 "아이들이 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과학의 중요성, 다양한 교육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AIST는 5월 초 답례 차원으로 S유치원을 찾는다. 구성원들이 아카펠라 합창 등을 통해 어린이들과 교감을 나눌 예정이다. 이번 교류는 유치원에서 능동·선제적인 움직임을 통해 만들어졌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조건을 넘어서는 '주체성'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도 던져주는 등 여러 의미를 시사한다.
S유치원 관계자는 "기부의 의미는 돈이 아니라 관심의 영역"이라며 "지역, 사회, 국가에 관심을 가져야 사회가 바뀔 수 있다. 작은 발걸음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아이들이 과학을 인지하고 기부한 점이 놀랍다. 금액을 떠나 과학계를 응원하고 있는 것"이라며 "어린 학생부터 온 국민이 과학계를 지지하는 만큼 과학계가 더 분발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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