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챔피언①] 전기전자 소재 전문기업 '삼동'
대덕에 기술연구소 설립, '차세대 초전도 선재' 개발 완료
GE·지멘스 등 세계적 기업들, 삼동 제품 으뜸으로 꼽아

소재 전문 중견기업 '삼동'은 코일 하나로 전 세계 시장에서 제품력을 인정받는다. 그 비결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질을 높여가며 고객이 요청하는 제품력을 갖췄다. 2014년 대덕테크노밸리에 기술연구소를 설립, 차세대 초전도 선재 개발도 완료하고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KBS에 소개된 삼동의 영상 일부.<사진=삼동 제공>
소재 전문 중견기업 '삼동'은 코일 하나로 전 세계 시장에서 제품력을 인정받는다. 그 비결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질을 높여가며 고객이 요청하는 제품력을 갖췄다. 2014년 대덕테크노밸리에 기술연구소를 설립, 차세대 초전도 선재 개발도 완료하고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KBS에 소개된 삼동의 영상 일부.<사진=삼동 제공>
미국 GE, 독일 지멘스, 포르투갈 에파섹 등 글로벌 전기전자 회사들이 코일 분야 세계 최고로 인정하는 소재 전문 중견기업 '삼동(대표 이이주)'. 전기를 보내고 받는 코일 하나로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전기는 인류 지속의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 발전기에서 만들어진 전기가 변압기를 거쳐 사용자에게 전달되는데 코일에 의해 전기의 질과 수명이 달라진다. 사람과 비교하면 심장에서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이 역할을 하듯이 코일이 전기를 보내고 받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만큼 코일의 성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삼동의 코일은 1994년 자체 개발한 무산소동을 사용해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 받는다. 무산소동의 비결은 네모난 구리를 녹이는 대형 용해로에 숯을 같이 넣어 산소를 제거했다. 무산소동으로 순도 99.99%의 황금빛 구리가 탄생한다.  

또 평각 구리선 수십가닥을 꼬아 하나의 코일 다발(CTC, 연속전위권선)로 만들어 전기의 수명과 안정성을 끌어 올렸다. 특히 태풍 등 악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전달하는 이동식 변압기에도 삼동의 코일을 쓰면서 변압기의 수명이 길어졌다. 이처럼 지속적인 R&D로 삼동은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 받는다.

삼동은 1977년 창업해 본사는 충북 음성, 공장은 문경에 위치해 있다. 해외 공장도 다수다. 세계 전력시장의 30%를 사용하는 미국은 전력회사들도 그만큼 많다. 삼동은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2007년 테네시, 2009년 오하이오, 2018년 폴란드 공장을 설립, 글로벌 시장도 넓혀가고 있다. 인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인 전기 에너지가 있는 곳이면 삼동이 함께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2015년 삼동은 대덕테크노밸리 내에 기술연구소(R&D센터)를 설립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는 차세대 초전도체 선재 개발을 위해 국가 R&D집적지인 대덕연구단지 인근에 R&D센터를 설립하고 연구개발에 집중토록 했다.

삼동 R&D센터는 아직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지만 그만큼 연구개발에 집중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삼동의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가고 있는 곳, R&D센터를 방문해 그들의 성장 비결을 들어 보았다. 

◆ "R&D는 기업 생존의 기본 요소, 과기 집적지 대덕에 기술연구소 설립"

전주흠 부사장은 삼동의 R&D센터를 이끌고 있다. 차세대 초전도체 선재 개발을 완료하고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사진=길애경 기자>
전주흠 부사장은 삼동의 R&D센터를 이끌고 있다. 차세대 초전도체 선재 개발을 완료하고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사진=길애경 기자>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지금과 다른 소재가 필요할 것입니다. 삼동은 그런 시기를 준비하기 위해 연구개발 집적지 인근에 R&D센터를 설립하고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초전도 선재 기술을 개발하고 양산까지 가능하도록 설비를 갖췄습니다."

삼동의 기술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전주흠 부사장은 "연구개발은 기업의 미래와 직결된다"며 R&D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덕테크노밸리 내에 위치한 삼동 R&D센터는 전주흠 부사장을 비롯해 전문 R&D 인력이 3년여의 노력끝에 차세대 초전도체 선재를 개발하고 양산까지 가능한 인프라도 구축한 상태다.

초전도 선재는 임계온도에서 전기 저항이 없어지는 초전도 현상을 이용하므로 전류 흐름이 높다. MRI나 핵융합 실험장치 등 초전도 기술이 요구되는 미래 기술 분야에서 더 많은 활용이 예상된다.

차세대 초전도 선재는 온도, 밀도, 자기장 등 각각의 기준을 갖췄을 때 가능하다. MRI에 사용되던 기존 저온 초전도 선재는 임계 온도가 낮아(9K) 고가의 액체 헬륨을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만큼 운전 비용이 높다. 고온 초전도 선재는 액체 헬륨을 사용하지 않지만 생산단가가 높아 상용화 시장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

삼동 R&D센터는 지난해 5월 한국원자력연구원, 강원대, 호주 울런공대와 공동연구로 초전도 임계온도(절대온도 39K = -234℃)가 높은 초전도물질 이붕화마그네슘(MgB₂)을 길이 1km급 초전도선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고가의 냉동매인 액체 헬륨을 사용하지 않고 냉동기만으로 초전도 상태를 만들 수 있어 저온과 고온 초전도 선재의 장점만 담은 차세대 초전도체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전주흠 부사장은 "초전도 선재는 특성이 균일해야 하는데 분말 형태인 이붕화마그네슘 원료는 경화 현상 등으로 긴 선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면서 "삼동은 다심 선재의 지름을 0.832mm로 가공해 1km전체 균일성과 우수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초전도 선재 기술은 미국이 가장 먼저 개발했다. 삼동의 R&D 전략은 미국의 기술을 분석, 다양한 조건을 통해 최대공약수를 만들어갔다.

최준혁 책임연구원은 "인력이 많지 않아 항상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논의하며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자연스럽게 논의하는 문화를 통해 큰 실패없이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 부사장은 "미국의 동종기업이 수십년 걸려 개발한 것을 후발 주자인 우리는 3년만에 개발을  완료하고 미국에 버금가는 특성을 확보했다"면서 "아직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았다. 우리는 7심, 19심, 37심 등 수요자의 요구에 맞는 생산도 가능하도록 기술을 갖추고 시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해외 시장 진출을 자신했다.

삼동 R&D센터의 연구 인력은 15명정도. 전주흠 부사장을 비롯해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수시로 논의하며 미국 기업이 20년 걸린 기술을 3년만에 이뤄냈다. 사진은 전주흠 부사장(왼쪽)과 최준혁 책임연구원(오른쪽)이 기술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길애경 기자>
삼동 R&D센터의 연구 인력은 15명정도. 전주흠 부사장을 비롯해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수시로 논의하며 미국 기업이 20년 걸린 기술을 3년만에 이뤄냈다. 사진은 전주흠 부사장(왼쪽)과 최준혁 책임연구원(오른쪽)이 기술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길애경 기자>
◆ "초전도 선재 미래 산업 분야 시장 주도할 것"

삼동이 초선도 선재를 미래 동력으로 선택한 것은 소재 전문 기업으로서 시장 흐름을 분석한 결과에서 시작됐다.

초전도 소재는 전기 저항이 없어 기존 구리 코일에 비해 50~100배의 전기 흐름이 높다. 그만큼 장치의 부피와 용량이 작아지고 공사비와 운영비도 적게 소요돼 경제성이 높다.

전 부사장은 "각국이 신재생에너지로 풍력발전을 꼽고 있지만 지금의 구리코일은 무겁고 크기가 커서 용량에 한계가 있어 유지가 쉽지 않다. 한번 고장나면 관리도 어렵다"면서 "초전도 소재는 가볍고 공사비, 운영비를 크게 줄일 수 있어 풍력에너지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술이 될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존 구리선으로 대체할 수 없는 산업, 과학, 의학, 바이오 분야, 초전도 에너지저장시스템(SMES), 가속기 등 거대과학, NASA 우주 수송기기 등 적용 분야가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삼동 R&D 센터는 초전도 선재 특성 측정 장비, 열처리 장비, 분말 공정 장비, 양산 장비, 분석 장비 등 인프라면에서도 양산 체제를 갖췄다.

현재 기존 시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초전도 선재 시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협력사인 미국의 GE, 독일 지멘스, 일본 도시바·후지·히타치·미쓰미시 등을 타깃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도 세계 시장 석권이 기대된다.

삼동이 개발한 차세대 초전도 선재들. 수요자의 요구에 맞는 공급이 가능토록 했다.<사진=삼동>
삼동이 개발한 차세대 초전도 선재들. 수요자의 요구에 맞는 공급이 가능토록 했다.<사진=삼동>
◆ "일관성 있는 중견기업 요건, 제도 등 필요"

삼동은 매출 규모 1조원, 인력 1000여명이 넘는 중견기업이다. 중소기업에 비해 기반이 탄탄하지만 중견기업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중견기업 요건과 지원정책이 바뀌면서 혼란을 겪기도 한다.

전 부사장에 의하면 정책 대부분이 중소기업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중견기업은 연구개발에 꼭 필요해도 과제에 지원 기회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특히 신소재와 신기술은 미래 동력을 새롭게 만드는 일로 중견기업도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는 "연구개발은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더 활발해 질 수 있는데 중견기업은 아예 참여조차 할 수 없는 조건으로 컨소시엄 기회가 없거나 매칭액이 너무 높아 지원하기 어렵다"면서 "중견기업은 한분야에 특화된 기업이 많아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이런 특성이 반영되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전 부사장은 "기업은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삼동은 최고의 사람이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철학으로 R&D에 집중해 왔다"면서 "삼동이 있는 곳에 에너지가 있다는 마인드로 세계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삼동은
본사는 충북 음성, 국내 공장은 문경, 기술연구소는 대전에 두고 있는 소재 전문 중견기업
1977년 전기전자용 코일 전문 기업으로 설립
1993년 초고압변압기용 CTC 코일 소재  개발로 전 세계 1위
2007년 테네시, 2009년 오하이오, 2012년 조지아 공장 설립
2011년 매출 1조원 돌파
2015년 대전기술연구소 대덕테크노밸리에 개소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MgB₂초전도 선재 개발 착수
2017년 초전도 선재 양산 장비 구축
2018년 1km 200A 이상 초전도선 국내 첫 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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