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철 충북대 교수팀 연구···재발 없는 항암제 개발 활용 기대 

기존 항암제가 해결하지 못한 암 재발 문제를 극복할 암 치료 원리가 제시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배석철 충북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가 자살을 결정하지 않고 생존을 이어가는 핵심 원리를 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한 번 암이 발병했던 환자는 항암치료를 통해 종양을 제거해도 다른 유전자가 변이되면서 항암제가 듣지 않는 암으로 재발한다. 

표적치료를 비롯해 과거보다 우수한 항암제가 개발됐지만 암 재발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기존 연구들에 의하면 암 재발은 암 억제 유전자인 'p53' 기능의 파괴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연구에서 이 유전자 기능이 복구되어도 이미 발병한 암은 치료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재발 과정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이 필요했다. 

이에 연구팀은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세포분열 과정에 주목했다. 세포가 생명을 지속하거나 사멸하도록 스스로 결정하는 절차인 'R-포인트(Restriction point)' 진행과정을 유전자 수준에서 규명해 암 재발을 막을 방법을 찾았다. 

특히 암세포에서 R-포인트가 붕괴되는 주요 원인이 'Runx3'이라는 유전자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암세포에 Runx3를 도입하면 암세포의 자살 결정과정을 원상 복구시킴으로써 암세포만 선별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다.

배석철 교수는 "R-포인트는 암세포 자살을 유도하므로, 이론적으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다른 암유전자의 2차적 활성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이 원리를 적용해 재발 없는 항암제 개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리더연구)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23일자로 게재됐다. 

알-포인트에서 세포분열과 세포사멸을 결정하는 분자적 기전.<자료=한국연구재단 제공>
알-포인트에서 세포분열과 세포사멸을 결정하는 분자적 기전.<자료=한국연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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