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구환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영상레이더체계실장
차세대소형위성 1호, 107kg에 9가지 임무 수행···모두 정상 운용
2호에는 'SAR' 탑재 예정···기상 상관없이 촬영 가능해 안보에도 기여 전망

신구환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영상레이더체계실장이 '차세대소형위성 1호' 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신구환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영상레이더체계실장이 '차세대소형위성 1호' 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200kg 넘는 위성을 100kg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위성체 구조물을 알루미늄에서 마그네슘으로 대체했습니다. 무게는 기존보다 38%를 감량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마그네슘은 폭발성이 있지 않습니까? 그걸 제어하는 과정이 정말 쉽지 않았어요."(웃음)

신구환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영상레이더체계실장은 지난 30일 '차세대소형위성 1호' 개발 과정을 돌아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의 웃음 속에는 2012년 4월부터 국내 50개 기업과 협력한 7년의 애환이 담겨 있었다. 신 실장은 "차세대 1호에는 과학 임무 2개, 기술 검증 7개를 위해 탑재체 9개가 실려 있다"며 "2012년 4월부터 국내 50개 기업과 협업해 만든 성과라 더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차세대소형위성 1호는 우주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표준화, 모듈화, 소형화된 107.106kg짜리 위성이다. 지난해 12월 3일 미국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스페이스 X의 '팰컨-9'을 통해 발사됐다. 당시 발사체에는 세계 각국 64개 위성이 담겼다. 차세대 1호는 80분 만에 교신됐다. 64개 중 가장 빠른 교신이었다.

지난해 12월 3일 미국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스페이스 X의 '팰컨-9'을 통해 발사됐다. 당시 발사체에는 세계 각국 64개 위성이 담겼다. 64개 중 가장 빠른 교신은 차세대 1호, 발사 후 80분만이었다. <사진=KAIST 인공위성연구소 제공>
지난해 12월 3일 미국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스페이스 X의 '팰컨-9'을 통해 발사됐다. 당시 발사체에는 세계 각국 64개 위성이 담겼다. 64개 중 가장 빠른 교신은 차세대 1호, 발사 후 80분만이었다. <사진=KAIST 인공위성연구소 제공>
신 실장은 관성항법 시스템(INU)이 정상 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관성항법 시스템은 심우주 탐사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관성항법 장치는 지상에서 활용되는 자율항법 시스템과 비슷한 원리다. 항공기의 속도, 자세, 위치, 진행 방향 등을 컴퓨터에 의해 계산해 운행하는 시스템으로 지상 관제소의 전파 도움 없이도 비행이 가능하다. 

차세대 1호에는 과학 임무 수행을 위한 2개의 탑재체와 우주핵심 기술 검증을 위한 7개의 탑재체가 담겨 있다. 우주 폭풍 연구를 위한 탑재체(ISSS·Instruments of the Study of Space Storms), 우주 별탄생 역사 규명을 위한 근적외선 영상분광기(NISS·Near infrared Imaging Spectrometer for Star formation history)가 과학 임무를 수행 중이다. 

7가지 기술 검증은 ▲3차원 적층형 대용량 메모리(3DMM) ▲위성용 S대역 디지털 송수신기(SDT) ▲우주용 반작용 휠(RWA) ▲우주급 광학형 자이로(FOG) ▲고속 데이터 처리장치(SDR 10) ▲표준형 위성 탑재컴퓨터 핵심모듈(OBC) ▲고속·고정밀 별추적기 기술(STR) 등이다. 신 실장은 "관성항법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는 것은 물론 독자 개발한 7가지 기술도 정상 운용 중"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1호 개발을 위해 연구진은 기존 방식을 탈피했다. 소형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신 실장은 "100kg 위성에 탑재체 9개를 넣기 위해 기존 방식을 탈피했다"면서 "알루미늄을 마그네슘으로 대체하고,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한 전선이 2만개가 넘었는데 그것을 PCB(Printed Circuit Board)로 대체하면서 무게를 대폭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 실장은 "차세대 1호는 작지만 상당히 많은 기능을 함축하고 있다"며 "전 세계 어디를 보더라도 100kg급 위성에 이렇게 많은 탑재체가 들어가지 않았다. 무게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우리 위성에 농축돼 있다"고 덧붙였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우주 폭풍 연구를 위한 탑재체(ISSS·Instruments of the Study of Space Storms), 우주 별탄생 역사 규명을 위한 근적외선 영상분광기(NISS·Near infrared Imaging Spectrometer for Star formation history), 3차원 적층형 대용량 메모리(3DMM), 고속 데이터 처리장치(SDR 10). <사진=김인한 기자>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우주 폭풍 연구를 위한 탑재체(ISSS·Instruments of the Study of Space Storms), 우주 별탄생 역사 규명을 위한 근적외선 영상분광기(NISS·Near infrared Imaging Spectrometer for Star formation history), 3차원 적층형 대용량 메모리(3DMM), 고속 데이터 처리장치(SDR 10). <사진=김인한 기자>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우주용 반작용 휠(RWA), 고속·고정밀 별추적기 기술(STR), 위성용 S대역 디지털 송수신기(SDT), 우주급 광학형 자이로(FOG). <사진=김인한 기자>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우주용 반작용 휠(RWA), 고속·고정밀 별추적기 기술(STR), 위성용 S대역 디지털 송수신기(SDT), 우주급 광학형 자이로(FOG). <사진=김인한 기자>
◆차세대소형위성 2호 'SAR' 미션 수행하고 국가 안보에 기여

차세대 1호는 2020년 11월까지 기술 검증과 과학 임무를 수행한다. 이어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2021년 우주로 향할 예정이다. 신 실장은 "차세대 2호 주 임무는 합성개구경레이더(SAR)"라며 "주파수를 활용하기 때문에 주·야간에 전천 후 촬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SAR(Synthetic Aperture Radar)은 비행기나 인공위성 등 탑재체 움직임으로 얻어지는 안테나 위치의 연속적 변화를 이용해 각 안테나 위치에서 얻어진 자료를 조합해 고해상 영상을 합성하는 방식이다. 공간 해상도가 안테나와 지상 간 거리나 파장과 관계없이 고해상도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SAR에 대한 기술 검증이 완료되면 국가 안보에도 큰 기여가 예상된다. 주·야간, 날씨 등과 상관없이 전천 후로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차세대 2호에는 SAR이외에도 부가적으로 인체에 미치는 방사선을 측정하는 계측기가 포함된다. 또 태양전지배열기, 상변화물질기(PCM), GPS 수신장치(GPSR), 고출력 증폭기(SSPA)가 들어가 기술 검증이 이뤄진다. 

신 실장은 "소장님을 중심으로 달, 화성, 소행성 탐사를 위한 위성 기술과 관성항법 시스템으로 '출력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심우주 탐사를 위해 국내 기업, 산·학·연과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차세대 1호 개발을 위해 ▲쎄트렉아이 ▲AP우주항공 ▲져스텍(JUSTEK) ▲파이버프로 등 국내기업 50곳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 차세대 소형위성 1호 추진 일지






2009년 이후 - 기획연구
2012년 4월 - 사업 착수(과학 탑재체 2개, 기술 검증 대상 7개 선정)
2012년 12월 - SRR(System Requirement Review) 
2013년 6월 - SDR(System Design Review) 
2014년 9월 - PDR(Preliminary Design Review)
2015년 9월 - CDR(Critical Design Review)
2018년 4월 - PSR(Preliminary Shipment Review)
2018년 10월 - 선적 및 발사 캠페인
발사 직전 - LRR(Launch Readiness Review) 
2018년 12월 - 발사 및 교신 성공
2019년 3월 - 초기운용 완료
2019년 4월 - 정상운용 확인
2020년 11월 - 임무 완료

차세대소형위성이 목표 궤도 안착과 교신에 성공하기까지는 수많은 검증 과정이 필요했다. 2009년 기획 연구를 시작으로 2012년 4월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후 위성에 들어갈 과학 탑재체 2개, 기술 검증 대상 7개를 선정하고, 이듬해부터 예비 설계, 상세 설계, 최종 설계, FM(Flight Model)을 만들었다. 현재 2가지 과학 임무와 7가지 기술 검증을 지속하고 있는 차세대소형위성 1호는 2020년 11월 임무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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