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의 강력한 빛에 의해 우주 먼지가 쪼개지는 원리 발견

천문연 연구진이 초신성 폭발할 때 또는 무겁고 젊은 별에서 나오는 강한 빛에 의해 우주 먼지가 쪼개질 수 있다는 새로운 원리를 발견했다.

우주 전체에 존재하는 우주 먼지는 죽어가는 별에서 생겨 새로운 별의 탄생을 유발하고 지구와 같은 행성을 형성하는 기본 재료가 된다. 이런 우주 먼지를 연구하면 별의 탄생이나 소멸 과정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우주 먼지는 별과 행성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별의 마지막 단계에서 항성풍을 유발한다. 이산화탄소, 물, 유기 분자도 우주 먼지 표면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천문학자들이 풀지 못한 비밀 중 하나는 초신성, 킬로노바, 무겁고 밝은 별, 블랙홀 강착원반 근처 등 강력한 광원 주변에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먼지 알갱이가 이보다 훨씬 큰 수백 나노미터 크기 알갱이에 비해 많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연구에 따르면, Ia형 초신성의 초기 단계 관측으로 강한 광원 근처에 놓인 우주 먼지는 그 빛의 압력을 받아 마치 바람개비가 회전하듯이 초당 10억 바퀴에 이를 정도까지 빠르게 회전한다. 이어 회전에 의한 원심력이 먼지의 최대 인장강도보다 더 세지면 먼지가 부서지게 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을 '복사 회전에 의한 먼지 파괴(Radiative Torque Disruption)'라 명명했다. 이 메커니즘을 초신성이나 킬로노바, 무겁고 젊은 별 주변에 존재하는 먼지에 적용하면 다양한 천문 현상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다. 

중력파 검출로 널리 알려진 킬로노바나 우주의 가속 팽창을 입증하는데 활용된 초신성에서 나오는 강력한 빛에 의해 그 주변의 먼지가 부서져서 작은 먼지가 된다. 연구진은 먼지가 부서지는 영역이 킬로노바나 초신성 주변 반경 수 광년 정도의 범위에서 생기는 것을 밝혔다. 

반면, 밝고 무거운 별이 천여 개 모여 있는 별 탄생 영역에서는 먼지가 부서지는 영역이 반경 수십 광년 범위로 형성되는 것도 알아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티엠 황(Thiem Hoang) 천문연 박사는 "우리 연구는 먼지가 강한 광원 근처에 위치한다면 작게 쪼개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새로운 메커니즘을 통해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우주의 많은 퍼즐들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연구에 참여한 안상현 박사와 이혜승 박사는 "작은 먼지는 짧은 파장의 빛을 더 잘 흡수하고 산란해 그 양과 내부 분포가 초신성이나 최초 은하의 밝기에 영향을 준다"며 "우리 연구는 초신성을 이용해 우주의 크기와 나이를 측정할 때나 우주 최초의 은하와 다양한 천체 연구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지난 6일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강한 광원에서 나오는 빛에 의해 주변 먼지들의 회전 속도가 증가하고, 초당 10억 바퀴에 이르는 빠른 회전 속도까지 늘어나게 된다.<자료=한국천문연구원 제공>
강한 광원에서 나오는 빛에 의해 주변 먼지들의 회전 속도가 증가하고, 초당 10억 바퀴에 이르는 빠른 회전 속도까지 늘어나게 된다.<자료=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