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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원전 1호기 체르노빌 닮은 꼴? "가능성 전혀 없다"

김용희·박문규·박윤원·정용훈·주한규 박사 온라인 토론회
"정확한 원자력 지식 전달해야 한다는 공감대 형성되며 진행"
지난 10일 한빛원전 1호기(이하 한빛 1호기)에서 제어봉 제어능력을 시험하는 도중 열출력 제한치를 초과했지만 뒤늦게 수동정지하면서 원자력 불신 등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원자력계 전문가들이 SNS에 단체방을 만들고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에는 김용희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박문규 세종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박윤원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장(전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 정용훈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주한규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이름순) 등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한빛 1호기의 운영상 문제는 조사 후 확인되고 조치가 필요하겠지만 일부 반핵단체 등에서 주장하는 '원자로가 폭주해 1986년 발생한 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이어 질수 있었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 원자력 지식을 정확히 알려야겠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지며 온라인 토론회를 갖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한빛원전1호기 방식의 가압경수로형 원자로의 내부.<사진=대덕넷 DB>한빛원전1호기 방식의 가압경수로형 원자로의 내부.<사진=대덕넷 DB>

우선 원자력 발전 원리는 무거운 원자인 우라늄235가 중성자를 흡수하면 원자핵이 둘로 나뉘면서 시작된다. 이어 중성자가 우라늄을 다시 때리면 큰 열과 함께 이전보다 많은 수의 중성자가 만들어지며 연쇄반응이 일어나기 좋은 조건이 된다. 이를 통해 원자력 발전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연쇄반응이 급격하게 증가하면 핵폭발을 발생시키는데 원자력발전은 연쇄반응을 조절하기 위해 감속재를 사용한다. 중성자 감속재로는 주로 물과 고체 흑연이 사용된다. 한빛 1호 원전을 비롯해 전 세계 원전의 75%정도가 경수(물)을 사용하고 20%는 흑연(체르노빌 원전), 5%는 중수(연구용 원자로)를 사용한다. 

한빛 1호기는 물을 감속재로 사용하는 가압경수로형(PWR) 원자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가압경수로형 원자로는 설계 특성상 출력이 상승하면 음의 반응도를 유지하려는 부반응도(negative reactivity) 시스템이 작동하게 된다.  또 원자로는 다섯 번의 방호벽을 갖추고 있다. 핵연료, 연료 피복관, 원자로 압력 용기, 원자로 격납용기, 원자로 자체 건물순으로 방호가 가능하다. 특히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규모 7.0~8.0에도 견디도록 지어졌다. 즉, 체르노빌 원전이나 후쿠시마 원전과는 다른 구조로 한빛 1호기를 체르노빌 원전으로 비유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의미다.

다음은 원자력계 전문가들의 SNS 단톡방 토론 내용이다.
 
박윤원(이하 박2): 이미 알고계신 것처럼 한빛 1호기에서 지난 10일에 중요한 사건 이 하나 발생했습니다. 세부 내용에 대해 우선 공유가 필요할 텐데 모두 알 고 계시지요? 원자로 영출력에서 반응도를 높이면서 출력을 올리다가 제어봉 편차가 발생했는데 일반적으로는 편차가 확인되면 제어봉을 내리고 다시 올리는데 이번에는 이를 반대로 행하다가 급기야 출력이 급히 상승하고 1차측 온도 또 증기발생기 수위까지 상승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오늘 같이 논의하고 싶은 것은 제반 절차 및 운전원실수 등에 대한 것은 원안위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이에 따르면 되겠지만 일부 언론과 반핵단체에서 이번 사건을 원자로가 폭주하여 체르노빌 사고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바로 잡는 게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점입니다.

주한규(이하 주): 제가 파악한 바로는 계측팀원이 제어봉 편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어봉 인출을 독자적으로 과감하게 했다는 겁니다. 이게 정비 중에 제어봉 편차 확인을 하기 위한 관행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정용훈(이하 정): 편차는 뽑아서 할 수도, 넣어서 할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편차 보정은 뽑거나 넣어서 하는 것이니 그 자체로는 문제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박문규(이하 박1): 한수원이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은 지적받아야 합니다. 일반대중에게 제어시스템과 보호시스템에 관한 정보를 주는 기사가 없네요. 당시 상황에서 인적오류가 발생해도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25% 출력에서 원자로가 정지되도록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폭주는 불가능하지요.

박2 : 우선 지금까지 가압경수로형(PWR) 원자로에서는 특성상 체르노빌 유형의 사고는 도저히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이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음의 반응도 계수가 PWR은 모든 출력 레벨에서 강하게 작동하므로 출력폭주는 없고 노심이 가열되어 기포가 발생하면 원자로는 자동정지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박2 :  PWR의 원자로심 설계특성상 출력이 상승하면 자연스레 부반응도가 들어가게 되어 있는 걸로 아는데.

: 그 특성은 안전계통을 바이패스 해도 유지되는 것이니 전기가 과열 되어 퓨즈가 끊어지는 것 보다 더 확실한 것 아닌가요? 그런데 출력 폭주가 가능할 수 있을까요? 보호계통이 무력화되어버렸다면요.

박1 : 저출력에서는 제어봉이 삽입되어 있는 상태가 가장 제한적입니다. 줄 수 있는 부반응도가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상황은 제어봉 대부분 인출 상태였으니 오히려 부반응도를 줄 여유가 있었던 것이지요.

박2 : 만약에 25%를 넘어섰는데 트립이 안걸리면 어찌될까요?

: 물론 핵연료 온도계수는 항상 음이라 연료온도가 충분히 올라가면 출력이 자체적으로 감소합니다. 물론 그 안에 출력 상승률 제한 혹은 출력치 상한에 걸려 트립이 되겠지요.

: 트립이 안될 수가 없지만 가상적으로 트립이 안된다면 출력폭주는 가능한가요? 대규모 비등이 발생하면 원자로는 그냥 죽게 되어있지 않나요.

박1 : 트립신호는 한 가지가 아니라 다양합니다. 어딘가 걸리지요.

박2 : 결국, 25% 트립은 과도한 그리고 급격한 출력증가를 막기 위한 장치 이겠지만 이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다해도 출력폭주는 안되는 것이고, 운전원은 실수했지만 출력폭주가 가능하지는 않은게 PWR이라고 이해하는게 맞겠 네요.

: 한빛 1호기에서는 제어봉 조작자가 제어봉 과다 인출이 출력 급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아주 기본적인 원자로 상식에 무지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번과 같은 영출력 원자로 물리 시험 중에는 소위 감속재 온도계수가 작아져 제어봉 인출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했습니다. 음의 값을 갖는 감속재 온도계수는 원자로 냉각재 온도가 증가하면 자동적으로 원자로의 반응성이 떨어지게 하는 원자로 고유의 안전 특성 중의 하나이지만, 영출력 원자로 물리 시험 중에는 붕산 농도가 높아져 감속재 온도계수가 작아지므로 원자로가 임계상태를 과도하게 초과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사실은 원자력 전공자들에게는 상식입니다. 이런 기본 지식조차 제어봉 조작자가 몰랐다는 것은 한수원이 종사자들이 충분한 안전 지식을 갖추도록 교육과 훈련을 하는 데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인적인 문제에도 보조급수펌프 같은 원전의 안전 장치들은 설계된 대로 잘 작동하여 원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이는 원전이 사람의 실수와 오판에 대비하여 여러 겹의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기 때 문인데, 혹자는 이 사건이 체르노빌 사고처럼 출력폭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고 호도하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이번 경우에는 원자로 출력 상승을 인지한 운전원이 곧바로 제어봉을 삽입해 출력을 영으로 떨어뜨렸지만 그렇지 못했더라도 출력 상승률 제한치 혹은 25%인 출력 상한치에 도달하게 되 면 원자로는 자동정지되며, 만약에 자동정지가 안되더라도 PWR 원자로의 또 다른 고유 안전성 특성인 핵연료 온도 부반응도 효과가 작용해 출력폭주는 원천적으로 발생할 수 없습니다. 이번 사건을 선동의 기회로 삼아 다시금 국민에게 막연한 원전 공포를 조장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박1 : 이번 상황은 폭주가 가능할 정도의 반응도가 주입된 상황이 아니라 는 것이 기본 전제는 되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발생가능한 우려는 "저출력 에서 출력상승률이 높아서 핵연료 손상 방지를 위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정도가 최대치라 생각합니다.

: 출력 급상승은 있을 수 있으나 폭주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 보이드 계수는 어떤가요? 핵연료 손상을 막으려고 25% 트립이 있죠? 그리고 5% 요건이 있구요. 이번 상황에서 손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봐야하는 지도 이슈입니다. 제어봉이건 정지봉이건 아무것도 안 들어가는 최악의 상황이라도 핵연료 온도가 올라가면 부반응도, 물이 끓으면 부반응도 들어가 서 원자로는 결국 정지될 수 밖에 없다는게 사실겠지요.

박1 : 노심내 현상은 그렇게 되고, 특히 2차측에서 열이 지속적으로 제거되면 아무일 안일어나지요. 우선 연료교체 후 저출력에서 출력증발률은 많이 제한됩니다. 이유는 연료가 아직 경험해 보지 않은 선출력밀도에 천천히 진입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것을 당연히 지키지 못했어요. 원자로 정지 설정치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도록 즉, 고장만 해결되면 재가동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사전에 정지시키는 것이지요. 그 요건은 출력상승률을 제한하는 것인데 보수적인 출력분포 제한치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시간당 3%의 제한 요건이 있는데 이 요건은 안전성 요건이 아닙니다. 연료공급자가 제시한 범위 밖에서 운전하다가 손상이 발생하면 운영자 책임이라는 공급자 보증사항 입니다.

: 매우 낮은 출력에서 감속재 온도계수가 약한 양의 값을 가질 수 있지만 출력이 증가하면서 분명하게 음으로 변하여 음의 핵연료계수가 함께 작용하여 심지어 상당한 양반응도가 들어가고 안전장치가 전혀 작동하지 않아도 출력폭주는 불가합니다. 극단적으로 출력결손에 해당하는 양반응도를 순간적으로 넣더라도 출력이 순간 전출력 가까이 가지만 전출력 근처에서 안정화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 냉각재가 비등하면 더 빨리 출력 증가가 멈추게 됩니다. 다만 핵연료 자체는 손상이 일어날 수는 있습니다. 해당 실험에서 냉각재 유량이 정상적이었다면 출력은 빠르게 삽입하는 반응도 만큼에서 안정화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양의 반응도가 들어가도 출력이 매우 빠르게 증가하지만 다시 빠르게 적정 출력수준으로 감소하여 안정화됩니다. 물론 이는 증기발생기가 적절히 열을 제거한다는 가정하에 성립합니다. 만약 열이 2차로 잘 전달되지 않으면 냉각재 온도가 더 빠르게 증가하여 출력증가가 더 빨리 멈춥니다. 반대로 생성된 열이 정상적으로 2차로 빠진다면 원자로 출력은 적절한 선에서 빠르게 정상화됩니다. 결론적으로 아무런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아도 폭주는 물리적으로 절대적으로 불가능입니다.

박1 : 모든 안전성관련 제한은 결국 트립설정치에 들어있는 데 이번에는 트립도 안되었다니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이 확실합니다. 25%는 저출력 운전에서 급격한 출력상승을 막기 위해 설정한 것이고 이를 넘어간 이후에 는 해제됩니다. 저출력에서 양의 값을 허락하기 위해 많은 확인 계산을 합니 다. 운전원이 실수하거나 제어시스템이 오작동해도 보호시스템이 정지시킨다 는 것이 핵심이 되어야합니다. 저는 심층방어(defense-in-depth) 개념을 충분 히 설명하고 - 체르노빌과 같은 폭주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며 - 매우 보수적으로 설정된 원자로보호시스템도 작동하기 전에 상황이 종료 되어 안전성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사례이나, - 한수원이 엄격하게 지켜야 할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면 그 것은 매우 반 성해야 할 문제라고 정리하고 싶습니다.

박2 : 미국의 원자로에 대한 법규인 10CFR App. A에는 원자로의 안전설계 기준이 있습니다. 이중 11번째의 기준이 모든 원자로는 고유의 안전성능을 가지도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PWR은 모두 이 요건에 따라 설 계되므로 원자로 특성상 절대로 출력폭주는 발생할 수 없다, 의도적으로 제어봉을 인출하여 양의 반응도를 삽입한다고 하더라도 곧 냉각수 온도가 올라가면서 다시 고유의 특성에 따라 평형을 이루기 때문에 출력폭주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하면 맞겠지요. 그리고 원자로 고유안전성에 대해서는 문 제가 없음을 확인했고 단지 사람의 문제, 즉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 자격 없는 자가 조작을 했다는 것, 규정위반에도 원자로를 정지시키지 않고 한동 안 영출력상태에서 유지한 것 등등에 대해서 추후 조사에 의해 확인되어야 하고 재발이 되지 않는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보면 되겠네요.

: 5% 수동정지를 안해도 25% 자동정지에서 걸리게 되고, 이게 작동하 지 않는다 해도 다른 보호계통에 의한 정지가 이루어지며, 이 또한 작동이 안된다고 할 때에도 고유의 안전특성에 의한(부반응도) 정지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건 예외 없이 작동하니 원자로정지(혹은 적정 출력 유지)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이렇게 이야기해도 되는거죠.

박1 : 부가해서 고장/실수가 발생해도 선제적으로 원자로 안전성을 담보하 기 위한 정지설정치는 매우 보수적이고 민감하게 설정되어 있으므로 이번과 같이 자동 정지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립 니다. 언론은 대부분 제어봉이 인출된 상황에서 더 뽑다가 문제가 되었다고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는데 저출력에서는 제어봉 완전삽입 상태가 가장 부 반응도를 추가로 삽입하기 어려운 제한적 상황이 됩니다. 제어봉이 다 인출된 상태면 원자로를 더욱 신속하게 정지시킬 수 있습니다. 참고로 독일은 출력증변화률을 ~5%/min 운전으로 하고 있는게 일상입니다. (시간당이 아니라 분당에 주목!)  풍력발전과 원자력을 연동시켜 놓아서 빠른 출력변동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가 3%/hr로 하는 것은 원전이 기저부하용이라서 빠른 출력변화가 필요없었기 때문입니다. 독일과 한빛1호기 연료는 성능차이 도 없습니다.

박2 : 모두 제주도 학회에 계시니, 오늘 논의는 제가 간단히 정리해서 다시 올리겠습니다. 바쁘신데 감사합니다.
정리= 길애경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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