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장에 반응···줄기세포 유실량 최소화하면서 원하는 위치로
"알츠하이머 등 중추신경계 치료 효율 높일 것으로 기대"

줄기세포를 인체 조직과 장기에 전달하는 로봇이 개발됐다.

DGIST(총장 국양)는 최홍수 로봇공학전공 교수팀이 국제 공동 연구팀과 함께 줄기세포 이송·이식용 '스케폴드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줄기세포 치료는 자신의 줄기세포를 추출해 다른 조직에 주입하거나 타인의 줄기세포를 이식받는 방법이다. 우리 몸의 줄기세포는 체내 결함이 생긴 조직을 치료하는데, 줄기세포가 생기지 않거나 양이 부족할 경우 이 치료법이 사용된다.

기존 줄기세포 치료는 치료가 필요한 부위에 직접 줄기세포를 주입한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이용하면 유실되는 줄기세포가 많고 뇌 심부 등 접근이 어렵고 위험한 곳을 치료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연구팀이 만든 구형(Spherical)과 나선형(Helical) 스케폴드 마이크로로봇은 자기장에 반응해 사용자가 원하는 위치로 약물과 세포를 이동한다. 최홍수 교수는 "마이크로로봇을 이용하면 무절개 또는 최소 침습 방식으로 시술을 진행할 수 있어, 감염의 위험을 낮추고 환자의 회복 시간을 단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스케폴드 마이크로로봇. 왼쪽이 구형(Spherical), 오른쪽이 나선형(Helical). <사진=DGIST 제공>
스케폴드 마이크로로봇. 왼쪽이 구형(Spherical), 오른쪽이 나선형(Helical). <사진=DGIST 제공>
연구팀은 마이크로로봇에서 해마신경줄기세포를 배양, 이를 성상교세포·희소돌기신경교·뉴런 등 특정 세포로 분화했다. 이 세포들을 탑재한 마이크로로봇은 체내 생리학적 환경을 모사한 세포배양 시스템인 '바디온어칩(Body-on-a-Chip)'에서 세포를 표적에 전달·이식했다.

마이크로로봇은 동물 체내에서도 작동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로봇을 쥐의 뇌 내부 내경동맥에 주입해 전대뇌동맥과 중간대뇌동맥으로 전달했다. 마이크로로봇에서 배양한 '사람 코의 하비갑개 유래 줄기세포'를 누드마우스 체내에 이송하는 데도 성공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외부 자기장을 이용한 무선제어방식을 통해 체내에서 세포 유실량을 최소화하면서 줄기세포를 빠르고 정밀하게 이송할 수 있는 것"이라며 "기존 줄기세포 치료 방법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알츠하이머와 같은 중추신경계 질병의 치료 효율과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에는 DGIST-ETH 마이크로로봇 연구센터 김진영 선임연구원, 뇌‧인지과학전공 유성운 교수팀, 문제일 교수팀, 서울성모병원 김성원 교수팀, 스위스취리히연방공대(ETH) 브래들리 넬슨(Bradley J. Nelson) 교수팀이 협업했다.

연구 결과는 로봇연구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 5월 30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Magnetically actuated microrobots as a platform for stem cell transplantation'이다.

마이크로로봇에서 해마신경줄기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한 후 성상교세포, 희소돌기신경교, 뉴런으로 선택적 분화한 결과. <사진=DGIST 제공>
마이크로로봇에서 해마신경줄기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한 후 성상교세포, 희소돌기신경교, 뉴런으로 선택적 분화한 결과. <사진=DGIST 제공>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