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나트륨 이온 전지에 흑연 대신 황화구리 사용
최대 저장 용량 흑연보다 17% 높아

KAIST(총장 신성철)는 육종민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음극재 '황화구리(CuS)'의 나트륨 저장 원리를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음극재는 이차전지를 충전할 때 이온을 음극에서 받아들이는 소재다. 최근 리튬 이온 전지의 대체재로 떠오른 나트륨 이온 전지는 적합한 음극재가 없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알려졌다. 

리튬 이온 전지의 음극재로 주로 쓰이는 흑연은 나트륨 이온 전지에 쓰기에 무리가 있다. 흑연 층 사이에 리튬 이온들이 삽입·저장되는데 나트륨 이온이 들어가기에 흑연의 층간 거리가 좁기 때문이다. 
낮은 저장 용량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환 또는 합금 반응을 거치는 물질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반응을 이용하면 음극 재료의 부피가 팽창하고 결정구조가 급격히 변하면서 성능이 빠르게 저하된다.
연구팀은 전환 반응을 거치는 황화구리를 사용해도 나트륨 전지의 저장 용량이 회복되고 안정적으로 충·방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 이 원리를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다. 
일반적인 전환 반응의 경우 음극 소재의 결정구조가 완전히 달라지고 부피가 팽창해 열화를 유발한다. 연구팀은 황화구리에 나트륨이 저장되면서 결정구조가 유동적으로 변하고 유사 정합 경계면이 형성됨을 확인했다. 
유사 정합 경계면은 두 상 또는 두 결정립 사이에서 격자의 합이 잘 맞는 경계면을 말한다. 연구팀은 유사 정합 경계면이 입자의 분쇄를 막아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 입자의 크기나 형상에 관계없이 황화구리의 나트륨 저장 성능은 높았다. 특별한 최적화를 거치지 않은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황화구리 입자의 최대 저장 용량은 기존 흑연의 이론 용량 대비 약 17% 높은 436mAh/g이다. 또한, 충·방전을 2천 번 넘게 해도 저장 용량의 93% 이상이 유지됐다. 
육 교수는 "저장 용량이 큰 소재가 충·방전이 반복될 때 생기는 열화를 방지할 수 있는 핵심 원리를 규명했다"며 "황화구리는 지구상에 풍부한 구리와 황으로 이뤄져 있어 나트륨 전지의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s) 6월호 표지논문에 선정됐다. 논문명은 'Pulverization-tolerance and capacity recovery of copper sulfide for high performance sodium storage'다.

황화구리 내 나트륨이 저장되면서 나타나는 유사 정합 경계(Semi-coherent interface). <사진=KAIST 제공>
황화구리 내 나트륨이 저장되면서 나타나는 유사 정합 경계(Semi-coherent interface). <사진=KAIST 제공>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