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주 KAIST 교수팀, 입·출력 딜레이 보정 기술 개발
"기존 보상방식과는 달리 플레이어의 게임 진행에 영향 無"

KAIST(총장 신성철)는 문화기술대학원 이병주 교수와 핀란드 알토대학교(Aalto Univ) 공동연구팀이 게임의 지연 현상인 레이턴시를 없애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발표했다.

'랙(lag)'이라고 불리는 레이턴시(latency)는 장치, 네트워크, 프로세싱 등에서 발생하는 딜레이 현상이다. 사용자가 명령을 입력하고 모니터 등의 장치에서 가시적 출력이 일어나기까지의 딜레이를 'end-to-end latency'라고 하는데, 실시간성을 중시하는 게임에서 레이턴시는 플레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레이턴시가 존재하는 환경에서도 없는 환경(zero-latency)에서의 플레이 실력을 보이도록 하는 '레이턴시 보정 기술'을 개발했다. 이러한 보정 기술은 다양한 타겟 선택 게임에 적용할 수 있으며 플레이어에게 간섭하지 않는 기술로 확장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주어진 시간 내에 버튼을 눌러 움직이는 타겟을 맞추는 게임을 적용대상으로 했다. 플레이어가 슈팅 게임에서 움직이는 타겟을 보고 정확히 발사했음에도 빗나가는 등 레이턴시는 게임환경에서 큰 문제로 여겨졌다. 이에 일반적으로 250ms(1000분의 1초) 이하의 네트워크 딜레이가 있는 환경에서는 플레이어가 화면에서 본 내용을 토대로 한 입력을 우선시한다는 'Favoring the shooter' 규칙을 적용해왔다. 이러한 규칙은 부자연스러운 경험을 제공해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문제로 야기됐다.

연구팀은 레이턴시가 움직이는 타겟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고 새로운 보정 기술이 효과가 있음을 검증했다. 지난 2018년 이병주 교수는 움직이는 타겟을 선택하는 과업에서의 성공 확률을 예측하는 수학적 모델을 발표했다. 이에 레이턴시가 플레이어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해 기존 모델을 확장, 이후 새로 개발한 모델을 활용해 플래피버드(FlappyBird) 게임의 레이턴시를 보정했다. 레이턴시가 없는 경우와 특정 크기만큼 있을 때 플레이어의 실력을 예측하고, 레이턴시가 없을 때의 성공률에 도달하기 위한 장애물을 적절히 조정했다. 그 결과 플레이어들은 레이턴시가 있는 게임과 없는 게임에서 동일한 성공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게임 속 장애물 등의 크기를 변형해 레이턴시를 없애는 등 후속 연구를 통한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병주 교수는 "이번 기술은 기존의 랙 보상 방법과는 달리 플레이어의 게임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장점을 가졌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5월 4일에 열린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 최고권위 국제 학술대회인 'CHI 2019(The ACM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에서 발표됐으며, 게임 입력장치 설계 최적화를 통해 프로게이머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 지원사업 및 KAIST 자체 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병주 교수팀은 게임의 겉보기 형태를 변화시켜 레이턴시가 있는 환경에서도 플레이어가 실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KAIST 제공>
이병주 교수팀은 게임의 겉보기 형태를 변화시켜 레이턴시가 있는 환경에서도 플레이어가 실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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