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자기장과 나란히 돌아도 주위에 가스·먼지 원반 만들어
"태양계 등 행성계의 기원 밝히는 데 중요"

국내 연구진이 지금까지 알려진 아기별의 형성 과정을 뒤집는 관측 결과를 발표했다.
지구로부터 약 1000광년 떨어진 페르세우스 분자운에 속해 있는 초기 아기별 L1448 IRS 2. NASA 스피처 적외선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모습으로 사선 방향의 쌍극분출류를 잘 볼 수 있다. <출처=Tobin et al. 2007>
지구로부터 약 1000광년 떨어진 페르세우스 분자운에 속해 있는 초기 아기별 L1448 IRS 2. NASA 스피처 적외선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모습으로 사선 방향의 쌍극분출류를 잘 볼 수 있다. <출처=Tobin et al. 2007>
한국천문연구원은 권우진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페르세우스 분자운에 속한 아기별(protostar) 'L1448 IRS 2'를 관측, 자기장 속에서도 아기별 주위에 가스와 먼지로 이뤄진 원반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별은 가스와 플라즈마 분자로 구성된 '분자운' 속에서 중력으로 인해 급격하게 수축하면서 탄생한다. 아기별은 각운동량보존 법칙에 따라 빠르게 회전하는데 이때 유입되는 물질이 아기별 주위에 원반을 만든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아기별 주위에 있는 자기장이 아기별 구조체(protostellar system)의 회전축과 나란하거나 크기가 세면 원반이 형성되기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다.

아기별 L1448 IRS 2도 마찬가지였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이 별과 자기장의 회전축은 나란하기 때문에 중심에 원반이 생길 확률이 낮다. 

권 박사팀의 결과는 달랐다. 연구팀이 선행 연구보다 10배 높은 100 AU 해상도로 관측한 결과, L1448 IRS 2 중심부 자기장이 회전축에 수직 방향으로 변해 있음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는 강한 자기장 속에서도 초기 아기별 주위에 원반이 형성되면서 자기장이 변했다고 해석된다.

초기 아기별 구조체 L1448 IRS 2의 전파 관측 결과. 좌측은 카르마(CARMA) 전파간섭계로 관측한 기존 연구 결과, 우측은 ALMA 전파간섭계 관측 결과다. 초록색 짧은 선은 자기장의 방향을 나타낸다. 자기장의 방향은 중심에서 쌍극분출류(적색, 청색)와 수직 방향으로 급변하고 있다. <그림=천문연 제공>
초기 아기별 구조체 L1448 IRS 2의 전파 관측 결과. 좌측은 카르마(CARMA) 전파간섭계로 관측한 기존 연구 결과, 우측은 ALMA 전파간섭계 관측 결과다. 초록색 짧은 선은 자기장의 방향을 나타낸다. 자기장의 방향은 중심에서 쌍극분출류(적색, 청색)와 수직 방향으로 급변하고 있다. <그림=천문연 제공>
연구팀은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해발고도 약 5000m에 있는 'ALMA(알마)'로 이 현상을 관측했다. 알마는 전파망원경 66대로 구성된 세계 최대 전파간섭계다. 동아시아·북미·유럽연합 컨소시엄·칠레가 알마를 운영하며,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권우진 박사는 "자기장이 아기별의 원반 형성과 진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것은 태양계 등 행성계의 기원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앞으로 아기별로 유입되는 물질과 자기장이 서로 미치는 영향 등을 자세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The Astrophysical Journal'에 지난 1일 게재됐다. 논문명은 'Highly Ordered and Pinched Magnetic Fields in the Class 0 Protobinary System L1448 IRS 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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