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탈선 시 차량 좌우로 제어해 궤도이탈 막는 '일탈방호시설'
현장조립 방식으로 빠르게 설치, 20종 성능시험 통해 안정성 검증

열차 탈선 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철도선로 안전시설 기술'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원장 나희승)은 10일 철도안전시설 성능시험장에서 철도교량의 일탈방지시설을 공개하고 탈선된 열차의 방호성능시험 공개시연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국토교통부, 철도 유관기관, 철도 전문가 등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철도차량 일탈방호시설은 탈선된 열차가 궤도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궤도 안에 설치하는 안전 시설물로 국내 고속철도의 교량 환경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제작됐다.

콘크리트 궤도 중앙에 설치된 시설은 열차가 탈선했을 때 차량을 좌우로 제어해 열차의 궤도이탈을 막는다. 열차가 반대편 선로나 인접 시설물을 침범하거나 추락하는 것을 방지해 대형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일탈방호시설은 철도교량 콘크리트 층 길이에 맞춰 사전제작된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패널을 다양한 길이로 구성해 급속시공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며 탈선한 열차바퀴와 일탈방호시설의 성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단면형상과 철근배치 등을 고려해 제작됐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적용해 열차가 운행하지 않는 시간에 하루 20m 이상의 시설물을 빠르고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다.

시설은 진주시에 위치한 철도안전시설성능시험장에 100m 길이로 시험시공돼 구조성능, 충돌방호, 재료, 신호 인터페이스 등 20종의 성능시험을 거쳐 안정성을 검증받았다.

고속열차의 탈선사고는 타 이동수단보다 발생빈도가 낮지만 발생 시에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해 시속 200km 이상의 고속철도 교량에는 안전 방호벽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설계하중 및 설치 위치, 규격 등이 체계화되지 않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연구진은 국내 고속철도 노선의 약 36%에 해당하는 227km의 교량구간에 일탈방호시설 설치를 목표로 한다. 해외시설과는 달리 현장조립시공이 가능하고 가격이 40% 이하로 저렴해 1km당 6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기술은 철도연과 한국철도시설공단, 임남형 충남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임남형 충남대 교수는 "철도차량 일탈방호시설의 성능평가 기법과 방호시설 기술을 선보일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며 "철도교통의 안정성 제고를 위한 선제적 사진 및 사후 대응기술 개발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나희승 철도연 원장은 "철도교통의 안전을 강화한 첨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국내 상용화 및 해외 진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일탈방호시설 설치 전·후 효과 개념도. <사진=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제공>
일탈방호시설 설치 전·후 효과 개념도. <사진=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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