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기술자문단, 8일부터 본격 자문 시작···애로기술부터 전략까지 상담
최성율 단장 "실질적으로 기업 도울 방안 찾겠다"

"일주일만에 약 20여개 기업에서 공식 자문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전국의 소재·부품·장비 관련 중소·중견·대기업이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국가 산업계의 어려움에 대한 역할과 책임감을 갖고, 교수진과 협력해 대응방안을 찾아나가고 있습니다."

최성율 KAIST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장(KAIST 공과대학 부학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자문단의 운영 현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대덕의 출연연, 대학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분주해지고 있다. 그 가운데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의 원천기술 개발 지원을 위해 지난 5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KAIST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이하 기술자문단)에 기업들의 호응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술자문단이 지난 8일 첫 자문을 개시한 이래 20여개 기업의 의뢰가 들어온 상황이다. 단기적인 기술개발 의뢰부터 중장기 전략 마련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자문단의 지속 운영을 위한 재정적·제도적 정비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 KAIST 교수 100여명 참여···기업 만나며 자문 본격화

일본이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대상 국가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자 최성율 단장을 비롯해 KAIST 주요 보직 교수들은 KAIST에도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신성철 총장을 비롯해 주요 보직교수들이 참석한 비상간부회의에서 이같은 공감대가 형성됐고, 기술자문단 설치가 확정됐다. 이는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대학, 출연연과 비교해도 가장 빠른 대응이다. 

기술자문단이 일본 수출 규제의 영향을 받는 1194개 품목 중 159개 소재·부품 관련 품목과 연관된 기업의 애로기술 개발지원과 자문을 수행하도록 자문단장 1명, 기술분과장 5명, 명예교수와 현직교수 등 100여명의 자문위원이 참여했다. 

최 단장은 공대 부학장을 역임하며 국내 산업계와 교류하던 상황에서 현상황의 심각성과 KAIST가 역할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단장직을 자처했다. 교수들의 마음가짐도 확고했다. 과학기술인으로서 국가에 대한 마음가짐을 갖고, 참여가 이어졌다.  

기술자문단이 운영되며, 기술자문 전담접수처로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기업과의 미팅이 이어지고 소통도 이뤄지고 있다. 최 교수는 "일 규제로 피해받는 기업들의 시급한 단기 자문을 중점적으로 할 계획"이라면서 "기업 미팅을 통해 현상황을 파악하고, 기업 요청사항에 맞게 자문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논의에 따라 KAIST 산학협력단을 비롯한 기존 기구와의 연계와 중장기적 전략마련 기능도 추가될 전망이다. 가령 한 중견기업은 전략 소재 개발시 중장기적 대응을 위한 자문을 의뢰해오기도 했다. 현재 단기적인 애로기술 지원을 확대해 장기적인 전략 설정에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단장은 대덕에도 우수한 자원들이 모여 있는 만큼 실질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되는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단장은 "출연연에도 많은 자원이 있는데 이를 같이 모아 대응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면서 "실질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기술자문단은 온라인·이메일·전화로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 운영위원회도 2주에 1번 오프라인상에서 가동된다. 저녁 식사 시간을 활용해 학내 교직원 식당에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조직이 긴급하게 설치됨에 따라 현실적 걸림돌이 적지만은 않다. 재정적·제도적 정비를 추진하며 지원범위와 대상도 확대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구가 지속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도 요구되고 있다. 최 단장은 앞으로 기구가 제대로 역할을 하도록 응원과 격려를 당부했다. 

"많은 관심도 좋지만 기업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지켜봐주셨으면 합니다. 현실적 어려움이 있겠지만 함께 논의하며 산업계가 좀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앞으로 국가 전략기술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고,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한편, KAIST로부터 기술자문을 희망하는 중견·중소기업은 기술자문 전담접수처인 042-350-6119로 문의하거나 이메일(smbrnd@kaist.ac.kr)로 신청하면 된다. 

최성율 KAIST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장(KAIST 공과대학 부학장).<사진=강민구 기자>
최성율 KAIST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장(KAIST 공과대학 부학장).<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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