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연, 러시아 화물열차와 호환할 수 있는 연결기 개발
"국제기준 부합"···국경 지역서 화물 옮겨 싣는 비효율 개선

남북 철도를 잇고 대륙으로 뻗어 나가려는 '21세기 철도 실크로드' 계획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원장 나희승)은 한국,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 국가 간 화물철도 운영을 위해 '동북아 공동화차 가변연결기'를 개발해 운행 시험을 마쳤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가별로 화물 열차가 달라 국경 지역에서 화물을 옮겨 싣는 비(非)효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러시아 철도는 차량과 차량을 연결하는 연결기, 제동 장치, 궤도의 간격이 서로 다르다. 한국은 미국, 중국, 북한 등과 같은 형태인 AAR 연결기를 사용하는 반면 러시아는 CA-3 연결기를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서유럽과 상호호환이 가능한 연결기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지만, 동북아 국가는 아직 화물철도 가변연결기가 적용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 등 동북아 지역 국경에서는 환적이 불가피해 비용과 시간이 크게 소요돼 왔다.

철도연에서 개발한 가변연결기는 국제기준과 러시아에서 요구하는 내한성을 충족했다. 영하 50도 혹한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기술이다. 또 러시아는 70~140칸을 연결하는 장대화물열차를 활용해 가변연결기 강도가 높은 편이다. 철도연은 국내에서 운행 중인 25칸 화물열차 연결기의 강도를 강화해 50칸 이상에서도 견딜 수 있는 가변연결기를 설계했다. 고성능 가변연결기를 위해 몰리브덴(Mo), 바나듐(V), 니켈(Ni) 등의 비율을 조정했고, 기계적·화학적 성질을 만족하는 공용재질을 개발, 적용했다.

문형석 박사는 "가변연결기는 한국, 러시아, 북한, 중국 등 동북아 국가 간 화물철도 상호운영을 위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면서 "이번 시험을 통해 국제기준을 만족하는 성능과 재질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나희승 원장은 "개발된 가변연결기는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현에 필요한 철도 상호운영성을 높이는 핵심기술"이라며 "향후 동북아 공동화차의 안전성과 완성도를 강화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신한반도체제에 기여하도록 기술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동북아 공동화차 가변연결기 기술개발은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지원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한국,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 국가 간 화물철도 운영을 위해 '동북아 공동화차 가변연결기'를 개발했다. <사진=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한국,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 국가 간 화물철도 운영을 위해 '동북아 공동화차 가변연결기'를 개발했다. <사진=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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