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영국 Leicester 대학교·원자력연구소와 협약기술 확보 기간 단축, 국제표준 수립 기대

한국과 영국 연구진이 미래 우주탐사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원자력전지' 개발에 나선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영국 Leicester 대학교, 영국 원자력연구소와 '우주탐사용 원자력 전원공급시스템 연구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주요 협력 내용은 우주 원자력전지 시스템·우주용 장치 연구, 우주용 원자력전지의 인허가 관련 국제표준 수립 등이다.

원자력전지는 방사성동위원소의 붕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시스템이다. 변환 방식에 따라 열전(Thermoelectric), 베타볼테익(Betavoltaic), 스털링(Stirling), 압전(Piezoelectric) 전지로 나뉜다. 원자력전지는 태양·바람 등 외부 동력원이 없는 상태나 극저온·고온 등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우주용 원자력전지는 방사성동위원소의 붕괴열을 열전소자를 통해 전기로 변환시키는 동위원소 열전발전기다. 그러나 배터리의 중량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고 수명이 짧아 우주탐사에 적용하기 어렵다. 또한 태양전지의 수명이 무한하지만 전력 생산량이 적어 대형 탐사선의 주에너지원으로 적합하지 않다.

현재 우주용 원자력전지를 제작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뿐이다. 후발주자인 한국과 영국은 교차시험과 기술교류를 통해 우주용 원자력전지의 완성도를 높이고 국제표준을 수립할 계획이다. 
 

 

원자력연이 개발 중인 원자력전지 외관(왼쪽)과 내부 구조도. <자료=원자력연 제공>
원자력연이 개발 중인 원자력전지 외관(왼쪽)과 내부 구조도. <자료=원자력연 제공>
원자력전지에 활용하는 방사성동위원소는 플루토늄(Pu-238)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수입에 의존해야 하고 수급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유럽우주국은 대체재로 아메리슘(Am-241)을 주목하고 있다.

Am-241은 사용후핵연료에서 저렴하게 얻을 수 있고 반감기가 432년으로 Pu-238보다 5배 길어 장기 심우주 탐사에 적합하다. 영국 원자력연구소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Am-241 열원을 제조하는 공정을 개발했고 이를 한국에 공급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우주선 사고 시 동위원소 열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Leicester 대학과 원자력연구원은 각각 카본 복합재를 이용한 보호모듈을 설계해 시제품을 만들었다. 원자력연은 공력가열 모사를 위한 플라즈마 풍동시험 기술에서, Leicester 대학은 내충격시험 관련 기술에 앞서 있어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열전소자 설계·제조기술, 우주선 발사진동에 의한 내진설계 기술, 열제어구조체 설계기술 분야 협력으로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광재 중성자동위원소응용연구부 책임연구원은 "우주 탐사용 원자력전지는 선진국의 전략 기술로써 기술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 협약에서 우리나라 우주용 원자력전지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됐다"며 "영국과 연구협력을 통해 원자력전지 핵심 기술 확보 기간을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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