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소재는 형태 변화로 자극 감지
한양대 연구팀, 세포 '이온' 변화 체계 적용

피부 세포와 유사한 방식으로 자극을 느끼는 전자피부 소재가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는 김도환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팀이 피부의 촉각세포를 모방한 전자피부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인공장기나 로봇의 피부는 사람의 피부와 달리 미세한 자극을 구분하지 못하고 자극을 느끼는 범위도 좁다. 

기존에 개발된 전자피부는 전기적인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계적 자극이 가해지면 소재 모양이 변하면서 전류도 변한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촉각세포의 이온전달 작동법을 활용했다. 촉각세포는 막으로 쌓여 있는데 세포가 자극을 받으면 막 밖에 있던 이온들이 안으로 들어오면서 전위 차이가 생긴다. 피부는 이온의 변화를 통해 자극을 인지한다.

연구팀은 피부처럼 유연한 고분자 소재와 생체 이온을 대체할 이온성 액체로 구성된 고체 전해질을 제조했다. 여기에 인공 세포막을 더해 '이온트로닉 소재'를 만들었다.

전해질에는 실리콘 입자도 들어가는데 이 입자는 전해질 내 이온과 결합한다. 이온트로닉 소재에 자극이 가해지면 이 결합이 끊어지면서 이온의 농도와 이동도가 높아진다. 이온트로닉 소재로 만든 전자피부는 넓은 압력범위(0~140kPa)에서 작용하며 기존 소재보다 30배 이상 민감하다.

연구팀은 전자피부 소재를 응용한 하드웨어도 제작했다. 손으로 누르는 힘의 차이로 동력장치를 제어하는 웨어러블 실감형 컨트롤러다. 이 장치는 굴곡이 있는 신체 부위에 부착되어도 작동한다. 1mV의 낮은 전압에서도 자극을 인지해 적은 전력으로 장시간 움직일 수도 있다.

김도환 교수는 "생체 촉각세포의 이온전달체계를 매우 비슷하게 모사해 촉각 기능을 극대화한 신개념 전자피부 기술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디스플레이용 실감형 터치스크린, 피부부착형 건강 진단 패치 등 차세대 소프트 기기에서 활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9월 5일(한국시간)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초고감도 이온트로닉 전자피부의 활용. 초고감도 이온트로닉 전자피부를 무선통신기술과 결합한 드론 컨트롤러(a)와 드론 컨트롤러의 무선통신 및 신호처리 과정(b). 압력에 따라 드론의 방향과 가속도를 제어하는 밴드형 이온트로닉 전자피부(c)와 압력세기에 따른 드론의 RPM 변화(d). <자료=과기부 제공>
초고감도 이온트로닉 전자피부의 활용. 초고감도 이온트로닉 전자피부를 무선통신기술과 결합한 드론 컨트롤러(a)와 드론 컨트롤러의 무선통신 및 신호처리 과정(b). 압력에 따라 드론의 방향과 가속도를 제어하는 밴드형 이온트로닉 전자피부(c)와 압력세기에 따른 드론의 RPM 변화(d). <자료=과기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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