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창용 대전광역시 과학산업국장
대덕연구단지 중심으로 '보스턴 카피' 목표

바이오헬스케어산업 발전에 있어 바이오 클러스터는 기본 요건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로는 크게 오송과 판교, 송도 그리고 대덕이 꼽힌다. 

대덕 지역은 1973년 대덕연구단지가 출범하며 2005년 연구개발특구로 지정, 국내의 대표적인 연구개발 중심지역으로 성장해왔으며, 대덕연구개발특구의 특화 분야 중 하나로 연구개발 및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산업이 성장·발전하고 있다.

특히 2000년 전후로 LG생명과학연구원 등 연구소 출신 연구자들의 벤처창업 붐이 일며 설립된 민간기업 주도의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약 20여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15개 기업이 코스닥에, 5개 기업이 코넥스에 상장했고 미국 FDA 승인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투자자본 유치도 이뤄지고 있다. 2018년 기준 전국 벤처캐피탈 투자규모는 8,417억원, 이 중 대전의 바이오기업이 2,444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바이오테크 투자의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과연 바이오 클러스터로서 대덕의 매력은 무엇인지, 또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은 무엇인지, 문창용 대전광역시 과학산업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대덕연구단지의 '테크 푸시'가 이어진다

문창용 국장은 수월성 높은 연구를 강조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전광역시의 바이오산업 지원 정책 및 체계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사진=이원희 기자>
문창용 국장은 수월성 높은 연구를 강조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전광역시의 바이오산업 지원 정책 및 체계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사진=이원희 기자>
"대덕의 가장 큰 강점은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기업연구소, 연구개발 기반기업 등이 밀도 높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양한 자원들을 연결한 수월성 높은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력한 경쟁력입니다."

문창용 국장은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을 '테크 푸시'라고 표현했다. 긴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은 수월성 높은 연구가 필수다. 이때 각 분야별, 단계별로 요구되는 핵심 원천기술 확보가 유리하다.

이는 바이오벤처 창업으로도 이어졌다. 문 국장은 "최근 5년 지역별 바이오중소벤처기업 설립건수에서 대전이 2위를 기록할 만큼 높은 수준의 창업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신약후보물질, 진단기기 등 기술 중심 특화기업이 창업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주도의 네트워크도 대덕만의 특징이다.  문 국장은 "LG생명과학연구원을 비롯한 연구원 창업의 성공사례가 있었기에 후발주자들에게 이어질 수 있었다"며 "또한 바이오헬스케어협회 등 자체적인 네트워크 구성과 협력이 있었기에 지역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 지속가능한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역의  R&D 역량, 전문인력, 인프라, 자금투자, 지원사업, 네트워크, 법제도 등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구성요소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건강한 토양 조성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분석하고, 부족한 부분은 정책으로 반영해 실행하는 것이 지자체의 정책영역입니다."

문 국장은 바이오산업 발전에 있어 기술, 창업, 성장이 선순환되는 지속가능한 생태계 육성관점에서 지자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전광역시의 지원 정책도 체계를 갖추고 있다. 

먼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 기반 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대전광역시는 유전자의약, VR 기술 의료기기, ICT 융복합 체외진단기기 등 3개 분야에 대해 ▲스마트 유전자의약 기반기술 구축 ▲유전자분석시스템 구축 ▲모듈형 나노바이오칩 플랫폼 구축 ▲바이오상용기술 고도화플랫폼 구축 ▲스마트헬스케어 VR기반 구축 ▲ICT 융복합 체외진단기기 고도화 사업 등 6개 사업에 총 741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연구기관과 병원, 기업을 잇는 협력기반 구축을 통한 연계사업도 운영된다.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 지원센터 운영지원 사업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 사업이 각각 2022년, 2021년까지 73억원, 61억원을 지원한다. 병원현장의 아이디어와 수요를 바탕으로 연구기관 및 기업의 R&D와 상품화로 연결되는 구조다.

이외에도 기업의 혁신 원천기술 개발과 기술적 난제 해결을 위한 R&D 지원 정책 및 시제품 제작, 마케팅, 뉴스레터 발간 등의 수요 맞춤형 지원 정책도 각각 운영 중이다.

문 국장은 "규제가 다소 해소되었지만 아직 제품개발이나 해외 시장 진출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라며 "바이오산업 전담팀을 확대구축하고 각 문제점을 파악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보스턴(Boston) Copy'···한국형 Lab Central 발걸음 뗀다

보스턴 클러스터를 비롯해 주요 글로벌 바이오클러스터의 현황을 비교분석해 대덕만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사진=이원희 기자>
보스턴 클러스터를 비롯해 주요 글로벌 바이오클러스터의 현황을 비교분석해 대덕만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사진=이원희 기자>
"보스턴은 전세계 바이오 클러스터의 대표이자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의 대표 지역 바이오 클러스터들 역시 보스턴을 닮고자 시도하고 있지만, 대전이야말로 최적화된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대덕이 지향하는 바이오 클러스터로서의 모습을 묻자 확고한 답이 돌아왔다. "보스턴 카피(Boston Copy)". 전세계 최대이자 최고의 바이오 클러스터인 보스턴이 대덕이 나아가고자 하는 목표다.

물론 무조건적인 카피가 아니다. 문 국장은 "보스턴과 대덕이 갖고 있는 특성이 유사하기에 가장 잘 따라갈 수 있다"며 "대덕에 최적화된 형태로 적용해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로 거듭날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대전시는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 성공요소와 함께 지역 현황을 비교분석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10년 내외 미래전망과 예측을 통해 대전의 혁신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대전형 바이오산업 글로벌 혁신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가 꼽은 보스턴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다. 이를 가능하게 만든 것이 바로 '랩 센트럴(Lab Central)'이다. 랩 센트럴은 최신 바이오 실험 장비를 갖춘 세계적 스타트업 보육센터로 바이오벤처 육성을 담당하고 있다. 입주기업은 실험 장비 활용은 물론 벤처캐피탈 및 글로벌제약사와의 연결, 벤처 간 협업, 임상병원과의 연계 등 네트워크 활동이 가능하다.

문 국장은 "현재 대전 테크노파크 바이오벤처타운이 창업 및 보육을 지원하고, 공간과 장비를 제공하고 있지만 지속적 수요를 모두 대응하기에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추가적으로 구성원 간 매개 플랫폼이 될 수 있는 대덕 버전의 랩 센트럴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 확대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현재 20여 개 기업이 입주 예정인 신동·둔곡지구에 이어 대동·금탄 지역에도 바이오 특화단지를 조성해 부족한 생산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다.

문 국장은 "지속가능한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국내 바이오벤처 예비창업자부터 글로벌 제약사까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며 "지역과 국가의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바이오헬스케어의 기술과 제품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바이오산업 육성의지를 강조했다.

※ 본 시리즈는 대덕넷과 대전테크노파크 BIO융합센터가 함께 마련했으며, 대전 BIO융합센터 매거진(VOL.1)에 실렸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