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19일 워크숍 열고 '미래 ICT 보안 위협 대비'
"현재 인터넷 보안, 양자컴퓨터 도입되면 붕괴될 위협"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지난 19일 '양자 보안 워크숍'을 개최하고 양자 보안 관련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했다. 왼쪽부터 최두호 ETRI 미래암호공학연구실 실장, 매이어 오닐(Maire O neil) 퀸즈대 교수. <사진=김인한 기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지난 19일 '양자 보안 워크숍'을 개최하고 양자 보안 관련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했다. 왼쪽부터 최두호 ETRI 미래암호공학연구실 실장, 매이어 오닐(Maire O neil) 퀸즈대 교수. <사진=김인한 기자>
미래 정보통신기술 보안 강화를 도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지난 19일 '양자 보안 워크숍'을 개최하고 양자 보안 관련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했다. 이날 최두호 미래암호공학연구실 실장은 "양자 컴퓨터가 나오면 현재 범용 되고 있는 공개키 암호 시스템(RSA)은 순식간에 붕괴될 위협에 처한다"면서 "양자 저항성이 있는 새로운 암호 체계와 알고리즘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에 따라 작동되는 미래형 첨단 컴퓨터다. 양자역학의 특징을 살려 병렬처리가 가능해지면 기존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현재 쓰이고 있는 인터넷 'HTTPS', 전자 서명, 공인 인증서 등 공개키 암호로 구성된 문제를 단숨에 풀 수 있다. 최 실장은 "쉽게 예를 들면 컴퓨터가 2의 n승 번에 할 일을 양자컴퓨터는 n번에 한다"고 지적했다. 통상 공개키 암호를 풀기 위해선 n에 천만이 넘는 숫자가 들어가곤 한다.

현재까지 정보통신기술 분야 보안은 RSA로 구성돼 있다. 범용 사례로는 인터넷 'HTTPS', 전자 서명, 공인 인증서 등이 있다. 현재까지 해당 암호들은 기존 컴퓨팅 파워로 풀 수 없는 정도지만,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 현재 근간을 이루는 RSA 시스템이 붕괴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ETRI는 미래 보안 위협을 사전에 대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양자컴퓨터 개발 완료 전 안전한 내성 암호를 개발하고 암호의 위험성을 미리 연구해 표준화를 이루는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미국 국립기술표준원(NIST)은 양자 보안 기술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또 구글, IBM, 인텔 등 굴지의 대기업도 양자컴퓨터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매이어 오닐(Maire O neil) 퀸즈대 교수는 "양자컴퓨터는 현재 컴퓨터의 속도를 기하급수적(exponential)으로 높여준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고전적 보안 기술에 양자 보안이 활용되면 독특한 보안 방법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ETRI와 영국 퀸즈대학 간 국제 협력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김명준 원장은 "양자컴퓨터에 의한 암호 무력화라는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자리"라며 "이번 워크숍을 통해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 미국 NIST, 영국 퀸즈대 등 관련 기관들의 연구 협력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프리 가스톤(Godfrey Gaston) 영국 퀸즈대 정보보안센터 CSIT 센터장도 "ETRI와 지난 10년 동안 양자 보안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올 수 있어 영광"이라며 "향후에도 혁신적인 협력 연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ET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 컴퓨팅 환경에 대비한 계산 복잡도 기반 암호 안전성 검증 기술개발 사업'의 전문 연구실로 선정돼 양자 컴퓨팅 환경 속 암호의 양자 보안성 정도를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ETRI는 해당 사업을 통해 양자 알고리즘을 돌려 양자 컴퓨터와 똑같은 환경을 만들고 암호 보안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지난 19일 '양자 보안 워크숍'을 개최하고 양자 보안 관련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지난 19일 '양자 보안 워크숍'을 개최하고 양자 보안 관련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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