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웅 경북대 교수 "2개, 4개, 6개까지 선택적 탄소화합물 생성한다"
Korea CCS 2020사업 지원, 인공광합성 광촉매 원천소재 개발
"광촉매 한계 넘어···햇빛으로 탄소화합물 만든다"

박현웅 경북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인공광합성 광촉매 원천소재를 개발했다. <사진 = 홍성택 기자>
박현웅 경북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인공광합성 광촉매 원천소재를 개발했다. <사진 = 홍성택 기자>
"이번에 개발한 광촉매 원천소재는 부수적인 장치 없이도 높은 효율로 이산화탄소로부터 부가가치물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자신합니다."
 
박현웅 경북대 에너지공학부 교수가 인공광합성연구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산화탄소를 다중탄소 지방족산(aliphatic acid)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고효율 인공광합성 광촉매 원천소재를 개발했다.
 
전기장치나 태양전지 등을 보조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는 인공광합성 기술은 10%를 넘는 고효율인 반면, 광촉매 효율은 1%대에 머물고 있다. 지속시간 또한 수시간에서 길어야 하루정도에 불과하다.
 
박 교수팀이 개발한 광촉매는 부수적인 장치 없이 구리-철 산화물 광촉매만으로 10%대의 에너지 효율을 자랑한다. 같은 효율로 4~6개월까지 지속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기존 연구에서처럼 탄소 2개로 구성된 화합물이 아닌, 2개, 4개, 6개까지의 탄소화합물을 생산할 수 있다.
 
박현웅 교수는 "이번 광촉매는 또한 구리와 철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값싼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면서 "높은 효율이 오래 지속되고 여러 탄소화합물을 선택적으로 만들며 무엇보다 소재가 싸기때문에 세계 어느 연구 수준보다도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지난 13일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 에너지레터(ACS Energy Letters)'의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특허 등록을 마치고 현재 미국특허 등록 심사중에 있다.
 
◆ 우연한 기회로 최고의 성과 도출…"실험으로 우연 증명한다"

박현웅 교수의 모습. <사진 = 홍성택 기자>
박현웅 교수의 모습. <사진 = 홍성택 기자>
그가 광촉매 연구를 시작했을 즈음, 연구팀 소속 학생의 실수(?)로 당시 연구 결과보다 100배 높은 효율을 가진 성과를 냈었다.
 
박 교수는 "한 학생 연구원이 아르곤(Ar)대신 Air(공기)로 논문을 잘못읽어 공기 중에 광촉매를 가열했는데, 기존대비 100배 높은 결과를 얻었다"라면서 "지난 몇년간은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근거에 대한 연구와 여러 추가 실험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연구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과 그것을 증명하는 논문을 쓰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엉뚱한(?) 실험 덕분에 좋은 결과를 도출했지만,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부수적인 실험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
 
박 교수는 "문제는 동일한 레시피와 동일한 장비로 실험을 하더라도 사람마다 나오는 효율이 달랐다는 것에 있었다"면서 "이는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있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실험을 진행했다. 동시에 효율을 더 높이기 위해 광촉매의 변형을 시도했다. 그 결과, 기존 연구에서 나온 탄소 2개 화합물 이외에도 탄소 4개, 6개의 화합물까지도 나오는 성과를 냈다.
 
박 교수는 "2개, 4개, 6개 등 분리된 탄소화합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드는데 이번 연구처럼 선택적으로 탄소화합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결과다"면서 "이 결과 역시 이미 1년 전에 나온 성과이지만 증명을 하기위한 연구 논문을 내기위해 여러 추가실험이 필요했었다"고 말했다.
 
◆ 평생연구주제는 평생의 반려자…"상용화는 일차 목표, 더 많은 사실 밝혀낼 것"
 
"연구자가 평생의 연구주제를 하나 정했다는 것은 평생의 반려자를 찾은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어요."
 
그에게 있어 광촉매 개발연구는 연구자라면 누구나 바라는 '평생연구주제'다. 시대와 시의에 따라 연구주제가 바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생연구주제는 그만큼 특별하다.
 
우연히 발견한 성과이지만 아직 밝혀낼 사실이 많기에 박 교수는 광촉매 연구에 대한 흥미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박 교수는 "아직까지도 광촉매 연구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많은 사실들이 있다"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현상들이 나오고 그 특징들이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세계적 수준의 성과를 냈지만 상용화까지는 아직 몇 년의 시간을 바라보고 있기에 일차적 목표는 당연 대용량 합성을 통한 상용화다.
 
박 교수는 "향후 5년안에 이산화탄소 자원화 공정개발을 위한 핵심소재 기술과 대량화 기술 전략을 확보를 일차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개발된 광촉매를 통해 최근 일본 수출규제 물질인 감광액 제조에 필요한 폴리케톤, 방향족 화합물 등을 오로지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KCRC(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처리연구개발센터·센터장 박상도) 'Korea CCS 2020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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