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자원연 제4기연구팀, 퇴적층과 엘니뇨 연구로 예측
연안 퇴적물로 9000년 동안 집중호우 기록 복원

(A)동아시아 지역 및 주요 태풍경로, 엘니뇨 빈도가 높은 시기에 태풍이 북상해 한국, 일본에 더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 (B)~(D) 남해 고흥만 내 시추공 위치.<사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A)동아시아 지역 및 주요 태풍경로, 엘니뇨 빈도가 높은 시기에 태풍이 북상해 한국, 일본에 더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 (B)~(D) 남해 고흥만 내 시추공 위치.<사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가을 문턱에 연달아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고 있다. 링링, 타파에 이어 제18호 태풍 미탁이 2일 한반도를 지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는 1959년 이후 60년만에 가장 많은 태풍이 발생하는 추세다.

국내 연구진이 연안지질 퇴적층과 엘니뇨 연구로 한반도에 빈번한 태풍이 발생하는 원인을 밝히는데 성공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복철)은 국토지질연구본부 제4기지질연구팀이 참여한  홀로세(1만1700년전부터) 동안의 연안 환경 변화와 엘니뇨에 기인한 동아시아 수문 변동성 연구로 과거 한반도 9000년 동안의 집중 호우 패턴을 분석하고 예측결과를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현재 기상데이터에 의하면 과거 태풍 정보는 100년을 넘지 못한다. 자연현상으로 발생하는 태풍 등과 관련된 집중호우의 미래 변동 예측은 퇴적물 속에 기록된 과거 자연 변동성 연구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지질 기록체를 활용한 한반도 아열대화 규명 연구: 중기 홀로세 기후-지질생태계 특성 평가 주요 연구 사업' 일환으로 지난 2016년 남해 고흥 연안지역에서 현장연구를 시작했다. 이어 약 10m 퇴적물 속에 포함돼 있는 과거 9000년 동안의 집중 호우 기록을 복원했다.

그 결과 남해안 집중호우 변동 양상은 한반도와 일본에 태풍이 많이 찾아올 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과거 엘니뇨 발생 빈도가 높은 시기에 남해지역 집중호우 빈도와 강도가 증가했다. 이를 통해 한반도의 집중호우 현상이 전 지구적 대기-해양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집중호우 빈도는 약 1550년, 780년, 140년 주기를 보였다. 현재는 1550년과 780년 주기의 정점에 해당된다. 때문에 태풍 영향으로 남해지역과 일본에 집중호우가 많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주기분석 결과, 약 1550, 780, 140, 120, 105년의 주기가 포함되어 있음으로 나타났다.<사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주기분석 결과, 약 1550, 780, 140, 120, 105년의 주기가 포함되어 있음으로 나타났다.<사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미래 1000년 예측 모델링으로 남해 지역 집중호우 빈도와 강도는 향후 300~400년 동안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기후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자연 감소도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이번 논문은 다중 환경 지시자를 활용해 과거 연안환경과 수문변화를 추적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이 있다. 특히 고흥지역에서 복원된 고해상도 집중호우 기록은 남해와 일본 서부연안을 대표하는 광역 대풍-수문변동 지시자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과거 약 1만년 동안 연안 환경 변화를 복원하기 위해 퇴적물에 포함된 황을 대상으로 동위원소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과거 9000년전에 해수가 현재 고흥만에 유입되기 시작, 이후 조간대-조하대-조간대 환경으로 바뀜을 확인했다.

또 과거 9000년 동안 나타난 엘니뇨 발생 빈도 변화와 고흥만의 육성기원 원소비값 변화 사이의 유사성을 발견, 고흥만에서 발생하는 집중호우가 엘니뇨 빈도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고흥만에서 집중호우 빈도가 증가한 시기는 과거 일본 서부 연안에 태풍으로 인한 범람 퇴적층이 쌓인 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향후 다른 지역 연구를 통해 단기간 변동성 예측(50~100년 주기)을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논문 제1저자인 임재수 박사는 "연안지역의 퇴적물은 당시에 비가 얼마나 집중적으로 내렸는지에 따라서 강으로 유입되는 육성기원 입자 크기, 구성물질 등의 특성이 달라지므로 집중호우와 관련된 수문-기후변화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 하천-연안 지역에서의 지속적인 퇴적층 연구를 통해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후변화 예측 모델링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연구팀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복철 원장은 "앞으로도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밀접한 지질자원분야의 맞춤형 정보 제공을 위하여 연구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의 성과는 지난달 15일 제4기지질연구분야 전문지인 'Quaternary Science Review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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