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현병환 대전대학교 교수

최근 글로벌 컨설팅 시장에 큰 장이 섰다. 아시아 시장에서만 2017년 470억 달러에서 2019년 539억 달러의 컨설팅 시장에 들어섰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컨설팅 의뢰가 급증하고 있단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특히 삼성·LG·LS 등 대기업의 의뢰 몰린다고 하는데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주력 사업을 고도화해야 하며 국내외 경기 침체와 실적 부진, 각종 규제로 앞이 안 보이는 미래 불확실성이 기업들을 컨설팅 의뢰로 내몰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으로 산업구조를 개편 중이거나 완료했다. 전세계 총부가가치 대비 제조업비중은 1970년 25.7%에서 2017년 16% 이하로 줄어들었다. 세계 전체의 경제구조가 제조업에서 탈피하여 서비스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제조업의 GDP 성장기여율은 40% 이상이다. 이제 필연적으로 선진국의 경우처럼 제조업 산업경제에서 서비스업 산업경제도 전환을 해야 한다. 이는 서비스산업이 제조업에 비해 부가가치가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바이오헬스산업은 대표적인 기술집약적, 기술선도적, 노동집약적 4차산업이면서 서비스산업이다. 정부나 기업이 이 분야를 집중 전략투자분야로 선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5월 정부의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에 정부는 2025년까지 연 4조원을 R&D에 투자한다고 발표하면서 반도체, 미래형자동차, 바이오헬스를 3대 주력산업으로 키우는 전략을 발표하였다. 정부는 2025년까지 바이오헬스 분야에 연간 4조원 이상 R&D투자비용을 지원하고 5년간 2조원 이상 스케일업 펀드를 투자해 바이오헬스산업 분야 수출 500억달러, 일자리 30만개를 달성하도록 정책적 추진을 약속하고 있다.

민간도 이에 호응해서 제약·의료기기·화장품 등 지난해 보건산업 수출 146억 달러, 5년간 평균 21%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2018년 제약·의료기기·화장품 상장기업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7.8% 증가한 36조 6,000억원, 연구개발비 16.4% 증가한 2조 1,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검찰 수사,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허가 취소, 한미약품 기술수출 철회, 에이치엘비 미국 임상실패 등 바이오 주가 급락과는 대조적으로 유망 바이오에 100억원 넘는 뭉칫돈이 몰리면서 상반기 벤처캐피털 바이오헬스 투자액은 5,233억을 기록했다. 벤처캐피털 전체 투자액 1조 8,996억원의 27.5%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27억원 비해 26.8% 상승하면서 처음으로 정보통신 기술(ICT) 분야를 추월하여 올해 1조원 넘길 것이라는 전망되고 있다. 

그 투자의 중심에 대덕바이오가 있다, 바이오헬스케어협회는 114개의 바이오기업, 바이오투자금융사, 병원 등이 포진하면서 코스닥 6개, 코넥스 2개 로 총 5조원이 기업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필자는 정부의 바이오창업지원을 수행하는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을 맡아 지원을 하고 있다.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은 미국의 창업시스템을 한국에 접목시키고 이를 활용하여 한국의 바이오기업을 미국에 법인설립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또한 바이오기업을 키워서 코스닥에 보내는 지원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미국의 바이오창업교육 및 멘토는 미국바이오기업을 키워서 나스닥에 보내는 볼티모어 존스 홉킨스대학 바이오기업 산업화를 담당하는 Bob Story 선생이 맡고 있다. 이들은 앞선 경험과 강력한 멘토단으로 바이오기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그들의 지원시스템과 한국의 지원시스템을 경험해본 결과 우리나라와 다른 2가지 중요한 특징을 발견하였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초기 비즈니스모델 구성, 자금지원, 기술지원, 스페이스 지원, 연구전략지원, 경영전략, 상장지원, 마케팅전략 등 많은 지원업무들이 있고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열심히 하고 있는 일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이 모든 것에 앞서 Customer Discovery를 아주 철저히 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기술사업화 개념에는 있는 것이지만 미국에서는 최소 100명에서 수백명을 만나서 그들의 시각을 듣고 본인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시장에 받아들일 수 없는 비즈니스모델이면 스스로 사업을 포기하도록 하며 그래도 하겠다면 시장 친화적(즉 고객가치 창출이 가능하도록)으로 그들의 비니지스 모델을 변경하도록 유도한다.

또 하나는 훌륭한 멘토그룹을 두어 상시 멘토를 받게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멘토의 자격은 그 분야에서 창업을 해서 exit을 해본 경험이 있는, 그래서 부자이면서 경험과 네트워크가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사람들은 멘티기업에게 3~5%의 지분을 받아 주주로서 기업성공에 모든 네트워크와 경영 및 자금지원을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이 역시 자본주의가 발달한 미국적 창업지원시스템의 탁월성을 보여준다. 우리도 창업을 할려는 분들이나 창업을 지원하는 분들이 기본에 좀 더 충실한 창업행위를 수행해서 성공확률을 높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미국과 바이오창업을 지원하고 교육하면서 바이오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에 접목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바람은 미국 동부의 보스턴이나 뉴욕, 서부의 샌프란시스코 등에 한국의 바이오기업이 둥지를 틀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대전시는 보스턴의 렙센트럴(LabCentral)을 벤치마킹하고, ERA(Entrepreneurs Roundtable Acclerator)와 협약하여 대전시 바이오벤처기업 지원을  지원하는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에 더하여 미국 산·학·연·병이 집결된 바이오클러스터에 수백평의 건물을 임대해서 공동 실험기기와 창업지원 조직을 연계시키고 기업마다 5~10평 정도의 공간을 주어 미국거점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이들이 미국에 거주하면서 상시로 일어나는 미국 산·학·연·병 세미나에 참석하여 정보와 네트워크를 만들고 기술과 마케팅전략을 수립하며 미국 SRIR 연구자금도 수주하고 입주기업간 네트워크를 통한 상호 협력사업도 구상하는 좀 더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사업추진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3년 동안 한국의 바이오기업을 미국에 진출시키는 사업단을 운영하면서 미국에서 수개월간 교육과 네트워크를 경험한 조직들이 얼마나 진보하였고 창의적인 조직으로 변모하는지를 보아왔기 때문에 그러한 교육지원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거점을 통한 Customer Discovery는 글로벌 제품을 지향해야하는 바이오기업의 필연적 목표 달성에 매우 좋은 자양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것이 투자배수(Multiple)를 높게 받는 바이오기업의 존재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바이오헬스 산업은 전형적 정부주도 산업으로 지난 20년간의 정부지원이 이제 기간산업화의 첫발을 때는 결실을 이루고 있다. 지난 30년간 바이오헬스 정부 진흥기획을 수행하면서 이제 기간 산업화의 시작을 보는 필자의 견해로는 현재의 시점에서 글로벌 연구사업 거점을 마련한다면 바이오기업들에게는 큰 도약을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현병환 대전대학교 교수.
현병환 대전대학교 교수.
◆ 현병환 교수는

현병환 교수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혁신정책실장,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센터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융복합전문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장을 역할을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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