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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현실기술 1~2년 안에 승부봐야죠"

[인터뷰]유범재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장
"연구 축소 등 어려웠지만 '공존현실 개념 구축' 보람"
'4D+SNS 플랫폼' 개발···가상공간 함께 쇼핑 등 가능"
 
세계를 주도할 기술역량 확보를 목적으로 출범한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1대 연구단이 지난 8월 사업종료를 알렸다. 연구단은 그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다양한 성과를 통해 기술이전과 연구원 창업 등을 실현했다. 사진은 연구단을 이끈 유범재 단장이다. <사진=김지영 기자>세계를 주도할 기술역량 확보를 목적으로 출범한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1대 연구단이 지난 8월 사업종료를 알렸다. 연구단은 그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다양한 성과를 통해 기술이전과 연구원 창업 등을 실현했다. 사진은 연구단을 이끈 유범재 단장이다. <사진=김지영 기자>

"가상현실 속 소통과 상호작용 기술은 최근 해외 대기업들이 관심을 두는 등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1~2년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관련 기업과 협업하는 등 연구단 독자적으로 생존할 방법을 모색하겠다."
 
세계를 주도할 기술역량 확보를 목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2009년 야심 차게 시작했던 '글로벌프론티어사업'에서 첫 번째 졸업생들이 배출됐다.
 
지난 8월 사업을 종료한 1세대 연구단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단장 유범재)'이 주인공 중 하나다. 136대 3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연구단은 '3차원 공간 스캔 및 실감지도 작성 기술'과 '정밀 동작 캡처링 기술', '근전도 신호 기반 동작 의도 예측 기술' 등 국내에 없었던 새로운 원천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해당 기술을 통한 창업과 기술이전 등으로 연구성과를 확장 중이다.
 
연구단의 유범재 단장은 15일 KIST 원내에서 직접 개발한 기술로 구현한 '공존현실 기반 4D+SNS 플랫폼'을 기자들에게 공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자간담회 이후 따로 만난 자리에서 유 단장은 "2010년 당시 우리는 가진게 많지 않았다. 전혀 없는 기술이 대부분이었고 해외에서도 기술 개발 초창기 단계였다"면서 "빈곤한 상태에서 새로운 도전을 했다. 많은 연구자가 함께해줘 꽤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사업 초 연구단은 당시 흥행한 영화 '아바타'와 같은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연구에 어려움이 많았다. 매년 250억에서 300억을 지원받기로 한 연구비가 1년만에 1/3로 줄었다. 연구주제의 전체방향을 정비하고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9년 동안 정부가 바뀌면서 교과부->미래부->과기부로 개편되며 원천기술 개발 목표가 기술이전이나 창업 등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조건에 부합하는 성과를 내야 높은 평가를 받는 상황이 됐다. 유 단장은 연구단에 소속된 250여 명의 연구자들과 이런 부분을 공유하고 조정하는 것에 많은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연구단은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킹스맨' 처럼 100여 Km 떨어진 사용자들이 하나의 가상공간에 모여 자유롭고 실감나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각, 촉각, 터치, 그래픽, 음향 등을 위한 다양한 원천기술들을 개발했다.
 
창업으로도 이어졌다. 연구단의 김기훈 KIST 박사는 '근전도 신호 기반 동작 의도 예측 기술'을 통해 '로그온유'를 창업했고, 도락주 고려대 교수는 3D 모델링 전문 기업 '티랩스'를 창업했다. 최근에는 김진석 KIST 박사팀이 기존 기술 대비 정밀한 데이터와 모바일 환경 운영이 가능한 '전신 동작 캡처링 기술'을 개발해 게임업체에 기술이전했다.

이 외에도 ▲안경형 HMD ▲ 소형화·경량화 손가락 햅틱장치 ▲아바타 모델링 기술▲가상공간 촉감 구현기술 등 다양한 기술들이 연구단을 통해 탄생을 알렸다.
 
연구단이 개발한 4D+SNS 플랫폼 모습.<사진=연구단 제공>연구단이 개발한 4D+SNS 플랫폼 모습.<사진=연구단 제공>

유 단장은 "공존현실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나가는 다양한 성과들이 나올 때는 정말 신이 났다"고 말했다. "도락주 교수팀이 마구 달리며 3차원 공간을 스캔하면서도 실감지도가 만들어졌을 때는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신기술을 개발했을 때 즐거움이 있다. 공존현실이라는 개념을 만들고 미래사회에 의미와 가치가 있는 성과들을 도출했을 때 그 과정 하나하나가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연구단 자체는 8월 마무리됐지만 내년 2월까지 정리 기간을 갖는다. 유 단장은 "가상현실 속 소통과 상호작용 기술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이 관심을 갖는 등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1~2년 안에 승부를 봐야한다"면서 "플랫폼 개발을 이른 시일 내에 끝내야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SNS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용자를 모으고 이후 수익모델을 만들어내는 구조다.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개발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관련 기업과 협업해 사업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연구비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이를 다시 연구에 재투자하는 등 연구단 독자적으로 생존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이 개발한 4D+SNS 플랫폼을 시연하는 연구자들<영상=김지영 기자>

한편, 이날 유범재 단장은 가상현실에서 사용자들이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공개했다. (가칭)4D+SNS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다수 사용자들이 가상현실에 함께 들어와 공간과 감각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다. 원격 회의, 가상 쇼핑, 미니 게임 등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협업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사용자는 자신을 대신하는 아바타로 표현된다. 연구단이 개발한 아바타 모델링 스캔 기술을 활용해 실제 내 모습을 공존현실에 띄울 수도 있고, 귀여운 캐릭터로 대체할 수도 있다. 아바타들은 네트워크에 접속한 다른 장소에 있는 사용자들의 아바타와 함께 인터랙션하고, 협업할 수 있다.
 
연구단은 플랫폼 시연을 위해 봉천동과 하월곡동(KIST)에서 직접 시연을 가졌다. 가상키보드를 사용하여 메시지를 보내거나, 3D 이모티콘을 보내 감정을 전달하고, 가상공간에 그림을 그리거나, 가상 물체를 조작하면서 토론하고, 함께 동영상을 감상했다.

가위바위보, 블록쌓기 같은 가상게임을 함께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손가락에 끼워진 장치를 통해 손이 스치거나 블록이 쌓을 때 닿는 느낌도 구현한다. 다른 장소에 있는 사용자들의 아바타들을 자신이 있는 장소로 초대해 함께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다.

유범재 단장은 "기존의 VR은 혼자 즐기게 돼있지만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 정보나 공간, 감각 등을 공유할 수 있다"면서 "최근 5G의 등장으로 새로운 네트워크 시대에 양방향소통과 서비스가 결합하는 가상 혼합 현실 서비스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신 SNS 개념을 제시한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이 개발한 4D+SNS 플랫폼<영상=연구단 제공>


KIST연구원이 공존현실 기반 4D+ SNS 플랫폼을 시연하고 있다.<사진=김지영 기자>KIST연구원이 공존현실 기반 4D+ SNS 플랫폼을 시연하고 있다.<사진=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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