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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생 정답 찾기 보다 삶 본질 관통하는 질문 하나"

[인터뷰]조광현 KAIST 연구처장···'궁극의 질문' 공모전 입안
"연구는 잘 안 될때가 많아···나만의 질문 품으면 극복 가능"
"사소한 생각이 큰 성과 만들기도···남 평가 연연 말고 질문"
조광현 KAIST 연구처장은 "질문은 가치 있는 연구에 집중하게 하고, 슬럼프를 극복하게 하는 기폭제"라고 말했다. <사진=김인한 기자>조광현 KAIST 연구처장은 "질문은 가치 있는 연구에 집중하게 하고, 슬럼프를 극복하게 하는 기폭제"라고 말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질문이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생각해요. 과학자로서 궁극의 질문을 가슴에 담고 연구하지 않으면, 연구는 굉장히 공허할 수 있어요. 적어도 과학자로서 20~30년간 연구할 때 내 삶의 궤적을 관통하는 질문 하나는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조광현 KAIST 연구처장은 지난 1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질문'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3월 KAIST 연구처장으로 부임한 그는 그동안 바이오및뇌공학과에서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해왔다. 그는 생명과학과 시스템과학이 융합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온 연구자다. 지난 2015년 2월에는 새로운 암세포 사멸 제어기술을 개발해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KAIST만의 연구 문화 정착을 위해 조력자로 변신했다. 첫 시작은 '궁극의 질문' 공모전이다. KAIST 연구처·연구기획센터는 지난 4월 23일부터 7월 31일까지 질문 공모를 받았다. 구성원들이 자신만의 질문을 생각해보면서 연구 동력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공모전 기획은 '훌륭한 연구는 좋은 질문에서 출발한다'는 조광현 연구처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질문은 가치 있는 연구에 집중케 하고, 슬럼프 극복 기폭제"

"과학자로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데요. 연구가 늘 뜻한 대로 되는 건 아니거든요. 연구가 잘 될 때보단 안 될 때가 훨씬 많다 보니 슬럼프가 오기도 하고요. 연구 과정에서 작은 실패를 겪거나 외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못 받으면 누구나 어려움을 겪죠. 그런 일이 너무나 다반사로 일어나기 때문에 강한 멘탈이 필요해요. 어려움이 있을 때 스스로를 다시 일으킬 힘은 내가 정말 풀고 싶은 궁극의 질문인 것 같아요. 그게 있으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조 연구처장은 질문이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기폭제가 된다고 밝혔다. 작은 실패를 겪어 넘어지더라도 자신만의 질문을 품고 있는 사람은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일어설 수 있다는 말이다. 조 연구처장은 "본인이 '이건 정말 중요한 질문이고 풀어보고 싶다'고 하면, 남이 어떻게 평가하든 그게 개인에게 궁극의 질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가치 있는 연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조광현 KAIST 연구처장은 질문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조광현 KAIST 연구처장은 질문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는 항상 한정돼 있잖아요. 그렇다면 조금 더 중요한 질문과 연구에 집중할 필요가 있겠죠. 그리고 우리는 본질 보다 지엽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에 매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연구에도 가치가 있지만,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보다 중요하고 궁극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면 더 가치 있는 연구 성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질문, KAIST만의 문화로 자리 잡길"

최근 KAIST 캠퍼스에 들어서면 펄럭이는 깃발들을 만날 수 있다. 깃발마다 학생들이 직접 생각해 낸 '궁극의 질문'으로 채워져 있다. 학생들이 캠퍼스를 거닐며 자신만의 질문을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고, 다른 학과 학생들의 질문은 무엇인지 알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번 공모전은 질문을 통해 KAIST 구성원들 간 이해를 돕도록 하고, 궁극적으론 캠퍼스 내 질문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마련됐다. 

"KAIST 안에 궁금한 걸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문화가 생기면 좋겠어요. 친구가 평소에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대략은 알지만, 어떤 질문을 가지고 연구에 임하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별로 없어요. 또 내 질문은 무엇이고, 다른 사람들은 그 질문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나아가 질문에 답을 찾았을 때 파급효과는 무엇인지 얘기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연구가 일상이 되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으리라 보거든요. 좋은 질문을 발굴하고, 공유하는 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남 평가 연연 말고 질문하라···사소한 생각, 큰 성과 되기도"

이번 공모전에는 680개 질문이 접수됐다. 일상 속 과학적인 질문도 다수 포함돼 있다. ▲영원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가 가능할까 등이다. 조 연구처장은 "이번에 제안된 질문 중에는 일상적인 질문이지만, 그 이면에선 과학적인 생각거리를 주는 질문이 다수"라고 말했다.

조 연구처장은 학생들에게 단순하더라도 자신만의 호기심을 따르라고 조언했다. 그는 "처음 질문은 엉뚱한 것이어도 좋다"면서 "질문을 놓지 않고 지속적으로 파고들어, 과학적으로 깊이 있는 질문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연구처장은 "처음부터 거창한 질문을 하기보다는 단순하더라도 자신이 관심 있는 질문을 던지라"며 "오늘날 과학의 성과는 다분히 주관적인 질문에서 파생됐다. 사소하게 생각했던 곳에서 큰 성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질문에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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