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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우 "국력 본질, 경제력·군사력 융합···기반은 제조업"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12일 KAIST서 특별 강연
"유교 사상, 관료주의로 힘 못 발휘해···韓 발전은 기술과 기업"
"안정만 추구하는 사회, 망조의 길···인류 문명은 도전의 역사"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12일 KAIST를 찾아 '항공산업의 전망과 제조업 미래를 위한 제언'을 발표했다. 그는 도전의 역사를 통해 대한민국이 지금의 자리에 위치할 수 있었다며 학생들에게 도전을 독려했다. 이어 대한민국 역사를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기업과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12일 KAIST를 찾아 '항공산업의 전망과 제조업 미래를 위한 제언'을 발표했다. 그는 도전의 역사를 통해 대한민국이 지금의 자리에 위치할 수 있었다며 학생들에게 도전을 독려했다. 이어 대한민국 역사를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기업과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업계의 부진 속에도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초 프랫앤휘트니(P&W)로부터 17억 달러(1조 9000억원) 규모의 엔진 부품 공급권을 따낸 데 이어 이달 초 롤스로이스(R-R)와도 10억 달러(1조 2000억원) 규모의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항공기 엔진·부품 제조 기업으로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국내·외 유수의 기술을 흡수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4월 부임한 신현우 대표가 있었다. 그가 수장을 맡은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산·학·연과 협력하며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적극적인 M&A를 통한 외연 확장을 도모했다. 그런 그가 12일 KAIST를 찾아 '항공산업의 전망과 제조업 미래'를 위해 제언했다. 그는 대한민국 역사를 통해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학생들에게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여러분 국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경제력과 군사력의 융합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대한민국 위상은 제조업 총생산 5위, 과학혁신 7위, GDP 12위라고 합니다. 세계 경제사에서 전례 없이 40년 동안 급격한 근대화를 이뤘습니다. 기업의 역동성과 도전정신에 의해 이런 날이 왔습니다. 대한민국을 성장시키고 버팀목이 된 것은 기업과 특히 제조업의 영향이 컸어요."

신현우 대표는 한국의 급성장 배경을 이같이 진단했다. 이어 신 대표는 "우리가 만약 조선 말기보다 근대화를 빨리하고, 열강의 세력 싸움에서 제대로 위치 선정을 했다면 지금 모습 이상일 것"이라며 "우리 저력이 많은데도 뿌리 깊은 유교적 사고, 관료주의, 사대주의에 의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을 언급하며 이를 타파하는 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길이라고 했다. 사농공상은 조선 시대 직업에 따른 사회계급이다. 고려 후기에 중국에서 유교가 전래되면서 명확해졌다. 선비, 농민, 공인, 상인 등의 계급으로 나뉘었다. 신분 차별은 수백 년 동안 계속되다가 조선 말기 점차 질서가 무너졌다. 

◆"공학 멸시됐던 조선史···韓 성장 동력은 공학, 기술"

"앞뒤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정신으로 기업가들이 대한민국을 일으켰어요. 1980년대 15위권인 제조업 순위가 2015년에 5위가 됩니다. 비슷한 시기 영국은 제조업 수준이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영국이 제국을 이끌어보고, 전쟁에서 승전국이 됐던 건 제조업이 기반이었기 때문이에요. 그 기반이 무너지면서 최근 영국 정부 차원에서도 제조업을 키우기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요."

신 대표는 국가 경제의 기반 중 하나가 제조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항공 쪽은 대체로 예측 가능한 발전 트랙을 가지고 있다. 항공 제조업 분야는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제조업 분야는 산업 분야에만 있는 게 아니라 대학과 연구소에도 있다. 여기 계신 분들이 제조 생태계로 가서 나라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시장 규모는 2000조이고, 항공 운송 분야 1000조, 항공 제조 분야 700조(34%)가량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민항기 엔진 부품 ▲군수 엔진 조립 정비 ▲항공기 부품 ▲한국형 발사체 ▲독자 엔진 ▲PAV(Personal Air Vehicle) 등의 사업을 중점 진행 중이다. 

신 대표는 "민항기 엔진 부품 글로벌 넘버원이 되려고 한다. 군수 엔진에서는 역량을 가지고 있지만 민수 엔진은 기술적인 난이도도 높고, 엔진을 달 수 있는 비행기도 없다. 항공 사업은 최소 20년을 보고 산·학·연이 똘똘 뭉쳐서 죽을힘을 다해야 하는 분야다.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개발(R&D) 역량으로 항공산업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안정만 추구하는 사회 '망조'···운 기대하지 말고 도전하길"

신 대표는 이날 학생들에게 미래를 그려보고 직업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안정적인 직업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지금 선호되는 직업이 10~20년 후에도 좋은 직업일지는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고소득 전문직, 안정적인 공무원만을 선택하는 나라는 망조의 길로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진짜 나를 실현할 수 있는 적합한 일을 찾아 직업을 선택하면 좋겠다. 생산 기술이 급격하게 진화하는 시대에선 연구원,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이 오히려 더 증가할 것이다. 공학 없이 인류가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 신학자 존 쉐드의 고언을 인용했다.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항구에 안전하게 묶어두려고 배를 건조한 것은 아니다'라는 문구다. 그는 "한국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은 맞지만 부모 탓, 남 탓, 사회 탓 보다는 자기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운을 부러워하거나 기대하지 말고, 도전하고 성취하는 길을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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